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단속' 해경 대원, 수당은 고작 월10만원

김봉수 2016. 10. 13. 10: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경 불법 조업 단속 대원, 열악한 처우에 '눈물'..잇단 인명 피해, 사고로 '전쟁터' 방물..타 고위험직종 공무원보다 위험 수당 적어..
해경 고속단정의 중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 현장. 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불법 조업 중국 어선 단속 중 발생한 해경 고속단정 침몰 사건 이후 '전쟁터' 같은 상황에서 근무 중인 해경 단속 대원들의 열악한 처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고속단정장이 배가 전복되면서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을 뻔 하는 등 단속 대원들은 장비ㆍ인력 부족 등이 열악하고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위험 수당은 매월 1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해경은 불법 조업 단속을 위해 서해, 동해, 남해에 총 516명의 특수기동대원을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경비함정에 승선해 있다가 불법 조업 어선이 적발되면 고속단정에 9명씩 나눠 타고 해당 어선에 접근ㆍ승선해 검문 검색한 후 선원들을 체포하고 어획물과 장비, 어선을 몰수하는 일을 맡고 있다. 300~500t급 경비함에는 단정 1척(9명), 1000t급 이상엔 단정 2척(총 18명)이 각각 승선한다.

단속 대원들은 해경의 특수임무직군 선발 절차를 거쳐 뽑힌 엘리트들이다. 지원자격부터 까다롭다. 잠수기능사 자격증 소지자나 해군 UDTㆍUDUㆍ해병 수색대 출신, 육군 특전사ㆍ수방사35특공대ㆍ헌병 특수임무대ㆍ정보사령부 출신, 공군 탐색구조전대 2년 이상 등의 경력을 가져야 지원할 수 있다. 필기 시험없이 2km 달리기ㆍ턱걸이 등 체력 검정 등 실기 테스트만 받는다. 특히 임무 수행을 위해 수영ㆍ잠수 실력을 까다롭게 본다.

이들의 임무는 목숨을 위협한다. 지난 5년간 부상당한 단속 대원만 42명이다. 2008년 전남 목포에서 박경조 경위가 단속 중 중국 선원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졌고, 2011년엔 인천해경서 소속 이청호 경사가 칼에 찔려 숨지기도 했다. 특히 최근 들어 단속 강화에 중국 어선들이 더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해경의 중국 불법조업 어선 단속 현장. 아시아경제DB.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그러나 이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개인화기는 지급되지만 제한이 까다로워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며, 나머지는 가스총ㆍ전기충격기 등이 고작이어서 신변을 지키기 어렵다. 중대형 경비함이나 고속단정, 인력도 모자라 성어기ㆍ특별경계기간 등에는 규정된 3교대를 못 지키고 2교대로 근무한다. 이럴 땐 한 달에 집에 들어갈 수 있는 날짜는 10일도 채 못 된다.

그런데도 월 10만원의 위험 수당이 고작이다. 2011년 이청호 경사 사망 때까지만 해도 월 4만원이었다가 최근에서야 인상된 게 그 정도다.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대원들도 있지만 인력 사정상 치료받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이는 다른 고위험 직종 공무원들에 비해서도 열악하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계급에 따라 매달 67만1000∼109만2600원, 잠수함 승무원들도 승선 후 매일 1만원씩 수당을 받는다. 소방대원들도 월 6만원 외에 출동 1회때마다 3000원씩 받는다. 각급 학교 담임선생님 수당도 월13만원이다.

한 해경 관계자는 "동해나 부산 등 불법 조업 어선 단속에 투입되지 않는 해경들을 볼 때마다 서해 근무 동료들에게 감사하라고 얘기한다"며 "일반 행정공무원들이 거주 지역내 다른 기관에 파견을 가도 100만원의 수당을 주는데,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담뱃값도 안 되는 월 10만원은 너무하지 않냐"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