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경제]<스타워즈7: 깨어난 포스>-과학이 발전한 세상의 '구조적 실업'

2016. 4. 6. 10: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의 상징은 검은 가면을 쓴 ‘다스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다. 1977년부터 2005년까지 28년에 걸쳐 나온 6편의 에피소드는 정의를 꿈꾸던 소년이 어떻게 악의 편에 서게 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삶을 마감하게 되는지를 다룬다. 그래서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이야기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J J 에이브럼스가 메가폰을 잡은 <스타워즈7: 깨어난 포스>는 다스베이더 사후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다. ‘죽음의 별’을 파괴시킨 지 한참이 지났다. 마지막 제다이, 루크 스카이워커는 모습을 감춘다. 반란군 장군인 레아는 쌍둥이 오빠인 루크를 찾기 위해 반란군의 파일럿, 포 다메론을 자쿠행성으로 보낸다. 악의 제국의 잔재들은 ‘퍼스트 오더’라는 새로운 단체를 만든다. 퍼스트 오더도 루크를 제거하기 위해 찾고 있다. 제국군 ‘스톰트루퍼’인 복제인간 FN-2187은 민간인을 이유 없이 살해하는 데 염증을 느끼고 퍼스트 오더를 탈출한다. 핀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 그는 ‘레이’를 만나 밀레니엄 팰콘호를 타고 탈출한다. 이들은 팰콘호의 전 주인인 한솔로를 만나 루크 찾기에 나선다. 새로운 악, 카일로 렌은 이들의 뒤를 쫓는다.

레이는 사방이 사막으로 둘러싸인 자쿠행성에 홀로 산다. 그녀는 변변한 직업이 없다. 사막에 추락한 우주선에서 고철을 수집해 이를 팔아서 먹을거리를 마련한다. 한솔로는 레이에게 제안을 한다. “승무 원이 하나 더 필요한데, 우리를 도울 사람이 필요해. 츄이와 나와 같이 지내면서 팰콘호를 돌볼 사람 말이야.” 레이가 깜짝 놀라 되묻는다. “저한테 일자리를 주려고요?” 한솔로가 답한다. “난 친절한 사람은 아냐. 보수도 짜지.”

일할 생각과 능력이 있는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상태를 ‘실업’이라고 부른다. 실업이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눈다. ①마찰적 실업이란 이직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실업이다. 구직자들은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구인자들은 더 좋은 구직자를 찾기 위해 탐색행위를 계속하기 때문에 마찰적 실업은 항상 존재한다. 구직센터를 활성화해 구직자와 구인자 간 정보 비대칭을 해결해야 한다. ②경기적 실업이란 경기불황기 때 실업자가 늘어나는 현상이다. 경기활성화와 통화량 확대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③계절적 실업이란 계절의 영향으로 실업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장마철이나 겨울이 되면 공사현장의 근로자나 농촌 일자리가 줄어든다. 레이의 경우는 ④구조적 실업을 겪고 있다. 구조적 실업이란 경제와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주요 산업들이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실업을 말한다.

프레이 등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기준으로 컴퓨터에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종으로 전화통신판매원, 급여관리자, 변호사 보조원, 회계사, 여행가이드, 택시운전자, 기술서류작성자, 경비원, 호텔 짐꾼 등이 손꼽혔다. 연구직종 중에서는 역사학자, 경제학자, 통계학자가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을 곧 사라질 직업으로 추정했다.

상대적으로 창의력이 필요한 직업은 대체 확률이 낮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작가, 지휘자와 연주자, 만화가 등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세움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 전체 일자리의 55~57%가 향후 수십년 동안에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스타워즈>는 지금보다는 훨씬 과학기술이 발전한 세상이다. 로봇이 전쟁을 수행할 정도의 세상에서 인간이 할 일은 별로 없다. 레이가 “같이 일하자”는 제안에 기뻐할 정도로 실업이 심각하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축복이 될까, 악이 될까. 10~20년 후면 알게 된다.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mypark@kyunghyang.com>

주간경향 공식 SNS 계정 [페이스북] [트위터]

모바일 주간경향[모바일웹][경향 뉴스진]

- ⓒ 주간경향 (weekly.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신문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