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유세윤⋅문세윤 천재적"➝송강호 "13개월째 일 없어"..말말말[종합]

선미경 2020. 2.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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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은정 기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착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OSEN=선미경 기자]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재치 있는 소감으로 국민적인 호응에 화답했다. 솔직한 답변으로 오스카 캠페인에서의 에피소드를 전했고, 영화 팬들의 응원에 고마워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까지 돋보였던 기자회견이다. 

영화 ‘기생충’ 팀이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카데미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감격스러운 순간을 함께 한 소감부터 길게 이어진 오스카 캠페인, 봉준호 감독의 차지작과 미국에서 드라마화되는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장혜진, 이선균, 박명훈, 박소담을 비롯해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을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고, 국내는 물론 일본 등 외신 기자들을 포함해 500여 명의 취재진이 찾았다.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들뜬 분위기와 취재 열기가 이어졌다. 

먼저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은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대해서 “참 기분이 묘하다”며, “‘기생충’을 통해서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에게 뛰어난 한국 영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돌아와서 너무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 팀의 기자회견은 좋은 성과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입담도 좋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솔직하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유쾌했던 순간들을 짚어봤다. 

[OSEN=조은정 기자] 감독 봉준호가 미소를 짓고 있다. /cej@osen.co.kr

# “처음하는데 도발씩이나 했겠냐.”

이날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역 영화제’라고 발언한 인터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도발한 것이냐?’라는 질문이 나왔던 것. 

봉준호 감독은 “처음 캠페인하는 와중에 도발씩이나 하겠냐”라고 웃으며, “영화제 성격에 대한 질문이 나오다가 아카데미는 아무래도 미국 중심 아니겠냐고 비교하다가 쓱 나온 단어다. 그런데 미국 젊은 분들이 SNS에 많이 올린 것 같다. 전략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고 대화의 와중에 자연스럽게 나왔다”라고 답했다. 

# “유세윤⋅문세윤 씨는 천재적”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 기간 내내 솔직한 수상 소감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언급하자 그는 “유세윤 씨 참 천재적인 것 같다. 존경한다. 문세윤 씨도. 최고의 엔터테이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앞서 두 사람은 봉준호 감독과 통역사 샤론 최를 패러디한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지 감독님이 편지를 보내왔다. 몇 시간 전에 편지를 읽었다. 나로서는 영광이었다. 나한테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니까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실례인 것 같다. 마지막에 그동안 수고했고 이제 쉬라고, 대신 조금만 쉬라고 했다. 나도 그렇고 창작자들이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OSEN=조은정 기자]배우 이정은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cej@osen.co.kr

# “영어 밤새 외우느라 힘들었다.”

이정은은 오스카 캠페인 시상식 당시 영어 소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을 유창한 영어로 소개했던 것이 화제를 모았던 바. 

이정은은 할리우드 진출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사실 ‘기생충’이 끝날 무렵에, 초반에는 인터뷰할 때마다 배우가 돼서 할리우드는 한 번 가봐야 하지 않나 이야기했었다. 영화를 찍고 세계에서 각광받다 보니까 굳이 할리우드 안 가도, 영화를 잘 찍으면 세계에서 알려주는데. 그런 기회가 온다면 생각해 보겠다”라고 말하면서, “(영어 인터뷰는) 외우느라 너무 힘들었다. 남아 있는 배우가 일정상 나밖에 없었는데, 보통 외국에서는 디렉터스컷처럼 감독님을 소개해야 한다. 밤새워서 대사 외우듯 연습하니까 괜찮더라”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OSEN=조은정 기자]배우 송강호가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cej@osen.co.kr

# “13개월째 일 없어.”

송강호의 깜짝 발언도 이어졌다. 이날 ‘기생충’ 배우들은 영화가 북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공을 거둔 만큼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송강호는 “나는 국내에서라도 일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촬영 지난해 1월 말이었다. 13개월째 지금 아무런 일이 없다. 국내에서라도…”라고 답했다. 기자회견 현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장혜진 역시 해외 화보 촬영이나 할리우드 진출 계획에 대해서 “일단 한국 화보부터 먼저 찍고 싶다”라고 답해 웃음을 줬고, 박명훈은 “아무도 못 알아봤다. 모습이 심하게 변해 있었기 때문에 보고서도 스태프 중에 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처럼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웃픈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OSEN=조은정 기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배우 송강호, 감독 봉준호가 기자회견 중 미소를 짓고 있다. /cej@osen.co.kr

# “자세히 보면 굉장히 자제하고 있다.”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 그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한 배우들은 벅찬 감정을 느끼며 무대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의 순간도 함께 한 송강호의 소감이었다. 

송강호는 “나는 사실 화면을 잘 보면 바로 옆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계속 내 얼굴이 나온다. 잘 보면 굉장히 자제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거다. 칸영화제 때 내가 너무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감독님 갈비뼈 실금이 갔다고 해서. 이번에는 얼굴 위주로, 어덜 때는 뺨을 때리고 뒷목을 잡기도 했다. 갈비뼈만 피해가는, 굉장히 자제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너무나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자세히 보면 자제했다”라고 말했다. 

[OSEN=조은정 기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착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 “샤론 최가 없는데…”

이날 현장에는 국내 기자들 뿐만 아니라 외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질의응답 중 CNN의 한 기자가 봉준호 감독에게 질문하자, 봉준호 감독은 “샤론 최가 없는 상황에서 영어 질문을 듣게 되니까 굉장히 당황했다”라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줬다.

또 봉준호 감독은 생가 보존 등 관련 관광콘텐츠 개발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는 내가 죽은 이후에 해주시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그런 기사들은 넘겼다. 그걸 가지고 내가 딱히 할 말이 없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해외 영화제 수상 19개, 해외 시상식 수상 155개, 총 174개(2월 19일 기준)의 수상을 기록 중이다. 오는 26일에는 흑백판이 개봉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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