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은 '동백꽃 필 무렵'을 닮았다

최영균 입력 2020. 1. 8. 13:12 수정 2020. 1. 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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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대상''불패' 외 공효진 설명에 필요한 몇 가지 키워드들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공효진이 지난 1일 2019 KBS 연기대상을 받았다. 12월 31일 저녁 시작된 시상식은 대상 차례에 해를 넘겨 2020년 들어서서야 엔딩의 주인공을 공개했다. 수상 시점만 2020년으로 넘어온 것이 아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종영한 지 두 달이 돼 가지만 공효진에 대한 관심은 대상 수상을 계기로 새해 들어 다시 가열되고 있는 느낌이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동백꽃 필 무렵>은 물론 <질투의 화신>,<주군의 태양> 등 공효진의 이전 출연작들까지 줄줄이 편성해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에서 실패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 지난해까지 ‘불패’로 설명됐다면 올해는 ‘연기대상’을 추가해 더욱 독보적이 된 공효진과 어울리는 방송가 분위기다.

사실 ‘불패’이자 ‘연기대상’이면 다른 설명은 필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공효진이라는 배우에 대해 알려줄 키워드는 아직도 꽤 남아 있다. 공효진은 스토리들의 풍부한 결합으로 남다른 작품이 된 <동백꽃 필 무렵>을 닮았다. 그간 활동과 결과를 들여다보면 스토리를 풍성하게 갖춘 배우이기 때문이다.

<2019 KBS 연기대상>

우선 ‘인생작 메이커’가 있다. 출연 드라마가 상대 남자배우에게 인생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동백꽃 필 무렵>도 상대역인 강하늘에게는 드라마 인생작이 됐다. 앞서 멀리 2002년의 <내멋대로 해라> 양동근부터 <고맙습니다> 장혁, <파스타> 이선균, <최고의 사랑> 차승원 등 많은 남자배우들이 공효진과 만나 인생작을 찍었다.

물론 이후 작품에서 인생작을 경신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공효진을 만난 작품이 그 시점까지의 대표작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이는 공효진의 연기 스타일이 상대 캐릭터를 잘 살리고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필요한 좋은 호흡을 잘 이끌어내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영화배우’도 공효진 설명에 뺄 수 없는 키워드다. 한국 영화계에는 여배우들이 설 영역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멜로의 쇠퇴 등과 맞물려 단독 주연은 고사하고 공동 주연작도 보기 힘든 상황. 이런 상황에서도 공효진은 꾸준히 주연으로 영화를 찍고 있다.

2016년 <미씽:사라진 여자>부터 <싱글라이더>(2017), <도어락>(2018), 그리고 2019년 <뺑반>과 <가장 보통의 연애> 두 편 등 매년 주연작을 스크린에 올렸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면서 이런 필모그래피를 남기고 있는 여배우는 손예진 정도를 제외하면 찾기 쉽지 않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 컷

‘패셔니스타’는 이미 많이 알려진 수식어. 공효진은 패션쇼나 시사회, 화보는 물론 일상에서까지 빼어난 패션 감각으로 많은 워너비를 만들어온 지는 오래다. 그런데 공효진의 패션 감각이 특히 높이 평가받아야 할 때가 드라마 속에서다.

공효진은 서민이나 중산층 역할을 많이 맡는데 이런 캐릭터는 명품으로 적당히 패션 센스를 포장할 수 있는 상류층 인물에 비해 스타일링상의 제약이 많다. 그럼에도 출연작마다 착용한 의상과 액세서리들에 관심이 쏠리고 화제가 되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만 방송되면 ‘동백이룩’처럼 맡았던 배역 이름으로 스타일을 정리한 관련 포스팅이 넘쳐난다.

이번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스타일링으로 캐릭터의 사실감은 잘 지키면서도 스타일리쉬한 모습을 보여줬다. 데님 셔츠나 다양한 베스트들을 유행시켰고 원피스나 블라우스도 패션템으로 각광 받았다.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끝으로 ‘성실함’도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신비주의 전략, 재충전, 작품 선택 고심 등을 이유로 매년 작품을 내놓지 않는 주연급 스타들이 많다. 하지만 공효진은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해왔다. 스타로 자리 잡은 이후에도 단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작품으로 팬들과 만났다.

거의 매해 드라마를 하다가 <질투의 화신>(2016)과 <동백꽃 필무렵> 사이 공백이 있는 듯하지만 이 사이에는 매년 영화를 선보였다. 2014년에는 교통사고로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지만 특유의 성실함으로 당시 촬영 중이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와 이후 활동에 차질이 없게 만들었다
.
그래서 ‘연기대상’ 이후 관심이 더 높아진 공효진의 다음 작품 역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KBS, SBS, MBC,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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