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윈도 비스타는 실패한 운영체제"

이정일 2008. 4. 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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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가 실패했다는 분석이 가트너와 포레스터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에서 잇달아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트너 컨퍼런스에서 마이클 실버와 네일 맥도널드 애널리스트는 MS가 운영체제 시스템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지 않으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MS가 시장의 요구와 따로 놀고 있다"면서 "윈도가 지난 20여년 간의 전통적인 코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시스템에 어마어마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윈도 비스타가 기존 코드 기반으로 제작돼 새로운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가트너는 MS가 5여년간 비스타를 제작하면서 처음에는 '혁신'을 꾀했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결국은 서버 운영체제인 '윈도 서버 2003'의 코드를 그대로 빌려와 쓰는 데 그쳤다며 이것이 비스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도 윈도 비스타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비스타 실패론'에 동참했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2007년 말까지 미국 내 기업의 6.3%만이 비스타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윈도 비스타가 지난 1년간 거둔 것이라곤 윈도 2000을 희생시켜 남은 시장을 챙겼을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전문가들은 윈도 비스타가 모듈 방식이 아닌 모놀리식(monolithic) 단일 구조로 지나치게 무거워 신형 컴퓨터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사양의 컴퓨터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가벼운 운영체제를 원하지만 MS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문제제기인 셈이다.MS가 운영체제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은 2007년 15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MS 오피스 프로그램과 익스체인지 서버를 판매해 거둬들인 160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며, 운영체제와 오피스, 서버를 합친 매출은 MS 전체 매출의 60%에 달한다.

운영체제는 MS의 주요 수익원이자 회사의 상징인 만큼 비스타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MS의 존립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비스타의 실패론이 엄습해올수록 '포스트 비스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MS는 2010년 비스타의 뒤를 잇는 '윈도 7'(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정부 지도자 포럼'에서 빌 게이츠 MS 회장이 "1년 안에 신 버전이 나올 예정"이라고 언급, 윈도 7의 출시가 앞당겨지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았지만 '신 버전'이 '시험판'을 뜻하는 것으로 해명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6.3%가 비스타를, 89%가 윈도 XP를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윈도 7이 얼마나 가볍고 미래지향적으로 설계되느냐에 따라 'MS 패러다임'의 지속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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