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윔블던도 취소..테니스 코트 '짙어지는 그림자'

이정호 기자 입력 2020. 4. 2. 20: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코로나19 직격탄, 75년 만에 생략
ㆍATP·WTA ‘중단’ 한 달 더 연장
ㆍ규모 작을수록 생존 위협 ‘빈익빈’

정적 감도는 테니스클럽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2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되자 개최 장소인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테니스클럽에도 정적이 감돌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대회도 결국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피하지 못했다.

윔블던 대회가 2일 올해 대회 취소를 결정해 발표했다. 1·2차 세계대전 영향으로 1915~1918년, 1940~1945년 중단된 바 있는 윔블던은 이후 75년 만에 전 세계에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대회를 열지 못하게 됐다.

이미 6월 초까지 일정을 취소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는 바로 공동성명을 내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7월13일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윔블던 취소와 함께 대회 중단 기간이 한 달가량 더 연장된 셈이다. 앞서 5월로 예정됐던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도 9월로 연기됐다.

윔블던 취소가 프로테니스에 주는 파장은 하나의 메이저 대회 취소에 그치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프로테니스 일정은 파행에 가깝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첫 대회인 호주오픈 등 1월 일정만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투어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시각도 하나둘씩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대회들이 생존을 위협받는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취소로 고스란히 피해를 안게 된 대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당장 내년 몇몇 토너먼트가 사라질 수 있다.

WTA 투어 스티브 사이먼 회장은 “관련 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250시리즈 규모 대회의 평균 예산은 약 400만달러(49억4000만원)다. 대회 평균 순이익은 약 12만5000달러(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한 시즌 68번의 투어 대회 중 250시리즈 규모 대회는 38차례 열리는데, 2018년 기준 250시리즈 적자 대회는 13개나 됐다.

코로나19 여파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각 토너먼트들은 대회 예산, 스폰서 및 대회장 계약, 연기 시점 등에 따라 피해 규모가 정해진다. 과거 이렇게 대회가 취소된 사례가 없는 만큼 보험을 들지 않은 대회가 많아 피해의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회가 줄어든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의 몫이 된다. 사이먼 회장은 “선수들이 몇 주 동안 경쟁할 기회가 없어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