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일본 관광업계 큰 타격.."관광지 사슴도 사람 보면 달려들어"

이동준 2020. 2. 7. 13: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 불매운동, 중국은 신종 코로나에 단체관광 취소, 일본 내 감염자 증가도 영향 미쳐
일본 나라현 나라 공원에서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사슴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일본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유명 관광지에 중국인 단체관광 취소가 잇따르는 한편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마저 줄면서 올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계기로 관광객 4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일본 정부의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전망했다.

7일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관광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관광을 금지한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3월 말까지 접수된 ‘신원보증서’ 신청 건수는 약 40만명지만 일본여행업협회(JATA)는 다수가 신청을 취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은 일본 여행시 ‘신원보증서’가 필요하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중국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이 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의 일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고강도 대책을 발표하면서 중국 여행객 감소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앞서 단체관광 금지령이 내려졌을 당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일본의 한 여행사의 경우 27일 이후 약 2만명분에 해당하는 480여건의 예약이 취소됐다. 데이코쿠호텔 오사카 지점도 단체 여행이 금지된 이후 매일 10~20건 정도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SMBC닛코증권은 “중국인의 단체여행 중단이 6개월간 이어질 경우 중국인들이 일본에서 사용하는 여행 지출이 약 2950억엔(약 3조 2341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3188만 2000명 가운데 중국인은 30.1%(959만 4000명)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또 한국인은 558만 4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25.9% 감소해 일본 여행 업계의 근심이 깊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 총리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관광이나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초래하기 시작했다”며 “만전의 대책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던 광광지가 주말임에도 텅 비어있다. (사진=SNS캡처)
◆신종 코로나에 관광지는 적막감
하지만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가 일본을 많이 찾는 한국과 중국에서 확산하고 일본 내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는 등 감염병 피해를 우려해 여행 등의 바깥 활동을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해 최근 일본의 유명 관광지는 관광객 발길이 끊겨 적막감마저 보인다.

교토시의 경우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던 관광지가 텅 비어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전해져 ‘비상사태’라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6일 사진을 게재한 누리꾼은 “교토 관광지에 사람이 없다”며 “주말에 텅 빈 관광지가 찍힌 건 신종 코로나가 얼마나 큰 위협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게시글에는 7일 현재 6만 6000여 건의 관심과 2만 8000건에 달하는 의견이 게재됐다.
사슴에게 과자 주는 중국 여성 (사진=환구시보 캡처)
일본 나라현 나라 공원에 '신종 코로나'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플래시 캡처)
그런가 하면 나라 관광에서 필수 코스로 손꼽히는 사슴 공원에서는 사슴들의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
7일 일본 온라인 매체 플래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이들에게서 먹이를 구하던 사슴들이 사람만 보면 떼 지어 몰려들어 ‘공포감마저 들게 한다.

이 공원 사슴들은 관광객에게 다가가 인사하는 포즈를 취한 뒤 과자를 받는데 최근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슴이 몰려들고 인사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고 전해졌다. 또 사람이 들고 있는 과자 봉투를 거칠게 빼앗는 등의 난폭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공원에서 과자를 파는 상인은 “사슴들이 평소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며 “사슴들은 항상 상냥히 인사하며 사람들에게 다가가 과자를 달라고 졸랐는데 관광객이 줄어든 지금은 사람에게 몰리는 사슴이 배가됐고 돌진할 기세로 달려든다”고 말했다.

일본 불매운동 전 한국 여행객이 즐겨찾던 후쿠오카현의 경우 한국 관광객의 발길을 기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후쿠오카현 벳푸의 한 온천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한국 여행객 방문이 줄어 근심이 크다”며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