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최문순 강원도지사 "춘천시가 방사광가속기 최적지"

강우성 2020. 5.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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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나섰다. 농업과 관광업 중심의 강원도가 가속기 유치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그 중심에 선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다. 만나는 사람마다 강원도가 방사광가속기 최적지임을 설명, 관련 지식과 자문을 얻기 위해 석학과의 만남을 자청하고 있다. 유치에 필요한 행정 절차 진행을 위해 3선 도지사인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강원도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려는 이유와 그의 정책 구상을 들어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신규 구축하려는 취지는 기존 시설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산업계가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를 감안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 춘천시는 서울에서 1시간 이내로 4개 후보지 중에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라며 “방사광가속기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최 지사는 춘천시와 함께 이를 구현하기 위해 춘천시 남사면 광판리 일원을 가속기 조성 지역으로 선정했다.

춘천 가속기 혁신도시 조감도. 사진출처=강원도

이곳은 남춘천IC에서 3분 거리로, 수도권에서는 40분대에 접근할 수 있다. 산업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초기에 건설하는 빔라인 외에 극자외선(EUV) 전용 빔라인을 도비로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가 구축하는 빔라인 외 몇 개를 더 추가해서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주려고 합니다. 산업체 연구 수요를 맞춰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가속기는 산업용으로 더 활용하기 위한 취지이기에 그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최 지사는 “방사광가속기 이용 수요의 57.2%가 수도권”이라며 “그동안 국가 첨단 연구자원의 혜택을 가까이서 누리지 못한 수도권 산업계와 연구기관의 요구에 부응하는 데 춘천만이 그 목적을 온전하게 달성할 수 있다. 강원대를 포함한 도내 대학뿐만 아니라 서울과기대 등 수도권 10개 대학이 춘천 유치에 협력 또는 지지하는 것이 상징적인 예”라고 밝혔다.

최 지사의 설명은 기존에 포항시에 3·4세대 가속기 2기가 있지만, 현존 시설이 기초과학 연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가 주 이용자층인 수도권 산업계가 포항까지 오가는 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산업체가 이용하려면 신청에서 연구 시작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연구자들 숙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대부분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타지살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속기 유치를 통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춘천시를 가속기 혁신도시(Chuncheon Accel Polis)로 만든다는 방안도 내놨다. 그는 가속기에서 나오는 연구성과물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가칭 '과학기술타운'을 설립해 지원할 계획이다.

가속기 운영의 최대 현안인 필요 인력 양성을 위해 강원대에서 가속기 캠퍼스를 구축, 가속기학과와 특수 대학원,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외에 종사자들이 연구기간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주거·의료·문화 등의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가속기 하나만으로도 얻는 효과가 있지만 가속기와 관련한 생태계를 조성해 집적 효과를 얻겠다는 계산이다.

“우리 도는 춘천시에서 가속기 기본개발 유용면적인 26만㎡의 두 배에 이르는 52만㎡를 사업부지로 제공하고, 가속기 혁신 생태계를 지원하는 시설 구축을 위해 69만여㎡ 부지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는 그러면서 홍천 메디컬연구단지와 원주 의료기기산업, 강원대 캠퍼스 혁신파크 등 연계할 수 있는 산학 자원 활용면에서도 이미 뛰어난 연구자원을 확보한 후보지라고 강조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왼쪽에서 여덟번째)와 강원지역 각계인사들이 방사광가속기 춘천 유치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출처=강원도

그는 “KIST 강릉분원천연물연구소와 서울대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서울대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 춘천바이오진흥원, 강릉과학산업진흥원, 홍천메디컬연구소 등 강원지역 바이오 연구혁신기관들도 방사광가속기를 실제로 이용하는 수요자 입장에서 가속기 구축에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서 “강원도는 과거 양성자, 중성미자 연구시설을 신청했을 정도로 관련 인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균형발전도 그가 춘천시에 방사광가속기가 유치돼야 한다는 이유다. 춘천은 수도권 시민의 상수원 보호를 위한 정부의 각종 규제에 오염산업의 입지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타지역에 비해 산업발전이 뒤쳐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반도 평화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국가 신기술 산업지도 중심지로서의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까지 국가 과학기술 연구자원이 연구를 위한 연구 또는 특정 지역 중심으로 분배됐다면 이제는 첨단 산업 수요와 함께 과학기술 연구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도모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가속기 사업은 미래 한반도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며, 한반도 중심인 춘천의 지리적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 역시 춘천이 최적지인 이유를 제시했다. 안전성이 중요한 초정밀 연구시설인 방사광가속기를 사용하는데 적합한 지리적 환경을 갖췄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지인 경북은 5.0 이상 지진이 4번, 충북은 1차례 발생했지만 춘천은 국내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주요 활성단층에 포함되지 않고, 지난 2000년 이후 3.0 이상 지진이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곳이라는 설명이다.

“춘천에 네이버를 포함해 여러 데이터센터가 몰려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지반적으로 안정된 곳이라는 사실이 이미 입증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춘천은 태풍 등 자연재해에서도 한반도 내 안전지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런 점에서 대규모 연구시설 유치에 적절합니다.”

최 지사는 무엇보다 공정한 심사를 바라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시설에 정치적 이해득실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평가항목과 관련해서는 일부 경쟁 지자체의 반발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최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남과 충북지역 공약에 방사광가속기 유치가 포함된 데다가 경쟁 지자체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방사광가속기의 정치적 쟁점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타 지자체에서 정치, 사회적 이슈로 춘천보다 여론에 부각된 측면이 있고, 특히 지난 총선과 맞물리면서 유치전이 과열되기도 했다”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국책사업에 정치논리를 개입시켜선 안 되며,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바라보고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험을 보는 학생이 출제 문제의 유형을 탓할 수는 없다”며 “기업 연구개발이라는 가속기 구축 취지에 맞게 평가항목과 배점이 정해진 당연한 논리를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부지선정평가위원회가 가속기 구축·이용, 산업입지, 재입지, 과학기술정책 등 5개 분야 전문가가 공정하게 평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원=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최문순 강원도지사 프로필>

◆출생

1956년 2월 강원도 춘천

◆학력사항

1974년 춘천고 졸업

1978년 강원대 영어교육 졸업

1984년 서울대 대학원 영어영문 석사

◆경력사항

2000년 전국언론노조(산별) 초대위원장

2005년 2월~2008년 2월 MBC 대표이사 사장

2008년 5월~2011년 2월 18대 국회의원

2011년 4월~2014년 6월 민선 5기 제36대 강원도지사

2014년 7월~2018년 6월 민선 6시 제37대 강원도지사

2017년 8월~2019년 3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2018년 7월~ 민선 7기 제38대 강원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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