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母 "군함 타고 전공 공부한다더니"(종합)
문영욱 父 얼굴 모르고 母 3년 전 여의어(평택=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군함을 타고 학과 공부를 하겠다고 입대한 아들인데…"15일 천안함 함미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조지훈(20) 일병의 어머니 정애숙(46)씨는 울다 지친 목소리로 "찾았네요..나왔어요"라고 말했다.
조 일병은 인하공업전문대 선박해양시스템과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전공 분야에서 군 생활을 하고 싶다며 지난해 8월 해군에 입대했다.
입대 두 달 만에 천안함 보수병으로 부임해 궂은 일을 도맡았던 조 일병은 휴식시간이면 선박구조 등 전공 공부를 하고 스터디 그룹까지 만드는 등 배를 좋아하는 스무살 청년이었다.
상사에게서 빌린 휴대전화로 자주 선임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어머니에게 보내 동료 장병과 마을에서 효자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어머니 정씨는 "지난 13일에도 '나는 잘 있다. 어머니도 잘 계시냐'라고 보낸 멀티 메일을 받았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고 문영욱(21) 하사의 안타까운 사연도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문 하사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 채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해 왔다. 성도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미혼모로 식당일을 하면서 어렵게 생계를 꾸려오던 어머니 문윤수씨가 2007년 8월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48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면서 문 하사는 혼자 남게 됐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영산대에 입학한 문 하사는 1학년을 휴학하고 2008년 4월 해군에 지원해 직업 군인의 길을 택했다.
문 하사의 외삼촌 문상희(56.경남 진해)씨는 "조카는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밝은 성격이었고 중학교 때 육상선수로 활동하는 등 운동을 좋아했다"면서 "두 달 전에 전화 통화에서 '군 생활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문 하사의 미니홈피에는 '사랑하는 내 친구 영욱아 웃는 모습이 보고 싶다' '기적이란 게 정말 있으면 얼마나 좋겠니' '추웠을 텐데. 힘들었을 텐데. 정말 미안합니다' 등 지인들이 올린 애도의 글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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