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막장 · 탈선 알바 성행

2011. 8. 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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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등록금과 치솟는 생활비 탓에 언제부터인가 '돈만 되면 뭐든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하면 뭐니해도 학생 분위기에 어울린 '과외'가 최고였고, 혹독한 사회 체험을 위한 막노동도 선호대상이었다. 이외 학원이나 게임방, 마트, 제과점 등에서 시급을 받고 일하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매년 등록금이 올라 학업을 잇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데다 생활비 감당도 버거워지자, 학생 신분에 어울리지 않음은 물론 탈선을 넘어 탈법을 하는 '막장' 알바가 성행하고 있다.

전남지역 A대학 4년 K(25)씨는 지난 6월 30일부터 광주시 북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웨이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2학기 등록금 300만원을 벌기 위해서다.

그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12시간씩 일해 받기로 한 월급은 불과 80만원.

월급만으론 등록금에 턱없이 모자라지만 누나나 이모 같은 손님들에게 받는 팁은 매일 쏠쏠해 한 달이면 100만원을 넘기 때문에 등록금 충당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동판에서 먼지를 뒤집고 쓰고 힘들게 일해봤자 몇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다소 창피하더라도 유흥업소 주변을 기웃거리는 대학생들이 많은 실정이다.

광주지역 B대학 2년 L(22)씨는 지난달 3일부터 광주시 동구의 한 룸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L씨가 하는 일은 룸 손님들의 부탁을 받고 여성 도우미를 불러주는 것이다. 카페에서 접대부를 부르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고, L씨도 이 알바가 불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월급은 80만원이지만, 남성 손님과 여성 도우미들이 챙겨주는 팁이 한 주에 100만∼120만원이나 된다. 부모님에게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속인 상태다. 부끄럽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인지 알지만 한 달 일해서 300만∼400만원을 거뜬히 벌 수 있는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이 유흥업소 주변에서 알바를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와 용봉지구 일부 주점에서 접대부나 도우미 일을 하는 여학생들도 상당수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사고나 상해 위험,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속칭 '지옥의 알바'를 하는 학생들도 많다.

전남지역 C대학 3년 B(24)씨는 지난 6월 말 광주의 한 프레스 공장에서 일했다.

힘들기는 하지만 급여가 150만원이어서 두달간 일해 학비를 벌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일한 지 일주일 만에 손가락 2개가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학비를 벌려고 시작한 일이 평생 장애를 안겨줬다며 실의에 빠져 있다.

이 밖에 일부 학생들은 숙달되지 않으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오토바이 퀵 서비스나 택시 운전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전남지역 모대학 3년 김모(26)씨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시간당 4000원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큰 의미가 없다"며 "(나는)웨이터 알바를 하고 있지만 돈만 많이 주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친구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광주일보 김호 기자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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