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피트니스] 스트레스 반응 다른 男女..'내 편' 들어주길 바라는 아내에게 훈수 두지 말라

2011. 2. 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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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보러가던 아내에게 교통사고가 났다. "깜빡이도 안 넣고 확 들어오는 것 있지,여보 그 남자가 완전히 미친거지." "글쎄 쌍방 과실이래? 경찰이나 보험사 직원은 양쪽 과실률이 어떻게 된다고 하는데?""짜증나,당신은 무조건 내 편이어야지,과실률은 왜 물어." "아니,그게 규정이 있으니깐 물어보는거지." "50 대 50이라고 해서 가뜩이나 속상한데 당신까지,흐흐흐!""어 울어,미안해 잘못했어" "뭘 또 금방 잘못했다는 거야,줏대 없는 인간." "뭐 줏대가 없다고,너 나 무시하는 거야.진짜 보자 보자 하니깐…." "너같이 속 좁은 남자를 내가 왜 만났을까. " "여자한테 잘해 줘봤자 소용없어,무시나 당하지.못나도 남편만 아는 여자가 최고지.나도 왜 널 만나서…."부부들이 흔히 하는 말다툼의 주제다. 이런 싸움들이 자꾸 반복되다 보면 이혼의 사유도 될 수 있는데 실제 남녀 갈등의 이유는 우리가 짐작하는 것과 달리 개별적 성격 차이가 아닌 남녀 성별에 따른 특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부부의 대화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기대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무조건 네 편'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남자가 여자의 말에 기분 상했던 것은 어떤 것일까? 가장이자 남성으로서의 존재에 대한 '무시'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외부 자극에 순간순간 반응하는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을 뇌에 넣어놓고 살지만 남녀의 스트레스 반응 차이는 매우 다르다.사춘기를 지나며 여성은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휴먼' 또는 '정서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필요로 한다. 반면 남성은 권위에 대한 도전에 민감하다. 서열의 상층에 위치하려 애쓰며 1등이 되기 위해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아내는 이미 이성적으로 교통사고 과실의 책임이 반반씩 있음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에겐 강렬한 정서적 네트워크의 결합을 원했던 것이다. 남편이 "지금 차가 문제야,당신 괜찮아.이런 괘씸한 놈,당신을 다치게 하다니…"라고 감싸줬다면 부인은 아무런 문제 없이 정서적 행복감을 느꼈을 것이다.이런 유형의 부부 간 말다툼은 고부갈등에서도 나타난다. 부인 앞에서는 시어머니를 변호하고,어머니 앞에서는 부인을 변호해주다 보면 고부갈등은 물론 부부관계도 갈수록 나빠진다. 남편들은 공정한 심판처럼 양쪽 입장을 잘 대변해주려 애쓸 게 아니다. 유능한 컨설턴트처럼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을 일도 아니다. 여성들이 '내 편'인 것을 확인하기 위해 비합리적으로 남자들에게 손을 내밀면 따스하게 잡아주면 된다. 그렇지 않고 팔짱을 낀 채 훈수를 두려고 한다면 일은 점점 꼬여간다. 여성들은 이미 자신들의 요구가 비합리적이란 것을 알고 있는데….필자는 지난해 40줄의 젊은 나이로 얼떨결에 병원 여직원의 결혼 주례를 맡았다. 남처럼 하는 것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고민하다가 결혼서약서의 질문을 내 나름대로 바꿔 물었다."신랑은 신부가 시부모에 대해 불평해도 그 순간은 신부의 편이 되겠습니까. " 신랑은 순간 긴장한 얼굴을 보이면서 결혼은 해야되겠기에 '예'라고 답했다. "신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아무리 멋진 아이돌 스타를 좋아하더라도,남편 앞에서만은 당신이 이 세상 최고라는 것을 항상 느끼도록 말해주겠습니까. "신부는 웃으며 '예'라고 답했다.결혼식에 한참 긴장하고 있는 신랑과 신부가 얼마나 내 질문을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나는 중요한 도(道)를 전달한 듯 뿌듯했다.윤대현 <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과 교수 > ▶ [파워 인터뷰] "전국의 폭포 100군데쯤 다녔죠…폭포 소리를 그리고 싶었어요"" ▶ 잡스가 앓는 췌장암, 급격한 체중 감소·소화불량 땐 의심을 ▶ 안방서 '아카데미 시상식' 볼까 ▶ "오스카상은 내꺼!"…쟁쟁한 후보작 몰려온다 ▶ [감성 여행] 거침없이 뻗은 바다 위 직선…고즈넉한 항구에 '쉼표'를 찍다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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