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공짜 전화 요금제의 불편한 진실

2015. 5.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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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시간입니다. SBS 김범주 경제전문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김범주/SBS 기자:

지난 주 후반에 이런 기사가 나왔었죠. 공짜 전화, 문자를 쓸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폰 요금제가 나왔다, 막 이래서 사람들이 뭔가 큰 게 나왔나보다 하셨을 거예요. 오늘은 이게 정말 그렇게 좋은건가, 요 부분을 좀 말씀드리려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난 주말에 이 요금제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기사도 있었는데요.

▶ 김범주/SBS 기자: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꼼수예요. 통신사가 어떤 곳인데 소비자에게 아주 좋은걸 만들어내겠어요.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면, 시작은 2만 9천 9백원 요금부터 시작합니다. 전화하고 문자는 무제한인데 쓸 수 있는 데이터양에 따라서 요금이 달라지거든요. 2만 9천 9백원은 300메가고요. 5천원 더 주면 1기가, 거기서 5천원 더 줘서 3만 9천 9백원이면 2기가, 이렇습니다. 4만 9천 9백원이면 6기가 쓸 수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렇게 들으면, 데이터양이 1기가가 얼마나 되는 건지 잘 감이 안와요.

▶ 김범주/SBS 기자: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균 잡아서 2.3기가를 쓰는데요. 그냥 무슨 톡 쓰고 검색 정도 하고 하면 2기가 정도면 충분하죠. 그런데 여튼, 전화 문자 무제한이란 말이 사실은 함정인 게요, 지금은 전화나 문자를 무제한으로 줘도 통신사들이 크게 피해보는게 없다는걸 우선 깔고 들어가요. 문자는 무슨 톡 이런게 있으니까 이미 그거 많이들 쓰면서 사용량이 줄었고요. 전화도 이미 투자한지 오래돼서 무제한 해봐야 돈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또 무제한 쓰라고 해도 일반인들이 쓰는 양이란 게 뻔 합니다.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걸 왜 냈냐, 직후에 기사라든가 광고라든가 목표가 어디로 집중되고 있는지를 보면 재미있는게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부분요?

▶ 김범주/SBS 기자:

왜 인터넷 블로그 이런데 보면 통신사에서 돈 받아서 홍보 글 써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거 보시면 뭐라고 돼 있냐, 이 요금제를 보는 순간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생각났다, 이렇게 써요. 우리 부모님이 이 요금제를 쓰시면 자녀들, 손자, 손녀한테 전화 쉽게 하시고 얼마나 좋냐, 이런 건데요. 또 신문 기사들도 제목이 어땠냐면 어머니 아버지 이제 TV를 스마트 폰으로 보세요, 이렇게 달았었단 말이예요. 공통점이 보이시죠?

▷ 한수진/사회자:

장년층 이상을 노린다는 건가요?

▶ 김범주/SBS 기자:

네, 지금 이미 스마트폰 살만한 사람들은 다 샀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 찾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통신사가 돈을 벌려면 고객 한명 한명이 내는 요금을 올리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젊은 층은 이미 상당히 무제한 요금제 많이 씁니다. 한 5만원 돈 돼야 데이터가 든든하기 때문에, 지하철, 버스 이런거 타고 출퇴근 하면서도 스마트폰 계속 이용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이 요금제랑 솔직히 별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중장년층은, 저희 부모님만 해도 2만원, 3만원대 쓰신단 말이예요. 이런 분들은 요금을 더 걷어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제한 전화, 문자를 준다면서 꼬드겨서 지금보다 비싼 데이터 요금제로 끌어들이는 거죠. 그래서 걱정이 되는게, 매장에서 이걸 어떻게 홍보하느냐예요.

▷ 한수진/사회자:

왜요?

▶ 김범주/SBS 기자:

스마트폰 사러 온 노년층, 장년층 분들한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막 무제한 요금제 쓰시면 전화요금 부담 없다고 솔깃하게 부추겨서 가입을 시키는 일이 생길 겁니다. 통신사들이 대리점에 이럴 때 돈을 더 많이 줄께, 이러면 적극적으로 팔게 돼 있거든요. 그렇게 지금보다 만 원 이상 더 요금을 내게 되는데다가, 보통 2년 약정을 하니까 그냥 끌려가게 되는거죠. 그래서 저는 반대로 부모님 생각이 나더라고요. 이 요금제를 쓰셔야 한다는게 아니라 조심하셔야 한다는 취지에서요. 이걸 언론들이 공짜 전화, 공짜 문자 이렇게 쓰기도 하고, 2만 9천 9백 원 요금을 2만원대라고 써주기도 하는데, 좀 보면서 많이 걱정이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부분이 있었네요?

▶ 김범주/SBS 기자 :

그런데 홍보를 대성공을 해서, 사람들은 뭔가 대단한 게 나왔다고 생각하게 만들어놔서요. 참 머리 좋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사실은 이게 다 단통법의 연장선상에 있는 겁니다. 이 요금제가 처음 나온 날이 언젠지 아세요?

▷ 한수진/사회자:

언젠데요?

▶ 김범주/SBS 기자 :

SK텔레콤 1분기 실적발표가 나온 바로 다음 날입니다. 단통법 덕에 돈을 엄청나게 벌었거든요. 재미있는 게 매출은, 그러니까 물건 판 돈은 통신사들이 제자리거나 LG유플러스 같은 경우는 무려 8%가 줄었거든요. 그런데 벌어들인 돈은 작년보다 35%에서 130%까지 늘어났어요. 작년에 영업이익이 3사 합해서 2조 천억 원이었는데, 증권가에선 올해 여기서 1조 8천억원을 더 벌어서 거의 4조원까지 이익이 늘어날걸로 전망을 합니다. 이게 황당한게, 매출은 줄었는데, 그러니까 장사는 못 했는데 이익이 늘었다는건 어디선가 비용을 줄였다는 건데, 국민들한테 스마트폰 싸게 살 수 있게 주던 보조금 줄여서 자기 금고에 갖다가 쌓은거란 말이죠. 당연히 비난 여론이 생길 거잖아요. 그러니까 다음 날 딱 이 요금제를 내놓은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또 그런 점이 있군요?

▶ 김범주/SBS 기자 :

이것도 참 교묘한 게, 요금제라는 게 통신사가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거든요. 미래부하고 협의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미 왜 액션 영화 찍을 때 합을 맞춘다고 하잖아요. 서로 이렇게 때리면 내가 이렇게 막고 ,뭐 이렇게 이미 각본을 짜놓고 작전을 펼친 듯한, 그런 모양샌데요. 왜냐면 돈 벌었으니까 요금 낮추라고 하는 소리가 또 나올거 아녜요. 그러니까 사전에 뭔가 대단히 저렴한 것 같은 요금제를 내고, 공짜전화, 문자다, 이렇게 광고를 한거죠. 지금까지는 굉장히 성공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회사 입장에선 성공적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손해를 본 셈이네요?

▶ 김범주/SBS 기자 :

그렇죠. 그리고 머리를 잘 쓴게요. 어차피 통신사들은 데이터에 따라서 요금을 매기는 방향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전화는 더 많이 쓰진 않을 텐데요. 데이터는 많이 쓸 수 밖에 없거든요. 예전에 3G 쓸때에 비해서 지금 LTE는 딱 써봐도 속도가 빠르잖아요. 외국 같은데 나가서 3G 다시 써보면 엄청 답답합니다. 그런데 속도가 빠르면 그만큼 데이터를 많이 쓰게 되거든요. 앞으로 더 빨라지면, 예를 들어서 영화 한편이 1분 이내에 확 받아질 정도가 되면 아무래도 데이터를 더 쓰게 될 겁니다. 그러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가는게 통신사 입장에선 이득이죠. 이런 뭐랄까, 통신사들의 술수, 꼼수가 먹혀서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참 답답한데, 고쳐지질 않네요.

▷ 한수진/사회자:

네, 잘 들었습니다. <깐깐경제> SBS 김범주 기자 고맙습니다. 저도 여기서 인사드리죠. 내일 아침 6시에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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