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③]류현진·김광현, 새해 맞아 '새로운 도전' 나선다

김희준 2020. 1.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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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감독 "류현진, 마운드 오를 때마다 승리 기회" 기대감
세인트루이스 사장 "김광현, 구원이나 선발로 뛸 수 있다"
[토론토=AP/뉴시스]류현진이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 기자회견 중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류현진은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최고액인 4년 8천만 달러(한화 약 930억 원)에 계약했으며 등 번호 99번을 계속 사용한다. 2019.12.28.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투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020년 나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류현진에게도, 김광현에게도 올해는 의미있는 해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서 뛰어온 류현진은 새로운 환경에서 2020시즌을 맞는다. 김광현은 2019시즌을 마치고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뤘다.

2013년 LA 다저스와 계약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만 뛰었다.

지난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류현진은 2019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에 이은 대어급 선발 투수 자원으로 꼽혔다.

다수의 구단이 관심을 드러낸 가운데 류현진은 토론토행을 택했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약 929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이는 토론토 구단 역사상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고액이다. 2006년 5년간 5500만달러에 계약한 A.J.버넷을 넘어섰다.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도 2006년 버논 웰스(7년 1억2600만달러), 2014년 러셀 마틴(5년 82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다.

거액을 투자한 토론토 구단의 기대는 크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류현진은 보면 볼수록 뛰어난 투수였다. 4가지의 공을 자유자재로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고,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우리에게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한층 험난해진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

지난해까지 내셔널리그에서 뛰었던 류현진은 올해부터는 아메리칸리그에서 뛴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반면 아메리칸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다. 내셔널리그 투수들은 비교적 타격이 약한 투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쉬어갈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투수 대신 타격에만 집중하는 지명타자가 타순에 포함돼 투수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더 까다롭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는 그렇게 쉬어갈만한 타순이 없다. 투수에게는 더욱 힘든 환경이다.

게다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는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신흥 강호 탬파베이 레이스가 버티고 있다.

동부지구에 속한 팀들은 막강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지난해 8월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회초 1사 만루에서 디디 그레고리우스에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역대 최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양키스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팀 타율 4위(0.267), 홈런 2위(306개), 득점 1위(943점), 타점 2위(904개), OPS(출루율+장타율) 3위(0.829)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보스턴도 만만치 않다. 메이저리그 전체 팀 타율 3위(0.269)에 올랐고, 팀 타점 5위(857개), 팀 득점 4위(901점)였다. OPS도 0.806으로 5위를 차지했다.

다저스가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었던 반면 류현진의 새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파크 팩터에 따르면 올해 로저스 센터는 30개 구장 중 가장 많은 홈런 지수(1.317)를 기록했다.

험로에도 류현진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류현진은 "바꿀 것은 없다. 내가 갖고 있는 구질과 공으로 조금 더 정교하게 해야한다"며 "모든 구장은 다 똑같다. 콜로라도의 쿠어스 필드에서 던져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광현은 2019시즌을 마치고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의 허락 하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김광현이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헬로 세인트루이스"라고 쓰인 미니 팻말을 들고 웃고 있다. 좌완 김광현은 2년, 800만 달러 계약에 입단했으며 등 번호는 33번으로 알려졌다. 2019.12.18.

김광현은 지난달 18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기간 2년, 보장 금액 80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등판 경기 수에 따라 매년 최대 100만달러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2014시즌을 마치고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던 김광현은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제시해 KBO리그에 남았지만, 5년 만에 다시 도전해 꿈을 이뤘다.

김광현의 새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는 137년의 전통을 가진 명문구단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뉴욕 양키스(27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가장 많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국내 팬들에게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2016~2017년 몸 담았던 팀으로도 친숙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인 김광현의 처지는 에이스 대우를 받는 류현진과는 다르다.

김광현은 세이트루이스와 계약하면서 계약 조건에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포함했다. 사실상 빅리그 데뷔가 확정된 셈이다.

그러나 선발 자리까지 보장받지는 못했다. 김광현은 오는 2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존 모젤리악 사장은 "김광현은 구원이나 선발로 뛸 수 있고, 혹은 둘 다로도 뛸 수 있다"면서도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의 경쟁자로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꼽힌다.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김광현이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을 마치고 그의 등 번호 '33'을 보여주고 있다. 좌완 김광현은 2년, 800만 달러 계약에 입단했으며 등 번호는 33번으로 알려졌다. 2019.12.18.

잭 플래허티와 애덤 웨인라이트,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컬러스 등 기존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이 우완 일색이라 좌완인 김광현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다.

김광현은 입단 기자회견 당시 "팀에서 필요한 역할과 위치에서 던지고 싶다"면서도 "선발 투수가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서로 다른 리그에서 뛰게 되지만, 류현진과 김광현이 선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2020시즌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는 인터리그에서 4차례 맞붙을 전망이다. 6월2일과 3일 세인트루이스 홈에서, 8월 19일과 20일 토론토 홈에서 맞대결을 한다.

물론 둘의 선발 맞대결은 김광현이 선발 한 자리를 꿰차야 가능한 일이다.

KBO리그에서는 류현진과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김광현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KBO리그 무대를 누볐다. 함께 뛴 6시즌 동안 같은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적은 없었다.

한편 류현진은 2월14일부터 팀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다음 시즌을 위한 구슬땀을 흘린다. 김광현은 2월12일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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