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 "별은 놓쳤지만..나는 새싹, 더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이다영은 주전으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시즌 조기 종료가 결정되면서 무산됐다. 그는 "물론 아쉽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다영은 2014~2015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입단했고, 현대건설의 가장 최근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015~2016시즌이었는데 당시 팀의 주전 세터는 염혜선(현 KGC인삼공사)이었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3일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정규시즌 완주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도 개최되지 못해 KOVO 이사회는 이번 시즌 우승팀을 정하지 않고 '정규리그 1위 팀'으로 기록하기로 하면서 현대건설은 '우승' 타이틀을 얻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리그 중단 시점까지 20승7패 승점 55로 선두에 올랐다.
프로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룬 이다영은 "(주전으로)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기회였는데 이렇게 시즌이 종료돼 아쉽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다. 어느 때보다 봄 배구를 많이 기다리며 설렜다. 그런데 챔프전 없이 종료돼 마음이 아팠다"라면서도 "안전이 우선이다. (코로나19로)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이렇게 (종료) 될 줄 알았다"고 밝혔다.
우승은 놓쳤지만 '이다영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다영은 3년 연속 세트 부문 1위(세트당 11.323개)를 차지했다. 6개 구단 세터 중 점유율 역시 73.90%로 가장 높다. 이다영은 뛰어난 순발력을 활용해 더욱더 빠르고, 다양한 토스를 구사했다. 공격진에게 고르게 공을 분배했고 상대의 예측을 뒤엎는 토스를 선보였다. 양효진과 헤일리 스펠만, 황민경, 고예림, 정지윤 등은 이다영의 한발 빠른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이다영은 "굉장히 의미 있는 시즌이다. 개인 성적도 좋았고 주전으로 플레이오프든 챔피언결정전이든 처음 경험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시즌이다"고 밝혔다.
이다영은 세터지만 단순히 공을 올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때때로 해결사 면모를 보여준다. 높은 신장을 활용한 블로킹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공격에도 가담했다. 이번 시즌 111점을 기록해, 웬만한 공격수의 득점을 능가했다. 그는 "나만의 장점이니까 잘 살렸다"고 웃었다.
이런 활약 덕에 '블로킹 1위' 양효진과 '득점 1위' 발렌티나 디우프(KGC인삼공사)와 함께 MVP 후보로도 언급된다. 이다영은 "수상을 별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혼자만의 기분 좋은 상상으로 끝내겠다. 나는 (MVP를 받으려면) 아직 멀었다"고 겸손한 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나중에 받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신 V리그 역대 두 번째로 5000득점을 달성한 양효진의 이름을 꺼내며 "언니가 대기록을 작성했다. 효진 언니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팀 선배를 응원했다.
한창 봄 배구가 열릴 시기에 코로나19 탓에 휴식을 얻게 됐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겐 소중한 시간이다. 지난 1월 23일 혈투 끝에 3-2로 승리한 KGC인삼공사전 종료 직후 탈진해 코트에 한동안 쓰려져 있던 그였다. 이다영은 "이번 시즌 많이 힘들었는데 갑자기 휴가를 얻게 된 만큼 잘 쉬고 잘 먹어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다영은 다음 시즌 성장을 다짐하고, 확신한다. 그는 "이번 시즌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보다 감사했다"며 "나는 이제 막 싹을 틔우는 새싹이라 생각한다. 시작 단계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듯 열심히 해서 좋은 결실을 얻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나 자신을 믿습니다. 내년 시즌에는 더 많이 성장한 다영이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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