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시대 역행 구닥다리 대사와 발전없는 이민호

김진석 2020. 4. 2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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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수백억 제작비를 쏟은 기대작 SBS 금토극 '더 킹'이 뚜껑을 열고 예상 외 반응을 듣고 있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흥행불패 김은숙 작가와 소집해제 후 복귀작으로 고른 이민호, 영화·드라마 섭외 1순위 김고은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베일을 벗기니 갸우뚱. 난해한 내용은 '이해 못 하는 내가 바보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한 숨을 자아내게 하며 시대와 동떨어진 대사는 '헉'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2회 1부는 시청률 8.4%(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지지부진했다. 대체 어떤 첫방송이었길래 이토록 말이 나올까.

'더 킹 : 영원의 군주'
◇ 유치한 대사와 설정도 한 두번

김은숙 작가는 과거 인터뷰에서 "오글거리는 대사를 쓰는게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애기야 가자' '그게 최선입니까'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등의 대사가 유치하게 들리긴 한다. 드라마 속 멋진 배우들이 하니 그만큼 살리는 것인지 실생활에서는 쓸 수 없는 표현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많다. 특히 이민호가 애마를 향해 "왜그래 맥시무스"라는 말을 한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내뱉는 대사 한 마디가 진지해야할 상황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대본에 쓰여 있으니 연기를 한 이민호도 당황스럽겠지만 보는 시청자들도 난감하다.

대한제국 여성 총리로 나오는 정은채(구서령)은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의상이었다. 고리타분하지 않은 게 드라마라지만 대한제국 총리가 새빨간 시스루 원피스 차림이다. 그리고 내뱉는 대사는 더 가관이다. 상반신을 몸수색하자 '삐빅' 소리가 났고 직원에게 "와이어 없는 브라(브래지어)는 가슴을 못 받쳐줘서요"라고 말한다. 수십년 전부터 국제적으로 와이어 있는 브래지어가 가슴 주변의 림프선을 압박해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유방암을 유발한다며 와이어리스 브래지어를 선호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가슴 못 받쳐주는 브라는 안 한다'는 늬앙스의 대사라니.

'더 킹 : 영원의 군주'
취미로 조정을 하는 대한제국 황제 이민호(이곤)는 국민들 중 팬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비주얼을 자랑한다. 민소매에 딱붙는 스포츠웨어에 반바지를 입고 조정하는 모습을 본 두 여자는 "역시 남자는 적게 입고 많이 움직여야돼"라고 말한다. 뭐 시각에 따라 문제를 삼을 수 있고 민감할 수 있는 멘트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이렇듯 김은숙 작가의 장점인 유치하지만 중독성있는 대사가 이번에는 먹히지 않는다. 시대를 역행한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 출연자 중 맥시무스 연기가 압권

'더 킹 : 영원의 군주'
조화도 애매하다. 우도환(조영)은 이민호를 지키는 황실 근위대 대장이다. 피지컬이 모든 걸 말하는건 아니지만 누가 누굴 지키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다. 차라리 김경남(강신재)이 근위대장이 어울리고 우도환이 강력반 형사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남기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 지적도 많다. 금친왕이며 이민호의 큰 아버지를 연기하는 이정진(이림)은 부정확한 발음으로 대사 전달력이 상당히 낮다. 1회 초반을 이정진이 열었음에도 임팩트가 크지 않았던 이유도 그가 보인 연기가 엉성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눈싸움하듯 힘만 빡 들어간 눈빛만 기억에 남는다. 이민호의 아역을 맡은 정현준은 영화 '기생충' 속 이선균·조여정의 둘째.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아역은 초반을 담당하기에 시선몰이에 중요하다. 정현준의 연기는 그런 면에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민호다. 2013년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에서 제국그룹 상속자 김탄을 연기했다. 이번 캐릭터는 김탄의 성장 버전을 보게 한다. 맡는 캐릭터가 분명히 다르지만 연기톤은 '상속자들'과 똑같다. 조금 더 성숙해지고 의상만 바뀌고 상대역이 달라졌을 뿐. '상속자들'과 '더 킹'을 교차 편집해도 이민호의 연기는 부자연스러운게 없을 정도로 '한 톤'이다. '꽃보다 남자'로 얼굴을 알린 이민호가 '발연기'로 욕을 먹은 적은 없다. 그러나 배우로서 크게 성장했고 꽤나 많은 출연료를 받아가면서 책임감이 생길 법도 하고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준비도 많이 했을텐데 연기는 런닝머신 위다. 우도환에게 너스레를 떠는 모습은 '상속자들'에서 박신혜(차은상)에게 했던 그대로다.

이러니 백마, 맥시무스 연기가 제일 낫다는 말도 나온다. 배우들이 방송 후 저마다 칭찬 보도자료를 소속사를 통해 내듯 맥시무스를 관리하는 홀스클럽에서도 관련 내용을 보냈다. 특히 16회 내내 나온다고 예고, 맥시무스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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