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접수' 김가영 "포켓 첫 우승때보다 훨씬 기쁘다"[현장 일문일답]

김가영이 LPBA 6차 대회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든 채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고양=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부담 많이 느꼈다…포켓 첫 우승 때보다 훨씬 기쁘다.”

프로 3쿠션 전업 6개월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가영(36)은 감격해 했다. 그는 19일 오후 7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로당구 6차 대회 ‘SK렌터카 LPBA 챔피언십’ 결승전(5전 3선승제)에서 류지원(43)을 세트 스코어 3-1(11-6 11-7 9-11 11-4)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1500만 원을 획득했다.

지난 1996년 당구에 입문한 김가영은 포켓9볼에서 국내에 적수가 없는 1인자다. 2011 WPBA 투어 챔피언십과 2012 세계 여자10볼 세계선수권, 2014 WPBA 마스터즈 등을 제패했다. 특히 2015년엔 차이나오픈 우승으로 여성 포켓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석권)을 달성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레전더리’ 행보를 썼다. 그러다가 지난 6월 초대 대회에 초청 선수 겸 와일드카드로 시드를 받아 출전한 뒤 3쿠션 프로 선수로 완전히 변신했다. 포켓과 3쿠션은 테이블 크기서부터 큐까지 다르다. 그러나 김가영은 당구에 입문할 때 4구와 3쿠션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마 3쿠션 대회에서도 우승 경력이 있다. 이런 경험은 오랜 기간 포켓 선수로 활동하다가 3쿠션 무대로 옮겼지만 적응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 김가영은 초대 대회부터 4강에 올랐고 2~3차 대회 연속 8강에 진출하면서 잠재력을 뽐냈다. 4차 대회 16강, 5차 대회 64강에서 각각 탈락하면서 주춤했지만 6차 대회에서 다시 세계 정상급 선수다운 위용을 떨치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김가영이 포켓을 통틀어 국제 대회에서 우승에 성공한 건 지난해 1월 WPBA 그랜드 슬램 이후 23개월 만이다.

다음은 김가영과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좋다. 매우 기쁘다.(웃음)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대하면서도 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

- 포켓 처음 우승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아주 다르다. 포켓 시절엔 오로지 도전만 했다. 3쿠션은 여러 가지 부담을 안고 시작했다.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다. 그래서 3쿠션 우승이 훨씬 기쁘다.

- 3쿠션 선수가 이제 익숙한가.
아직 다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포켓 선수로)25~26년을 해온 습관을 바꾼다는 게 쉽지 않다. 사실 선수 생활 마무리하는 날까지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눈이 자꾸 적구를 본다. 수구를 봐야 하는데….(웃음) 또 스트로크의 길이나 속도 등이 아직 (포켓) 습관이 나온다.

- 류지원과 비교해서 결승 경험이 많아서인지 한결 여유로워 보였는데.
포켓 할 땐 내가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였다면 3쿠션은 아직 부족하다. 그럼에도 경기는 계속 뛰고 있다. 주변에서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마음속 진정한 카리스마가 아직 없다.(웃음)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 실수할 때마다 웃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는데.
3쿠션은 회전과 속도, 두께가 다 맞아야 한다. 그런데 경기 중 두 가지를 기억하면 한 가지를 꼭 빠뜨린다. 그럴 때마다 ‘이거밖에 안 되느냐’며 스스로 자책하게 되더라.

- 평소 롤모델로 여기고 참고하는 선수의 플레이가 있나.
아직 모르는 공이 많다. 3쿠션을 친 기간이 아직 짧기 때문에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보다 경험을 늘리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김재근 프로와 같은 신한금융투자 소속의 오성욱 프로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김재근의 회전력, 오성욱의 두께 사용을 익히고 싶다.

- 경기장에 아버지가 오신 것 같은데.
경기 전에 별다른 말씀을 하진 않으셨다. 오히려 경기 후 뵙게 되면 ‘뒤돌려치기 훈련 안 했느냐’고 하실 것 같다. 혹은 큐 스피드를 (지적하며) 말씀하지 않으실까…. 기분이 나쁘지 않으시다면 ‘수고했다’정도 해주실 것 같다.

- (대한당구연맹과 PBA 갈등 문제로) 포켓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데.
솔직히 아쉬운 건 있다. (김가영포켓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여전히 포켓을 치는 학생과 평소 지내고 있다. 동시간에 세계선수권대회가 중국에서 열리고 있다. (친분이 있는) 영국의 켈리 피셔 선수가 결승에 올랐더라. 이밖에 친한 선수에게 지속해서 연락이 오는데 나중에 (3쿠션과 포켓을 함께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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