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우먼 인 블랙

2020. 7. 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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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색도 자신만의 것으로 흡수해 버리는 로제에게 컬러는 블랙 하나로 충분하다. 채도와 명도 그리고 로제만이 존재하던 몰입의 순간.
시어한 소재의 드레스와 레더 부츠, 네크리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스트라이프 패턴의 블라우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섬세한 레이스 장식의 미니드레스와 사이하이 부츠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피크트 라펠 재킷과 보 장식의 블라우스, 핀턱 팬츠, 레이스업 부츠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터틀넥 톱과 버튼 장식의 레더 스커트, 투 톤 롱부츠, 페도라, 네크리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빈티지한 워싱의 데님 셔츠와 팬츠, 와이드 벨트, 펜던트 네크리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터틀넥 니트 드레스와 송아지가죽의 클래식한 로고 장식 솔페리노 백, 펌프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블랙핑크의 첫 패션 매거진 커버는 2017년 8월호 〈엘르〉였어요. 3년 만에 로제를 단독으로 만나게 됐네요벌써 3년 전이라니! 생각보다 더 오래됐네요. 당시 화보가 잘 나와 만족했던 기억이 나요. 오늘 촬영이 더 설레고 기대되기도 하고요. 이번에도 ‘멋지다’고 생각되는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멋있다’는 말을 좋아하나요. 예전 인터뷰나 영상을 봐도 그런 표현이 자주 보이더군요 ‘잘한다’보다 ‘멋지다’는 칭찬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많이 사용하나 봐요.

3년 전의 커버도 생 로랑과 함께했어요. 이런 아이코닉한 브랜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예전부터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앰배서더라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아요. 영광이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와도 가까워졌는데, 그의 창의력과 전문성, 인간적인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이렇게 멋진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에요.

처음 데뷔했을 때는 블랙과 핑크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로제의 사랑스러운 매력은 ‘핑크’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생 로랑을 입은 로제는 ‘블랙’이 잘 어울리더군요저는 ‘퍼포머(Performer)’잖아요. 무대 위에 오르는 순간, 평소와는 다른 에너지를 보여주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강하고 ‘블랙’스러운 모습을 꺼내주는 생 로랑을 좋아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고요. 오늘 촬영처럼 이렇게 ‘블랙’에 가까워질 때면 스스로도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가수로서, 퍼포머로서 다채로운 색의 경계를 넘나들고 싶어요.

여름은 로제가 좋아하는 계절이죠? 얼마 전 블랙핑크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레이디 가가의 ‘Sour candy’로 K팝 걸 그룹으로 최고 차트 기록을 세웠는데, 또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여름만이 갖고 있는 에너지는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여름은 블랙핑크 컴백으로 시작할 것 같아 한층 기대돼요. 여러 이슈로 인해 세계적으로 분위기가 어두운 시기인 만큼 저희의 무대가 사람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요.

얼마 전에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밴드 공연을 30분 넘게 진행했어요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고심하다 보니, 스스로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평소 자주 부르고, 제가 커버했을 때 팬들도 즐길 수 있는 곡으로 골랐죠.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제가 가진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려 해요.

평소에도 커버 곡을 꾸준히 선보이는데 그것도 팬을 위한 선물 같은 걸까요선물이라고 생각해 준다면 정말 감사하죠! 원래 즐겨 부르는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그걸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오히려 제가 선물을 받는 기분이기도 해요.

멜버른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에도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어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던 첫 기억은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칭찬받은 건 오히려 데뷔 무렵이었어요. 제 목소리가 특이하다는 이야기도 데뷔 이후에 처음 들은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이전에는 오히려 ‘하루빨리 진짜 가수처럼 부를 수 있어야 데뷔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뭐가 부족하지?’ 하는 고민을 매일 하고 지냈던 것 같아요. 데뷔 이후 목소리를 비롯해 여러 칭찬을 받으며 많이 놀랐답니다.

‘정말 매력적인 목소리’라는 말은 저도 꼭 하고 싶었는데요(웃음). 보컬과 관련해 들었던 또 다른 기분 좋은 칭찬이 있을까요커버 곡을 제 스타일대로 잘 소화했다는 칭찬을 들을 때요. 그때 가장 기분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은 무대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자랑하지만 처음 춤을 배울 때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맞아요. 16세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춤추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합류했을 때 이미 다들 춤을 많이 배운 상태라 따라잡는 게 어려웠어요. ‘언젠가 꼭 선생님한테 잘 춘다는 칭찬을 듣고 말 거야!’라는 각오로 열심히 연습했죠. 처음으로 다른 연습생 앞에서 칭찬받았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무대 위에 올라가기 전에 외우는 로제만의 주문이나 습관이 있나요 항상 ‘Let’s Perform’이라고 자신에게 되뇌곤 해요.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이전에 외워야 할 것도, 생각할 것도 많지만 결국은 ‘퍼포먼스’잖아요. 저희가 무대 위에서 보여주려는 것도 음악이니까, 사람들에게 음악을 잘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 그리고 에너지 충전이 정말 중요해요. 항상 밥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무대 위에 올라간답니다(웃음).

블랙핑크의 여러 곡 중 특히 무대 위에서 가장 신나게 부를 수 있는 곡은저는 ‘뚜두뚜두(DDU-DU DDU-DU)’를 부를 때 가장 신나요. 그 곡이 주는 어떤 아드레날린이 있는 것 같거든요!

반면 영화 〈라라랜드〉에 나온 바 같은 곳이나 아주 작은 소극장에서 공연해야 한다면 어떤 곡을 고를 것 같나요오, 어울릴 것 같은 곡이 정말 많아요. 그래도 한 곡만 리스트에 넣어야 한다면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가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지난해 블랙핑크 이름으로 23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 투어를 마쳤어요. 고향인 호주에서의 공연은 아무래도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싶더라고요음, 모든 도시가 특별한 것 같아요. 물론 호주를 찾았을 때는 ‘고향에 왔다!’는 생각에 추억도 떠오르고 좋았지만, 특히 요새는 모든 공연이 각별해요. 공연 이야기를 하니까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네요.

팬을 향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져요. 최근 팬의 사랑과 지지를 실감한 적 있을까요하루도 쉬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해 주는 게 보이기 때문에 항상 느끼고 실감할 수밖에 없어요. 팬들의 응원을 받을 때, 나는 사랑받고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 크게 와닿아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캥거루와 코알라 인형을 들고 고민하는 사진을 봤는데 둘 중 어떤 동물을 더 좋아하나요이건 고를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동물은 다 좋아하거든요. 특히 요즘 SNS에 올라온 동물 영상을 보며 많은 위안을 얻어요. 최근에는 꽃이 좋아져서 예쁘고 특이한 꽃병에도 관심이 많아졌답니다.

서로 다른 성장 과정을 거친 네 명이 한 팀으로, 그것도 블랙핑크처럼 세계적인 스케일로 함께 활동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팀메이트로서 당신의 가장 큰 장점은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요. 멤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거나 피해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요.

‘어떤 장애물이든 부술 수 있다(Any obstacle is breakable)’고 한 인터뷰에서 답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스스로 뭔가를 이뤄낸 경험과 확신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도무지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위기 상황에 저도 많이 놓였던 것 같은데, 지금 돌아보면 잘 극복하고 아무렇지 않게 서 있잖아요. 앞으로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허들을 만나도 그 또한 잘 이겨내고, 그 너머에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성장하고 싶기도 하고요.

눈물이 많은 멤버로 알려져 있어요. 맛있는 것을 먹을 때도 운다는 것이 사실인지맞아요(웃음)! 맛있는 음식도 감동을 주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족발을 먹고 눈물이 맺혔어요.

1997년 생이에요. 로제가 생각하는 24세는 어떤 나이인 것 같나요아직도 많이 어리고 부족하죠. 올해는 처음으로 정말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요즘 생각이 많이 바뀐 것도 있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조금씩 변하는 걸 느껴요. 예전에는 제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 하고 깨달아요.

‘책임감’과 ‘자유’. 둘 중에 당신이 더 끌리는 단어는저는 무대 위에서만큼은 한없이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자유’에 더 이끌리는 것 같아요. 공연하는 아티스트에게 자유는 항상 숙제이지만,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을 롤 모델로 생각하는 소년, 소녀 블링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항상 꿈꾸는 소년, 소녀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꿈을 꿀 수 있다는 건 큰 특권이니까요.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유소년 시절 친구들과 문답 놀이를 즐겨 했대요. 그중 두 가지 질문을 골라봤어요. 살아 있는 사람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 그리고 당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행복은 가족요. 그리고 가장 소중한 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해 최선의 노력을 공정하게 분배하며 살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비즈 장식의 미니드레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코듀로이 재킷과 팬츠, 네크리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시퀸 장식의 미니드레스와 볼드한 버클 벨트, 사이하이 부츠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시어한 소재의 드레스와 메탈 로고 장식의 솔페리노 백, 네크리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글렌 체크 패턴의 재킷과 블라우스, 레더 쇼츠, 롱부츠, 네크리스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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