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산하 12개 기업중 11개가 자본잠식

이종태 기자 2012. 6. 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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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서울시메트로9호선'(메트로9)은 지하철 9호선의 '요금 50% 기습인상 시도'와 관련해 지난 5월10일 사과문을 내고 요금 인상을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 메트로9는 서울시를 상대로 '운임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앞으로는 사과하면서 뒤로는 요금 인상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런 행보는 시민 처지에서 볼 때 매우 후안무치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알고 보면 메트로9는, 대한민국 정부나 서울시의 돈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은 '100% 사기업'으로 지극히 당연한 일을 하고 있다. 요금 인상 논란 당시 서울시가 '사장 해임' 등으로 압박하자 메트로9 측은 이렇게 맞받았다. "민간기업 사장을 강제로 그만두라고 할 수 없다. 사장 선출권은 주주에게 있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메트로9는 주주인 현대로템(지분 25%),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24.53%), 신한은행(14.96%) 등의 '사적 소유물'이고, 주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되는 것이 마땅하다. 서울시민을 위한답시고 메트로9 경영자들이 요금 인하를 자제한다면 이는 주주에 대한 배신행위(배임)다.

더욱이 맥쿼리인프라,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 주주들에겐 그들이 떠받들어야 할 투자자(주주)들이 있다. 이 투자자들은 맥쿼리인프라 등이 지하철 9호선 투자로 일정한 수익률을 돌려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돈을 맡겼다.

결국 서울 시민의 발이라는 지하철 9호선의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서울 시민의 편의가 아니라 맥쿼리인프라,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 주주들의 수익률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고 메트로9를 '내재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보면, 이 회사의 요금 인상 요구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2011년 말 현재 메트로9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18~19쪽 상자 기사 참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메트로9가 맥쿼리인프라 등 금융자본의 손안에 있는 한 부실화(자본잠식)를 피할 수 없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다. 심지어 메트로9가 원하는 만큼 요금을 올려줘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맥쿼리 산하 12개 기업 중 11개가 자본잠식

< 시사IN > 은 맥쿼리인프라가 2011년 5월 기준으로, 일부 혹은 전체 경영권을 행사하는 국내 '인프라 관리·운영 회사'들의 재무제표를 살펴봤다. 이들 회사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광주순환도로투자(주), 천안논산고속도로(주) 등 국내에 모두 13개에 이른다. 이들은 맥쿼리인프라의 '금융자산'이다. 다만 부산항 신항 2-3단계 컨테이너 부두를 운영하는 비엔씨티는 지난해 말부터 영업을 개시해 아직 뚜렷한 실적이 없으므로 분석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맥쿼리인프라가 작게는 24%, 많게는 100%까지 지배 중인 국내 '인프라 관리·운영 회사' 12개 중 11개가 자본잠식 상태였다(16~17쪽 그림 참조). 더욱이 11개 중 6개사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수치로 나타나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자본잠식이 아닌 회사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신공항하이웨이(주) 하나뿐이다.

보통 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나쁜 실적을 내면 한숨을 내쉬기 마련이다. 배당금이 작아지고 주가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완전 자본잠식인 경우에는 상장 폐지로 보유 주식이 쓰레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하물며 세계 투자은행 업계의 신성(新星)으로 이름 높은 맥쿼리 그룹의 국내 펀드가 어떻게 이처럼 처참한 투자 실패를 범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맥쿼리인프라가 지난해 5월 낸 '증권신고서'에서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찾아내 살펴봤다. 혹시 부실기업만 골라 투자한 맥쿼리인프라도 거의 자본잠식 상태에 내몰리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재무제표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는 투자에 실패하고 있지 않았다. 맥쿼리인프라의 2010년 말 현재 자본금은 1조6700억원인데 자본총계는 1조6957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다. 운용수익을 보면 2009년 1578억원, 2010년 1512억원에 달한다. 관련 회사인 맥쿼리신한자산운용(맥쿼리 그룹과 신한은행이 각각 지분 50%씩 보유)에 2009년 233억원, 2010년에 228억원의 운용 수수료를 내기도 했다. 투자한 회사가 엉망인데, 투자자는 수익을 내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의문은 맥쿼리인프라가 메트로9,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금융자산'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소된다. 먼저 메트로9를 검토해보자( < 시사IN > 제241호 커버스토리 참조). 맥쿼리인프라 등 금융권 주주들은 752억원을 투자해서 메트로9의 전체 지분(자본금 1671억원) 중 45%를 보유하고 있다. 이 752억원의 용도는 어떻게 보면 일종의 '마중물'이다. 45%의 경영권으로 메트로9가 '비싼 돈'을 빌리게 하는 것이다. 금융권 주주들이 메트로9에 빌려준 4960억원이 그 '비싼 돈'이다. 이 돈의 선순위 대출금리는 6% 후반대와 7.2%. 후순위 대출(668억원) 금리는 무려 15%다. 덕분에 금융권 주주들은 지난 3년 동안 당기순이익을 내지 못한 메트로9로부터 100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금융수익으로 얻어냈다. 이 돈은 메트로9가 순이익을 낼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제 금융기관 주주들의 눈으로 사태를 살펴보자. 이들로서는 메트로9라는 금융자산에 모두 5712억원을 투자(752억원)와 부채(4960억원) 형태로 투입한 것이다. 이 '투입금'에서 어떻게든 많은 금융수익을 올려 자기네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임무다. 만약 금융기관 주주들이 자본금을 대폭 확충하는 방향으로, 즉 5712억원을 '투자금 3000억원-부채 2712억원'으로 나눠 운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자본금이 크게 늘어난 메트로9의 재무상태는 대폭 건전해졌겠지만, 주주들이 거둘 수 있는 금융수익은 많이 줄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자본금을 줄인 이유

메트로9가 자본금 확충 덕분에 건전한 재무상태와 '이자비용 축소'를 달성한다면 순이익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금융권 주주들에게도 배당금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순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메트로9는 법인세를 내야 한다. 그만큼 주주들의 금융수익도 축소된다. 그러나 메트로9가 이자 형태로 금융기관 주주들에게 돈을 주는 경우는 어떨까? 일단 메트로9 처지에서 보면 이자는 비용이므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맥쿼리인프라 등 금융투자회사는 메트로9로부터 받은 이자 중 정해진 부분(배당가능 이익의 90%)을 자기네 주주들에게 배당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즉, 메트로9는 부실해져야만 주주들에게 더 많은 금융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인 것이다.

메트로9 측은 서울시와의 분쟁에서 '자본잠식 상태인데도 요금을 안 올려준다'며 불평했다. 그러나 금융기관 주주들로서는 메트로9가 재무적으로 부실해 세금을 못 내도 괜찮다. 배당금이 아니라 이자로 금융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피투자 기업이 죽어야 주주가 활개를 치는 국면이다. 이런 구조는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다른 '인프라 관리·운영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심지어 자본금을 확충하기는커녕 일부러 더 줄여 재무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맥쿼리인프라는 천안논산고속도로(주)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0년 1028억원(국가보조금 501억원), 2011년 1162억원(국가보조금 484억원) 등이다. 그러나 장기차입금이 6237억원으로 이에 따른 이자비용이 매년 1000억원에 가까워 좀처럼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2011년 말 현재 자본금 1462억원, 자본총계 마이너스 590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장기차입금 중 4151억원은 역시 주주인 맥쿼리인프라 등으로부터 빌린 것이다. 이자율은 2007년까지 6%, 2008년에는 8%, 2009~2012년엔 16%, 2013년부터는 20%다. 갈수록 이자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수익 극대화를 위한 맥쿼리의 '설계'

그런데 천안논산고속도로 역시 자산총계(1조37억원)에 비해 자본금(1462억원)이 너무 작다(메트로9는 자산총계 5669억원에 자본금은 1671억원). 사실 엘지건설, 금호산업 등 11개 국내 건설사가 이 회사를 소유하고 있던 2004년까지 천안논산고속도로의 자본금은 현재의 3배 정도인 4500억원에 달했다. 당시의 장기차입금은 7300억원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를 2005년 인수한 맥쿼리가 자본금을 당시의 3분의 1 수준인 1462억원으로 줄이고, 장기차입금을 9967억원으로 늘려 돈을 빌려준 것이다. 맥쿼리인프라 등의 주주들이 자본금에서 뺀 돈(3038억원) 중 일부(2667억원)를 부채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이렇게 늘어난 채무 부담을 감당하다 더욱 부실화됐다.

ⓒ시사IN 조남진 5월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맥쿼리인프라 사무소 앞에서 통합진보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서민 주머니 털기 선수 맥쿼리 특혜의혹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면산인프라웨이(주)의 자본금은 2011년 말 현재 266억원이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주주 구성을 보면 맥쿼리인프라가 36%, SH공사가 25%,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24%, 교직원공제회가 1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주주들은 이자율 20%에 이르는 후순위 대출자이기도 하다. 장기차입금은 1286억원이다. 2010년과 2011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각각 120억원, 117억원인 데 비해 이자비용은 118억원, 123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과 이자가 비슷한 규모다.

우면산인프라웨이 역시 2004년까지는 두산중공업, 두산산업개발, SH공사 등에 소유되어 있었다. 당시 자본금 규모는 532억원으로 지금의 두 배에 달한다. 장기차입금 1020억원은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들로부터 5.54~7.15%로 빌려 운영하고 있었다. 맥쿼리인프라가 이 회사의 지분 36%를 획득한 것은 2005년이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24%), 한국교직원공제회(15%) 등이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2009년 자본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꿨다. 우선 금융기관 대출금 일부를 갚아버리고 대신 새로운 주주들의 돈 266억원을 후순위 대출이자 20%로 우면산인프라웨이 측에 빌려줬다. 이와 함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2008년 말 현재, 우면산인프라웨이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다. 자본금이 532억원인데 자본총계는 521억원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무상감자로 대주주가 기업 부실화에 대한 책임을 일부 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아래 상자 기사 참조). 그러나 우면산인프라웨이가 단행한 것은 유상감자였다. 자본금을 줄이고 그 차액을 맥쿼리인프라 등 주주에게 돌려주는 조치다. 당시 우면산인프라웨이의 유상감자 규모는 266억원(장부가)이었다. 주주들이 자본금 532억원 중에서 절반을 빼간 것이다. 같은 시기, 우면산인프라웨이의 장기차입금은 1123억원에서 1389억원으로 정확히 266억원 늘어난다. 이로써 이 회사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9억원으로 떨어졌다. 한마디로 우면산인프라웨이는,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회사'를 삽시간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전락시킨 경우다. 이렇게 자본구조를 바꾸기 직전엔 70억원대였던 이자비용 역시 100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재향군인회 등도 맥쿼리 따라하기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맥쿼리인프라 등 금융자본에게 자신들이 투자하는 '기업의 계속적인 번영'(영속기업)은 크게 의미가 없다. 거의 예외 없이 피투자 기업의 자본구조를 오직 주주에게 최대의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고 이에 기반해서 거액의 부채를 안긴다. 그래서인지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인프라 관리·운영 기업'들을 보면, 오래된 것일수록 재무상태가 불량하다. 2009년 이후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금융자산(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경수고속도로, 메트로9) 중 메트로9를 빼면 아직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그러나 맥쿼리인프라가 2001~2004년부터 영향을 미친 7개사 중엔 무려 4개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안 그래도 불안한 기업에 들어가 재무구조를 튼실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자본금을 줄이고 그 돈으로 '이자 폭탄'을 안기기도 했다. 이는 메트로9에도 적용될 수 있다. 설사 요금을 올려준다 해도 적절한 시기에 자본구조를 바꿔버리면 메트로9는 다시 부실화된다. 우면산인프라웨이의 자본구조 변경을 승인한 서울시가 메트로9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유의할 것은 이런 구조가 단지 외국계 자본인 맥쿼리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프라 관리·운영 회사'들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맥쿼리인프라와 함께 경영권을 획득하고 자본구조를 바꾸고 돈을 빌려주는 국내 기관들이 다수 눈에 띈다. 신한은행 같은 국내 금융기관, SH공사 등의 공공기관, 재향군인회나 교직원공제회 등도 맥쿼리인프라와 함께 적극적인 주주가치 행동에 나서고 있다. 금융수익 극대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기업'을 포기하는 금융자본주의 원리가 국내에서도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맥쿼리 계기로 보는 '자본잠식 설명서'

'자본잠식'은 문자 그대로 '자본금을 깎아 먹는다'는 의미다. 회계장부상에는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더 작은 경우로 나타난다. 예컨대 A라는 주식회사가 액면가 1만원짜리 주식을 100장 발행해 설립되었다고 가정하자. A사의 '자본금'은 상법상 100만원(액면가×총주식수)으로 표시된다.그런데 A사는 인기 있는 기업이라서 액면가보다 1만원 비싼 2만원에 주식 전부를 팔아 100만원을 추가로 축적할 수 있었다. 이 100만원은 '자본잉여금'으로 분류된다. 창립 1년 뒤 A사는 순이익 50만원을 냈는데, 이 중 10만원을 배당하고 나머지 40만원은 사내에 남겼다. 이 40만원이 바로 '이익잉여금'이다. 그리고 자본금에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합산한 것이 '자본총계'인데, A사의 경우 240만원으로 산정된다. 자본금(100만원)보다 자본총계가 140만원 더 많다. A사는 사업을 잘 꾸려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1년 뒤, A사는 5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잉여금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이 90만원으로 줄지만 자본금은 100만원 그대로이므로 자본총계는 190만원이 된다. 자본금은 기업의 '근본적 밑천'인 동시에 '주주의 돈'이므로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 잉여금은 이런 자본금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쿠션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로부터 1년이 더 지났을 때 A사는 다시 140만원 규모의 순손실을 낸다. 잉여금 90만원으로는 전액을 메울 수 없는 손실 규모다. 그렇다고 자본금을 줄일 수는 없다. 그래서 회계장부에는 자본금을 100만원 그대로 기입하는 대신 결손금 '마이너스 50만원'으로 표시한다. 이를 합산하면 자본총계는 50만원이다. 자본금(100만원)보다 자본총계(50만원)가 작은 자본잠식이 시작된 것이다. 이를 '부분 자본잠식'이라고도 한다.이 경우 A사를 기업으로 계속 유지하려면, 주주들이 희생해야 한다. 자본금은 '주주의 돈'이므로, A사 자본금을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인다면 나머지 90만원은 주주에게 돌려줘야 한다(유상감자). 그러나 자본잠식 같은 비상한 국면에서는 이 90만원을 주주에게 돌려주지 않고 해당 기업의 손실을 메우는 데 사용할 수 있다(무상감자). 주주들은 보유 주식 10장이 1장으로 줄어드는 격이므로 큰 손해를 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A사의 '주인'인 주주들이 기업의 유지에 책임을 지는 것이기도 하다.그러나 주주들이 이런 책임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A사가 추가로 50만원 이상의 손실을 낸다면 자본총계는 급기야 마이너스 단위로 진입하게 된다. 이를 '완전 자본잠식'이라고 한다. '완전 자본잠식'은, 해당 기업의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경우다. 일반적으로 이런 '깡통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 대상'이다. 이종태 기자 /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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