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갇힌 사람들 "4000번 저어 만드는 커피" 빠지는 이유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면서 집 안에서 단순 작업으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커피와 설탕을 400번 이상 휘저어야 완성된다는 '달고나 커피'로 팔이 아픈 후기가 이어지는가 하면 콩을 불려 직접 콩나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400번 저어 만드는 커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 정일우가 마카오에서 이 커피를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달고나 커피'의 실체는 설탕을 탄 인스턴트 커피다. 진짜 '달고나'와 달리 식소다는 들어가지 않는다.
인스턴트 동결건조 원두커피 두 스푼에 설탕 두 스푼, 뜨거운 물 두 스푼을 넣고 숟가락이나 거품기로 빠르게 휘저어 달고나 크림을 만든 후 우유나 물을 섞는 것이 기본 레시피다.
변형 레시피로는 인스턴트 아메리카노 스틱이나 인스턴트 믹스커피 스틱 등으로 만드는 방법도 알려져 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달고나 크림을 만들 때 설탕이나 물을 가감하기도 한다.
'달고나 커피'를 시도해 봤다는 대부분의 후기는 "400번 휘저어서는 모자란다"이다. 최소한 10분 정도 2000~4000번 정도는 휘저어야 황금빛의 끈적한 크림이 만들어진다.
전동 거품기가 있으면 빠르게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타'를 고집하고 있다. 보통 집에 구비돼 있는 인스턴트 커피와 설탕에 간편하게 구할 수 있는 숟가락 하나면 외출 등 번거로운 과정 없이 할 수 있어서다.
'반강제 칩거'로 남아도는 시간도 '달고나 커피'를 시도하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봤다는 회사원 조서연(27)씨는 "집에 잘 안 붙어 있는 타입이라 매주 주말마다 나가서 노는데 집에만 있으니 심심해서 만들었다"며 "팔이 너무 아픈데 포기할까 하다가도 색이 변하는 것이 보이니까 계속 했다. 무념무상이 되다가도 뿌듯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편의점 GS25에서 출시한 '탕후루 키트(kit)'도 SNS 입소문을 타는 아이템이다. 중국 간식인 탕후루(糖胡蘆)는 원래 작은 사과처럼 생긴 산사나무 열매에 설탕물을 입혀 굳혀 만드는데 다른 작은 과일로도 만들 수 있다.
이 제품도 딸기, 청포도 등 과일과 과일을 꽂는 꼬치, 설탕시럽 등이 용기에 담겨 팔리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6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출시 초기 이틀 대비 사흘째부터는 일 매출이 4배 가까이 올랐다"며 "판매 현장에서는 오전에 다 팔려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있다한다"고 말했다.
콩나물재배도 인기다. 빛이 안 들어가게 수시로 지켜봐야 하지만 물만 잘 주면 잘 자라고 실제로 반찬거리가 되기도 해서다.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심심해 하는 자녀의 놀거리 겸 학습용으로 콩나물 재배를 시도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부터 6일 오후까지 일주일간 인스타그램에서 '콩나물키우기'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180여건이다.
누리꾼 j*****0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할 일을 찾다가 콩나물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먹을 만큼 자랐다"며 "생각보다 잘 자라 신기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소일거리들이 유행할수록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코로나19 국면을 극복하는 데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김은주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자유로운 외출 등 일상에 제약을 받거나 사람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면 개개인의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각자의 기상천외한 취미 생활을 자꾸 개발하고 공유한다면 건강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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