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안치홍부터 정근우까지, 알짜 이적생은 누구?

조회수 2020. 2. 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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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FA 이적부터 방출 선수 영입까지, 스토브리그 선수 이적 결산

KBO리그 스토브리그에서 최대 볼거리는 역시 선수 이적이다.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는 순간 영입에 성공한 팀은 전력 상승을 기대한다. 반대로 선수를 놓친 팀은 전력 하락이 우려될 수 있다. 선수 이적으로 인한 리그 판도 변화가 수반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선수를 보강해도 실제로는 팀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주축 선수를 잃거나 내보낸 팀의 성적이 도리어 상승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2+2 FA 계약으로 롯데로 이적한 내야수 안치홍 (사진 : OSEN) 

케이비리포트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그리고 방출 선수 영입까지 이적생 중 주목할 만한 선수들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한다.

2020시즌 KBO리그 판도를 뒤흔들 이적 선수는 누구일까?

1. 안치홍, 유일한 FA 이적 사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19명의 FA 승인 선수 중 17명이 계약에 성공했다. 원 소속 구단 롯데 자이언츠와의 FA 잔류 협상 과정에서 손승락은 지난 7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고효준은 FA 잔류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롯데가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어놓았지만 그를 영입하겠다는 팀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그 역시 손승락처럼 은퇴까지 고려하고 있다.,

2루수 수비 능력을 되찾을지 주목되는 롯데 안치홍 (사진 : OSEN)

FA 계약에 성공한 17명의 선수 중 이적 선수는 내야수 안치홍 한 명 뿐이다. 지난해 총액 125억 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포수 양의지에 이어 2년 연속 FA 이적 선수가 한 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FA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안치홍의 계약 내용은 FA 시장에 새로운 선례를 남겼다. 메이저리그와 같은 옵트 아웃이 KBO리그 FA 계약 사상 최초로 도입된 것이다.

안치홍은 2년 최대 26억 원을 받은 뒤 2년 최대 31억 원의 구단과 선수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라 연장이 실행될 경우 계약은 최대 4년 56억이 된다. 

# 스토브리그 주요 이적 타자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2+2인 안치홍의 계약 내용은 선수에게 결코 유리하기만 한 계약은 아니라는 평가다. 4년 보장 계약이 아니기에 2년 뒤 새로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지난 시즌 그의 공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2019년 안치홍은 손가락 부상 등으로 105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315 5홈런 4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92로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의 저하를 숨기지 못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케이비리포트 기준)는 2.74로 전년도의 5.07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됐다. 

2루수 수비를 729.1이닝 맡아 11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수비율 0.972로 불안했다. 일각에서는 장타력 향상을 위한 벌크업이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효과를 보지 못한 가운데 수비력 상실로 이어졌다고 본다. 만일 그가 KIA에 잔류했을 경우 2루수 자리를 내줬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안치홍도 이 같은 평가를 의식한 듯 롯데 이적 후 체중 감량을 통해 수비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년 뒤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동기 부여도 강하다. 롯데는 안치홍에게 2루수 보장을 약속했다. 새로운 외국인 야수 마차도와 키스톤 호흡이 예상되는 안치홍이 롯데의 반등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2. 3건의 트레이드, ‘남는 장사’는 어느 팀?

1) 약점 보강 나선 롯데-한화, 지성준-장시환 트레이드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3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되었다. 2차 드래프트가 단행된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21일 롯데와 한화 이글스의 2:2 트레이드가 발표되었다. 

한화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포수 지성준 (사진 : OSEN)

롯데는 포수 지성준과 내야수 김주현을, 한화는 투수 장시환과 포수 김현우를 영입했다. 전날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외야수 최민재 외에는 영입이 없어 최대 약점인 포수 보강이 없었던 이유에 대한 의문이 하루 만에 풀린 것이다. 

지성준은 2019년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0 2홈런 11타점 OPS 0.649 WAR 0.13을 기록했다. 주전 포수 최재훈이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는 바람에 백업 포수인 그의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1994년생 지성준은 트레이드에 힘입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지성준의 풀타임 소화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포수는 야수 중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한 포지션이다. 지성준을 뒷받침하는 백업 포수의 존재가 절실한 롯데다.

롯데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투수 장시환 (사진 : 한화 이글스)

한화는 지성준을 내준 대가로 장시환을 영입해 약점인 국내 선발진을 보강했다. 2019년 장시환은 27경기에 등판해 6승 13패 평균자책점 4.95 WAR 1.94를 기록했다. 선발진이 붕괴된 롯데에서 팀 내 공동 최다승을 달성하며 실질적인 선발 에이스 노릇을 맡았다. 

하지만 강속구를 보유한 장시환의 약점은 제구다.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가 0.793으로 0.8에 육박했다. 리그 평균 0.722보다도 좋지 않았다. 1987년생으로 만 33세 시즌을 치를 장시환에게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 어울리는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 스토브리그 주요 이적 투수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한화는 검증된 외국인 투수 듀오 서폴드와 채드벨을 장시환이 뒷받침해 안정적인 3선발 역할을 맡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 나주환 ‘무상 트레이드’로 KIA 이적 

지난해 11월 24일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이 SK 와이번스에서 KIA 타이거즈와 무상 트레이드되었다. SK는 나주환에 은퇴 및 프런트 전환을 제안했으나 그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다. SK는 대승적 차원에서 선수 ‘길 터주기’에 나선 것이다. 

SK에서 KIA로 무상 트레이드된 내야수 나주환 (사진 : OSEN)

지난해 26개의 실책로 리그 최다 불명예에 이름을 올린 주전 유격수 김성현을 비롯해 SK는 내야가 불안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별다른 내야수 보강도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의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으며 다양한 내야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나주환의 ‘길 터주기’는 의외라는 지적도 있다. 

나주환은 2019년 타율 0.222 3홈런 20타점 OPS 0.572 WAR -0.76으로 타격 지표가 좋지 않았다. SK가 당초 그에게 은퇴를 제안했던 이유로 풀이된다. 

KIA는 FA 안치홍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나주환 영입은 안치홍과 김선빈, 두 내부 FA 내야수의 이적을 대비한 ‘보험용’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들어맞은 셈이다.

KIA는 2016년 무상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서동욱을 2018년까지 쏠쏠히 활용한 기억이 있다. 1984년생으로 만 36세 시즌을 맞이할 나주환이 두산 베어스와 SK에 이은 세 번째 팀 KIA에서 주전급 활약을 보일지 시선이 쏠린다. 


3) 장영석-박준태 트레이드, 현재와 미래를 맞바꾸다

KIA의 내야 보강은 안치홍 이탈 후 추가적으로 이어졌다. 1월 28일 KIA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내야수 장영석을 데려오며 외야수 박준태에 현금 2억 원을 얹어 내줬다. 

KIA와 키움이 맞트레이드한 내야수 장영석(좌측)과 외야수 박준태 (사진 : OSEN)

지난해 장영석은 시즌 개막 이후 4월말까지 타율 0.319 4홈런 30타점 OPS 0.875로 마침내 타격에 눈을 뜬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5월 이후 기나긴 침체에 빠진 끝에 타율 0.247 7홈런 62타점 OPS 0.654의 평범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용두사미 시즌에 그친 장영석의 WAR은 0.04로 가까스로 음수를 모면했다. 

장영석은 511이닝 동안 3루수 수비를 맡아 7개의 실책에 수비율 0.955로 불안했다. 1990년생으로 만 30세 시즌을 맞이하는 그가 갑자기 핫코너 수비에서 각성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내야 보강보다는 타선 보강에 초점을 맞춘 KIA의 장영석 영입으로 풀이된다. 

키움은 박준태의 가능성을 높게 보며 동시에 2억 원의 현금을 충당했다. 박준태는 지난해 타율 0.171에 홈런 없이 4타점 OPS 0.478 WAR -0.41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타격에 대한 잠재력은 갖추고 있고 수비력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선수층이 두터운 키움에서 1991년생 박준태가 자신의 자리를 확보할지 궁금하다. 


3. 2차 드래프트

지난해 11월 20일에는 비공개로 2차 드래프트가 단행되었다.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타 구단의 지명을 받아 이적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입단한 1, 2년차 선수가 자동 보호되면서 2차 드래프트 이적은 18명에 그쳤다. 두산과 키움은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았다.

예년에 비해 2차 드래프트 열기는 사그라졌지만 이번에도 ‘알짜’ 선수들이 포함되었다는 것이 공통적인 평가다.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되는 5명의 2차 드래프트 선수를 선정한다.

1) ‘2루수 재도전’ 정근우

2차 드래프트 18명의 이적 선수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정근우다.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SK의 세 번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으며 국가 대표 2루수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15 프리미어 12 우승에 기여했던 그가 한화의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LG 트윈스가 그를 2차 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해 데려갔다. 

2차 드래프트로 LG로 이적한 내야수 정근우 (사진 : OSEN)

2018년 시즌 도중 정근우는 2루수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내 1루수로 전환되었다. 2019년에는 한화의 약점인 외야로 나갔으나 끝내 외야수 안착에 실패했다. 1982년생으로 2020년 만 38세가 되는 나이까지 한화는 정근우의 활용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근우는 지난해 후반기 타율 0.336 2홈런 20타점 OPS 0.914로 특유의 매서운 방망이를 뽐냈다. 2루수가 야수진 최대 약점인 LG는 정근우의 2루수 복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정근우 본인도 2루수 복귀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과연 정근우가 잠실에서 2루수로 부활할지 주목된다. 

2)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 정진호 

외야수 정진호는 2011년 중앙대를 졸업하고 5라운드 38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2017년에는 6월 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역대 23번째 사이클링 히트에 역대 최소 이닝(5회말) 달성 대기록을 수립했다. 2018년에는 프로 데뷔 후 한 시즌에 가장 많은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2홈런 37타점 OPS 0.723 WAR 0.04를 기록했다.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외야수 정진호 (사진 : 한화 이글스)

하지만 KBO리그에서 야수진이 가장 탄탄한 두산에서 정진호는 끝내 주전을 차지하지 못했다. 2019년 66경기에서 타율 0.208 1홈런 3타점 OPS 0.530 WAR -0.44에 그친 그는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어 두산을 떠났다. 

정진호를 영입한 것은 한화다. 2020년 한화는 호잉과 이용규, 두 명의 외야수 주전은 확실하지만 좌익수는 주전을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정진호의 경쟁자로는 기존의 최진행, 양성우, ‘유망주’ 장진혁과 롯데에서 방출된 김문호 등이 꼽힌다. 1988년생으로 만 32세 시즌을 치르는 정진호가 한화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을 꿰찰지 궁금하다. 

3) ‘홀드왕 출신’ 이보근, 이강철 감독과 재회

우완 정통파 투수 이보근은 2005년 2차 5라운드 39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2008년 현대가 해체되고 히어로즈가 창단된 뒤에도 그는 꾸준히 마운드를 지켰다. 

2차 드래프트로 kt로 이적한 투수 이보근 (사진 : OSEN)

이보근의 커리어하이는 2016년이었다. 67경기에 등판해 5승 7패 25홀드 평균자책점 4.45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다. 2017년 18홀드, 2018년 24홀드로 그의 홀드 행진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이보근은 3+1년 총액 19억 원의 FA 계약으로 잔류한 직후인 2019년 크게 부진했다. 19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9.72에 그쳤다.

키움의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이보근은 kt 위즈로 이적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히어로즈에서 투수 코치로 한솥밥을 먹던 이강철 감독과의 재회가 이보근을 반등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4) ‘2016 세이브왕’ 김세현, 염갈량과 재회

2006년 현대에 2차 2라운드 16순위로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김세현은 2015년까지 한 시즌 최다승이 5승에 그쳤다. 150km를 쉽게 넘기는 속구를 갖췄지만 고질적인 제구 약점에 시달린 탓이다. 

2차 드래프트로 SK로 이적한 투수 김세현 (사진 : OSEN)

하지만 김세현은 2016년 62경기서 2승 무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잠재력을 활짝 꽃피웠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주로 선발로 나서던 그를 마무리 투수로 전환시킨 것이 완벽하게 적중했다. 

2017년 7월 KIA로 트레이드되어 통합 우승에 기여한 김세현은 이후 2년 동안 무진을 면치 못했다. 2019년에는 10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23에 그쳤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 후보로 꼽혔으나 1세이브도 거두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김세현은 KIA의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어 SK로 이적했다. 염경엽 감독과 재회한 것이다. 

지난해 부진에도 불구하고 김세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2km/h로 여전히 강력했다. 김세현이 지난해의 설욕을 벼르고 있는 SK의 불펜 필승조의 일원으로 반등할지 주목된다. 

5) ‘삼성 왕조 주역’ 채태인, SK에서 부활?

마이너리그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 2007년 입단한 ‘유턴파’ 채태인은 2009년 타율 0.293 17홈런 7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96으로 규정 타석을 처음 채우며 두각을 나타냈다. 1루수 수비 능력은 국내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최형우, 박석민과 함께 ‘삼성 왕조’ 구축에 앞장섰다. 

2차 드래프트로 SK로 이적한 내야수 채태인 (사진 : OSEN)

2016년 3월 채태인은 김대우와 맞트레이드되어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두 시즌 동안 넥센에서 뛴 그는 2017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해 사인 앤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부산상고 출신인 그가 고향 팀에 오게 된 것이다.

롯데에서 첫 시즌이었던 2018년 타율 0.293 15홈런 75타점 OPS 0.816 WAR 0.86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를 과시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59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51 5홈런 29타점 OPS 0.709 WAR -0.03으로 내려앉았다. 시즌 종료 뒤 2차 드래프트에서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어 SK로 이적했다. 

채태인 역시 김세현처럼 2016년 염경엽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인연으로 SK의 부름을 받았다고 풀이된다. 확실한 1루수 요원인 외국인 거포 로맥을 보유한 SK에서 그는 새로운 경쟁을 시작한다. 1982년생 채태인이 에이징 커브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 방출 선수 이적

1년 전 스토브리그에서 LG는 방출 선수 이성우와 전민수를 영입해 2019시즌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성우는 정상호를 밀어내고 백업 포수를 꿰차 안방 안정에 일조했다. 전민수는 전문 대타 요원으로 시즌 초중반 팀이 어려울 때 맹활약했다. 두 선수는 LG의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방출로 인해 소속팀을 잃고 자칫 은퇴 기로에 놓였던 이성우와 전민수는 2020년 LG에서 2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선수도, 팀도 모두 만족한 결과가 된 LG의 방출 선수 영입은 올 스토브리그에서 다른 팀들의 모델이 되었다. 방출 이후 새로운 둥지에서 부활을 노리는 선수들 중 5명을 꼽아본다. 

1) 이성우에 밀린 정상호, 이성우처럼?

정상호는 2015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해 4년 총액 32억 원에 LG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정상호는 LG에서의 FA 계약 기간 4년 동안 합계 87안타 WAR -1.23에 그쳤다. 잦은 부상으로 단 한 시즌도 80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했다. 2019년에는 타율 0.083에 홈런 없이 2타점 OPS 0.208로 저조했다.  

LG에서 방출된 뒤 두산에 영입된 포수 정상호 (사진 : OSEN) 

LG는 정상호와의 4년 계약이 만료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24일 방출을 통보했다. 이대로 선수 생활을 접나 싶었지만 두산이 전지훈련 출발을 앞둔 1월 23일 정상호 영입을 발표했다. 

두산은 지난해 1071.2이닝 동안 포수 수비에 나서 리그 최다 1위에 오른 박세혁의 백업 포수 역할을 정상호에 기대하고 있다. 정상호는 LG에서 자신을 밀어낸 이성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1982년생으로 만 38세 시즌을 치르게 될 정상호가 포수로서 반등하며 두산의 통합 2연패에 기여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2) ‘삼성 왕조 주역’ 장원삼, 두 번째 방출 뒤 이적

2002년 2차 11라운드 89순위로 현대의 지명을 받아 2006년 프로에 입문한 장원삼은 히어로즈의 현금 확보를 위해 2009년 12월 삼성으로 트레이드되었다. 그는 삼성에서 ‘빅게임 피처’로 이름을 날리며 ‘왕조’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LG에서 방출된 뒤 입단 테스트를 거쳐 롯데에 영입된 투수 장원삼 (사진 : OSEN)

하지만 2018년 부상으로 8경기 등판에 그치며 3승 1패 평균자책점 6.16으로 부진 끝에 삼성에서 방출되었다. 2019년 장원삼은 LG로 이적해 ‘삼성 왕조’에서 한솥밥을 먹던 류중일 감독과 재회했다. 하지만 LG에서 8경기 등판에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98로 반등에 실패했다.

시즌 종료 뒤 LG에서 방출된 장원삼은 롯데의 입단 테스트에 합격해 다시 새로운 팀에서 뛰게 되었다. 경성대 출신인 그가 고향 팀에 온 것이다. 최근 2년간 구위 저하에 시달려 1군에서 고전했던 장원삼은 구위 회복이 급선무다. 

3) ‘호랑이 변신’ 홍상삼, 인간승리 주인공 될까?

홍상삼은 방출 선수 중 매우 빠르게 새로운 팀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22일 두산에서 방출된 뒤 약 열흘만인 12월 1일 KIA가 영입을 발표했다. 

두산에서 방출되어 KIA에 영입된 투수 홍상삼 (사진 : OSEN)

충암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3라운드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홍상삼은 1군 데뷔 시즌이었던 2009년 주로 선발 투수를 맡아 9승 6패 3홀드 평균자책점 5.23으로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2012년에는 불펜에서 셋업맨을 맡아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1.93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홍상삼은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2016시즌에 앞서 두산에 복귀했지만 팀 내 위치는 미미해졌다. 고질적인 제구 약점을 되풀이한 그는 지난해 1군 3경기 등판에 그친 뒤 방출되었다. 그는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음을 고백했다. 여전히 강속구를 보유한 홍상삼의 관건은 제구 안정이다. 

4) ‘4할 타자’ 김문호, 한화에서 새 출발 

김문호는 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2006년 2차 3라운드 17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그는 2016년 6월초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해 그는 4할 타율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타율 0.325 7홈런 70타점 OPS 0.831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롯데에서 방출되어 한화에 영입된 외야수 김문호 (사진 : OSEN)

하지만 2017시즌 종료 뒤 FA 민병헌이 4년 총액 80억 원에 롯데에 영입되면서 김문호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전준우, 손아섭, 민병헌의 국가 대표 외야진을 구축하게 된 롯데에서 김문호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2019년 김문호는 1군과 2군을 들락거리며 51경기에서 타율 0.243에 홈런 없이 4타점 OPS 0.580 WAR -0.32에 그친 끝에 시즌 종료 뒤 방출되었다. 

김문호는 1월 14일 한화에 영입되었다. 2차 드래프트로 한화로 이적한 정진호와 마찬가지로 김문호도 좌익수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 겸업도 준비하고 있는 김문호로서는 2016년의 방망이를 되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5) ‘우타 거포’ 최승준, 한화 중심 타선 가세?

한화의 스토브리그 영입은 우타 거포 최승준까지 이어졌다. 2006년 2차 7라운드 51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에서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꽃피우지는 못했다. 

SK에서 방출되어 한화에 영입된 내야수 최승준 (사진 : OSEN)

최승준은 2015시즌 종료 뒤 FA 정상호의 보상 선수로 SK로 이적했다. 이적 첫해인 2016년 무려 1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에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 꾸준함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2019년 최승준은 10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27에 홈런과 타점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시즌 종료 뒤인 11월 23일 방출되었고 12월 6일 상당히 빠르게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최승준이 한화에서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며 중심 타선에 가세할지 궁금하다. 

각 팀들은 현재 해외 전지훈련이 한창이다. 전지훈련의 마지막 단계인 연습 경기에 이르면 각 팀의 약점이 노출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될 경우 트레이드가 또 다시 단행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지훈련 귀국 직후 시범 경기를 거쳐 정규 시즌 초반까지 또 다른 이적이 발생할 수 있다. 유일한 FA 미계약자 고효준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정규 시즌이 중단되는 전반기 종료 시점인 7월 24일부터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 31일까지는 마지막으로 트레이드가 집중되는 시기다. 올 시즌 이적 선수들이 KBO리그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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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이용선 칼럼니스트/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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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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