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IS] '이태원 클라쓰' 인기 중심엔 '4050 남성'이 있다

황소영 2020. 3. 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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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클라쓰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가 3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1위를 휩쓸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6.2%(10회, 닐슨 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 타깃 최고 시청률은 8.7%까지 치솟았다. 탄탄한 시청층을 자랑하며 금토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 가운데 '이태원 클라쓰'만의 남다른 클래스가 눈에 띈다. 시청률의 주도권을 가진 여성 시청자 외에도 4050 남성 시청자 사이에서 높은 시청률 추이를 보이고 있다. 1, 2회 당시 40대 남성과 50대 남성 시청률 평균은 각각 3.5%와 4.5%로 출발했다. 7, 8회엔 8.8%와 9.4%를 찍더니 9, 10회엔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특히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은 10회엔 4050 남성 시청률이 13.3% 타이를 기록했다.

숫자만으로 본다면 40대 여성 시청률(최고 12회 17.8%)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남성 시청률은 흔하지 않다. 성공한 드라마로 일컬어지는 소위 대박 작품에서도 중년 남성의 시청률이 여성 시청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인데 여성 시청자들의 파워에 버금갈 만한 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도 4050 남성 시청자 사이에서 회자되며 화제성 상승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태원 클라쓰'가 4050 중년 남성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흙수저 박서준(박새로이)이 온갖 어려움을 딛고 성공하는 이야기가 주는 카타르시스, 이와 함께 이태원이라는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공간이 주는 로망이 특별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중년 남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

이와 관련,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이 작품은 두 가지 관점으로 보면 된다. 하나는 복수극이라는 점이다. 아주 익숙하게 다가오는 구조인데 중장년층은 그러한 보편적인 틀 안에서 재미를 느낀다. 시작부터 아버지가 부당하게 회사에서 쫓겨나고 이후 교통사고로 죽고 아들이 감옥까지 가게 되지 않나. 하지만 결국은 돌고 돌아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그 구조에 대한 익숙함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라고 평했다.

이어 "다른 하나는 복수의 방식이다. 젊은 세대가 공감하는 틀이지만 4050 세대까지 공감 가능하다. 이 세대는 기성세대들이 꾸려왔던 사회 안에서 버티며 살아왔지만 그것 자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내가 버티며 살았지만 그걸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 되돌아보면서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 대한 관점이 드라마를 통해 많이 투영된다. 최근에 나온 젊은 세대들은 자수성가한 특징을 보인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기만의 기준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나 성취를 추구한다. 그것에 대한 부러움과 공감이 있다. 젊은 세대의 청춘극처럼 보이지만 '이태원 클라쓰'가 사회를 폭넓게 관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복수극의 '단짠' 요소가 특징이라고 꼽았다. 정 평론가는 "사회적인 압박감이나 어려움을 밑바탕에 깔아놓고 그걸 확 뒤집는 캐릭터들의 대사가 매회 나와 사이다를 선사한다는 것. 그것들이 주는 힘이 크고 중장년층의 가장 큰 관심사가 '창업'이기에 이 요소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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