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라보다 섀딩 더 팔렸다 '도자기 피부' 거부하는 韓여성

유지연 입력 2020. 1. 22. 05:03 수정 2020. 1. 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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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뷰티 트렌드 리포트

‘파운데이션 프리(foundation free)’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졌던 단어죠.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는다는 의미로 피부 화장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도자기처럼 아름다운 피부 표현을 중시했던 한국 여성들이 피부 화장을 하지 않는 과감한 시도를 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화장하지 않는 맨 얼굴, 즉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을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이죠. 이제 여성들은 진하고 화려한 메이크업을 지양하고, 나답지 않은 ‘꾸밈’에 반기를 듭니다.

2019년, 한국 여성들은 어떤 화장품을 바르고, 어떻게 화장을 했을까요? 모바일 리서치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뷰티 트렌드 리포트2020'을 살펴봤습니다. [사진 septian-simon on unsplash]


국내 거주하는 20~49세의 여성들의 화장품 구매·이용 행태에 대해 조사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0’이 공개됐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모바일 리서치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2020년 1월 3일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조사를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하루 평균 사용하는 화장품의 개수가 소폭 줄었습니다. 스킨케어 제품과 클렌징 제품, 피부 화장 제품의 사용 개수가 줄어들었죠. 특히 파운데이션을 생략하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로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은 대세가 됐습니다. 비비크림 등 얼굴 전체를 커버하는 제품보다는 컨실러 등 잡티만 가리는 부분 메이크업 제품의 선호가 올라갔죠.

그런데 색조 화장 제품의 사용 개수가 소폭 늘어 눈길을 끕니다. 화려하고 진한 메이크업을 지양한다고 했는데 이상하다고요? 하지만 어떤 품목이 늘었는지 살펴보면 이해가 됩니다.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 등 일명 센 얼굴을 만드는 제품보다, 아이섀도나 섀딩처럼 얼굴에 은은한 명암을 주는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하루 평균 5개의 스킨케어 제품 쓴다

'K-뷰티'하면 떠오르는 8단계의 복잡한 스킨케어 신화가 깨지고 있다. 한국 여성들은 하루 평균 5개의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 christin-hume on unsplash]


한국 여성들은 하루 평균 5개의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했다. 스킨, 크림, 로션, 에센스, 마스크팩 순이었다. 40대 5.6개, 20대 4.5개로 연령이 높을수록 사용 제품 수가 증가했다. 로션과 에멀션을 사용하는 사람은 줄고, 대신 앰풀과 세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가장 중시하는 화장품은 역시 수분 공급 제품들로 전체 응답자의 67.3%가 수분 라인을 필수 스킨케어 라인으로 인식했다.

아침에는 클렌징폼 위주로, 저녁은 클렌징폼에 더해 하나의 세안 제품을 더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것은 아침 세안 시 클렌징 제품 사용이 평균 1.5개로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물 세안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 저녁 클렌징에서는 클렌징폼과 오일, 워터 타입의 비중이 높았다.


자연스러운 피부 선호, 눈가·윤곽 메이크업 선호

자연스러운 화장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이 인기다. 아이라이너나 마스카라보다는, 눈가에 음영을 주는 아이섀도, 윤곽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진 unsplash]


도자기 피부, 물광 피부를 추구했던 것도 옛말. 촉촉한 피부보다는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이 좋다는 여성들이 늘었다. 피부 메이크업 제품의 사용량은 평균 3.1개로 소폭 감소했고, 대신 입술 화장이나, 눈가·윤곽 화장 제품에 관심이 높아졌다.

응답자의 41%는 자연스러운 피부를 선호했다. 평균 사용하는 피부 메이크업 제품 개수는 3.1개로, 자외선 차단제가 기본, 여기에 쿠션 팩트나 파운데이션, 파우더 등을 더하는 식이 많았다. 비비크림과 씨씨크림을 사용하는 사람은 2017년 45%에서 2019년 35.7%로 감소했다. 특히 20대 중 비비크림과 씨씨크림을 사용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19.2%에 그쳤다. 대신 컨실러를 사용하는 20대의 비중은 36%로 가장 높았다. 반대로 30대와 40대는 컨실러보다 비비크림, 씨씨크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연령대별 차이를 보였다.

20대가 평균 5개로 가장 많은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했다. [사진 diana ruseva on unsplash]


한국 여성들은 립 메이크업 제품을 기본으로, 아이브로우(눈썹), 아이섀도, 아이라이너 등 평균 4개의 색조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20대는 평균 5.1개, 30대는 평균 3.9개, 40대는 3.3개로 연령대가 낮을 수록 많은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했다.

입술 화장이 색조 메이크업 중 가장 중요한 단계로, 그중 립틴트의 구매가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주목할 것은 눈썹 메이크업의 중요성이 낮아졌다는 것. 2017년 35.8%에서 2019년에는 31.7%로 관심도가 낮아졌다. 대신 아이 섀도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2.5% 증가했다. 섀딩 등 윤곽 메이크업 제품 비중도 2.9% 증가했다.


작은 기업 제품도 좋다, 드럭 스토어 선호

평소 피부 관리 비법으로 가장 사랑받은 제품은 역시 마스크팩이었다. [사진 toa heftiba on unsplash]


한국 여성들은 평소 피부 관리 방법으로 집에서 마스크 팩을 사용하는 것을 가장 선호했다. 그 외 집에서 각질 제거를 하고, 피부에 좋은 영양제를 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영양제를 먹는 먹는다고 응답한 이들이 2017년 14.3%에서 2019년 21.1%로 4.3%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화장품을 구매할 때는 피부 고민에 맞는 제품이나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 발림성이나 흡수력 등 사용감이 좋은 제품 위주로 선택했다. 응답자의 약 70%가 화장품 성분에 대해 고려를 하고 있었다. 화장품을 구매할 때 실제로 성분을 확인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43%로 지난해 대비 4% 증가했다.

화장품 구매는 주로 드럭스토어에서 이루어졌다. 중소 기업 제품을 구입했다는 사람의 비율도 60%로 높았다. [사진 unsplash]


화장품을 살 때 가장 많이 들르는 곳은 드럭 스토어(뷰티&헬스 스토어)로 연령대별로 평균 50%에 육박했다. 백화점은 연령대별로 약 20% 내외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원 브랜드 숍(미샤, 스킨푸드 등)은 지난해에 비해 3~6% 감소했다. 온라인 채널 중에서는 G마켓 등 인터넷 오픈마켓과 소셜 커머스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오픈해 화제가 됐던 멀티 브랜드 숍 ‘세포라’의 방문 경험은 응답자의 16~17% 수준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뷰티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했다는 사람들은 60%에 육박, 지속해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20대의 구매 경험이 69%로 가장 높았다.

화장품을 구매할 때 친구와 지인의 추천에 영향을 받는다고 대답한 사람이 51.1%로 가장 높았다. 뷰티 크리에이터의 영상이나 SNS 채널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람은 32.2%, 다만 20대 층에서는 46%로 높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고려할 때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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