장병들 주검 돌아온 그날..애도 무시 '호화잔치'

임찬종 2010. 4. 2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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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천안함 사건 희생 장병들에 대한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한 정부 산하기관이 떠들썩하게 호화판 행사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임찬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극기에 싸인 채 장병들의 차가운 주검이 가족들의 오열 속에 돌아온 바로 그 다음 날, 서울의 한 최고급 호텔에서 호화판 행사가 벌어졌습니다.

신나는 음악이 울려퍼지며 사회자가 행사의 흥을 돋굽니다.

[사회자 : KMI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참석자: 화이팅!]

장기 자랑에 이어 어른들의 허리 꺾기 게임도 펼쳐집니다.

[아, 유연해요. 통과 통과.]

이 행사는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창립 13주년 기념식이었습니다.

이날 하루 기념식 행사에만 6천만 원 가까운 돈을 썼습니다.

밥 값만 2천만 원, 기념품과 상품권 값도 2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정부는 당시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이벤트성 행사를 자제하도록 정부 산하 기관에 공문까지 보낸 상태였습니다.

[류정곤/한국해양수산개발원 : 정말 조심스럽게 행사를 치뤘습니다. 대단히 우리가 컴다운 시켜서 학술적으로, 가족적 분위기에서 내부적으로만 하자 하고 많이 축소시켰는데…]

이 기관은 1년에 130억 원의 정부예산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행사를 개최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직원들의 출장비 횡령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 해운연구실장 등이 출장비 4천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슬픔을 나눠가져도 모자랄 판에 비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정부 산하 기관의 호화판 행사가 전국민적인 추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신동환, 영상편집 : 조무환)

임찬종 cjy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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