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 여왕' 김가영, 프로 3쿠션 무대도 접수..LPBA 첫 우승[현장리뷰]

김용일 2019. 12. 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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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 6차 대회를 우승한 김가영.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고양=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포켓 여왕’이 프로 3쿠션 무대까지 접수했다.

여자 당구 스타 김가영(36)이 프로 3쿠션 선수 전업 6개월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가영은 19일 오후 7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로당구 6차 대회 ‘SK렌터카 LPBA 챔피언십’ 결승전(5전 3선승제)에서 류지원(43)을 세트 스코어 3-1(11-6 11-7 9-11 11-4)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1500만 원을 품었다. 이전 1, 5차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던 류지원은 준우승(상금 480만 원)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1996년 당구에 입문한 김가영은 포켓9볼에서 국내에 적수가 없는 1인자다. 2011 WPBA 투어 챔피언십과 2012 세계 여자10볼 세계선수권, 2014 WPBA 마스터즈 등을 제패했다. 특히 2015년엔 차이나오픈 우승으로 여성 포켓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석권)을 달성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레전더리’ 행보를 썼다. 그러다가 지난 6월 초대 대회에 초청 선수 겸 와일드카드로 시드를 받아 출전한 뒤 3쿠션 프로 선수로 완전히 변신했다.

포켓과 3쿠션은 테이블 크기서부터 큐까지 다르다. 그러나 김가영은 당구에 입문할 때 4구와 3쿠션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마 3쿠션 대회에서도 우승 경력이 있다. 이런 경험은 오랜 기간 포켓 선수로 활동하다가 3쿠션 무대로 옮겼지만 적응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 LPBA 초대 대회부터 4강에 올랐고 2~3차 대회 연속 8강에 진출하면서 잠재력을 뽐냈다. 4차 대회 16강, 5차 대회 64강에서 각각 탈락하면서 주춤했지만 6차 대회에서 다시 세계 정상급 선수다운 위용을 떨치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김가영이 포켓을 통틀어 우승에 성공한 건 지난해 1월 WPBA 그랜드 슬램 이후 23개월 만이다.

김가영은 3전 2선승제로 열린 4강전에서 김예은을 상대로 단 34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11-5 11-9) 승리를 따냈다. 에버리지 1.467. 심판 출신으로 유명한 류지원도 김경자를 세트스코어 2-1(11-8 10-11 9-3)로 누르고 결승 고지를 밟았다.

둘 다 LPBA 결승 무대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포켓에서 활동하며 국내·외 대회에서 여러 차례 결승전을 경험한 김가영이 살 떨리는 무대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가영은 1세트부터 정교한 뒤돌려치기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샷을 뽐냈다. 반면 류지원은 다소 긴장한 나머지 샷이 지속해서 흔들렸다. 김가영이 10이닝 만에 11-6 승리를 거두면서 가볍게 출발했다. 2세트 역시 마찬가지다. 5이닝까지 7-7로 맞선 가운데 김가영은 6이닝 뱅크샷(2점)을 포함해 하이런 3점에 성공한 뒤 세트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류지원이 공타를 범했고 김가영은 7이닝 침착하게 옆돌리기로 11-7 승리를 따냈다. 2세트 에버리지 1.571을 기록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류지원.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3세트에도 김가영의 샷은 흔들림이 없었다. 몇 차례 난구에도 당황하지 않고 정교한 샷으로 점수를 쌓았다. 반면 류지원은 6이닝에 볼 파울을 범하는 등 조급한 마음에 실수까지 나왔다. 김가영은 7-4로 앞선 7이닝 뒤돌려치기 성공에 이어 8이닝에도 1점을 더 보태면서 9-4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류지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막판 반격에 성공했다. 9이닝 정교한 횡단 샷과 걸어치기 샷 등을 묶어 3점을 만회했다. 김가영이 공타를 범하면서 10이닝 다시 기회를 잡은 그는 시원한 대회전 뱅크샷을 앞세워 하이런 4점에 성공, 11-9 역전승하며 극적으로 승부를 4세트로 끌고 갔다.

운명의 4세트. 김가영과 류지원 모두 평범한 옆돌리기와 비껴치기 등에도 두께 조절 실수가 나오며 좀처럼 점수를 쌓지 못했다. 부담스러운 경기 흐름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가운데 승기를 잡은 건 김가영이다. 3-3으로 맞선 10이닝 뒤돌려치기를 앞세워 2점을, 14, 16, 17이닝 각각 1점씩 꾸역꾸역 점수를 보탰다. 반면 류지원은 11~19이닝까지 9연속 공타에 머물렀다. 결국 김가영이 9-4로 리드한 20이닝 챔피언 포인트를 잡은 뒤 뒤돌려치기에 성공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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