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의 세계, '킹덤' 생명력을 얻다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0. 4. 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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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김은희 작가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킹덤'의 세계는 무한히 확장 중이다. 그 생명력은 대본 속 활자와 배우들의 연기, 연출진의 연출력에 기인한다. 조선의 이야기지만, 현시대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메시지는 전 세계가 '킹덤'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어마 무시한 힘을 지닌 '킹덤'의 세계를 만든 김은희 작가를 만났다.

김은희 작가가 집필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2(극본 김은희·연출 김성훈 박인제, 이하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과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창(주지훈)의 피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킹덤2'에서는 '킹덤' 시즌1에서 뿌려두었던 생사역과 생사초에 대한 복선과 인물들이 각자 가지고 있던 비밀들의 실마리가 풀어내면서 완성도 높은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시즌1, 2를 걸쳐 차곡차곡 쌓아나간 인물들의 감정선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마침내 폭발하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시즌제로 제작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은희 작가도 '킹덤'을 통해 시즌제 드라마의 매력을 알게 됐단다. 그는 "호흡을 맞춰왔던 배우들과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맛이 있었다"면서 "시즌제 드라마의 단점이라고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체감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저한텐 시즌제 드라마가 잘 맞는 것 같다. 이런 작품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 중 경상도에서 시작된 역병은 점차 상주를 넘어 한양의 궁궐까지 북진하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 이와 함께 창과 조학주(류승룡) 일당의 권력 투쟁도 극에 치닫는다. 이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킹덤2'에서는 좀 더 커진 세계관, 새로운 배경에서 역병을 쫓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시즌1이 배고픔에 대한 이야기라면, 시즌2는 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의 말처럼 '킹덤2'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혈연이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창과 조학주의 싸움의 원인이기도 하며, 조학주가 중전(김해준)에게 강요하는 것도 혈연의 정통성이다. 김은희 작가는 혈연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좋은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난 장면은 창이 중전이 바꿔치기 한, 왕가의 핏줄이 아닌 무영(김상호)의 아들에 대한 진실을 묻고, 왕위를 포기하는 장면이다. 생사역이지만, 결국 아버지를 죽인 거나 다름없던 창은 스스로 왕좌를 포기하고, 서비(배두나) 일행과 함께 생사역을 쫓는 결말을 택한다. 김은희 작가는 이에 대해 "창이 마지막에 무리를 해서라도 왕이 되는 게 좋은 리더인건지에 대해서 생각했다"면서 "제가 생각한 창이의 선택은 그게 최선이 아닐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학주가 중전에 의해서 독살되는 장면 역시 혈연과 맞닿아 있었다. 극 중 조학주는 중전이 임신한 척 연기하고, 누구의 핏줄인지도 모르는 신생아를 데려와 바꿔치기했다는 것을 알고 분노한다. 이에 중전은 어린 시절부터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을 홀대해온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며 그를 독살한다. 즉 혈연에 대한 집착이 조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창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집착했던 해원 조씨의 핏줄인 딸한테 죽는 게 제일 비참한 게 아닐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학주의 죽음만큼이나 '킹덤2'에서 시청자들이 꼽는 명장면이 있다. 바로 안현대감(허준호)이 스스로 생사역이 돼 조학주를 물어뜯는 장면이다. 생사역인 왕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창의 무고함과 조학주의 만행을 만천하에 드러내기 위한 안현대감의 선택을 담은 장면은 '킹덤2' 2회의 강렬한 엔딩을 장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안현대감이 조학주를 무는 장면은 저도 쓰면서 카타르시스를 많이 느꼈다"는 김은희 작가는 "가장 기대되는 장면이었는데, 감독님이 잘 표현해주셨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김은희 작가는 "안현대감 다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학주에 이어 안현대감, 무영, 중전 등 주요 인물들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청자들이 받은 충격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에 김은희 작가는 "제가 어디 나가서 '사람 잘 죽인다'고 망언을 했지만, 인물들을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게 아니다. 시즌2에서 죽은 인물들은 원죄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떤 마지막을 맺는 게 그 사람한테 맞는 마지막일까 고민을 했던 것 같다"면서 "주인공을 어떻게 잘 죽이겠나. 그만큼 주인공을 죽이는 것에 있어서는 큰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요 악역들과 인물들이 사망하면서 시즌3에 대한 시청자들에 걱정 아닌 걱정이 이어졌다. 이에 김은희 작가는 "악역들은 사라졌지만, 그분들을 능가하는 악역들이 새로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제 구상 안에서는 시즌 1, 2에 나온 인물 중에 이런 악역을 할 수 있나라는 깜짝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시즌3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김은희 작가는 시즌2 말미에 깜짝 등장한 전지현에 대해 "전지현 배우가 가지고 있는 여전사 같은 느낌이 좋다. 이런 배우하고 몸을 쓰는 역할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뒤 "시즌 3에서 시즌1, 2를 같이 했던 주인공과 함께 중심축을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배우분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고. 여러 가지 제반 상황들이 잘 맞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시리즈고 정말 빠른 시일 내에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은 있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시즌3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조선이라는 배경에 생사초와 생사역의 소재를 넣어 세계관을 확장시킨 김은희 작가. 그의 세계가 어떤 갈래로 뻗어나갈지, 그의 바람처럼 '킹덤' 시리즈가 계속되길 소망해본다.

"'킹덤'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훨씬 더 좋은 시즌 3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킹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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