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해수 "청룡 최고령 신인상 타이틀 기뻐, 후배들에게도 희망이 되기를"(청룡 인터뷰)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2019년 11월 21일은 배우 박해수(38)에게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됐다. 생애 단 한번 받을 수 있는 청룡영화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그 날은 올해 1월 결혼식을 올린 박해수가 결혼 후 맞이하는 자신의 첫 번째 생일이었다. 자신의 생일에 청룡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 셈이다.
그리고 자신의 첫 스크린 주연작 '양자물리학'(이성태 감독)을 만나 마침내 꽃을 피웠다. 극중 그는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에게 시원한 한방을 먹이는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를 완벽히 연기했다. 현란한 말솜씨를 선보이며 과묵하고 우직한 모습을 보여줬던 드라마와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 관객과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의 마음을 빼앗았다.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차근차근 앞으로 전진하던 박해수는 38세, 늦은 나이에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라는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됐다.
수상 당시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겉으로만 그렇게 보였을 뿐 정말 엄청 떨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정말 제가 상을 받게 되리라고 예상을 하지 못했다. 당연히 다른 동생들이 받을 줄 알았다. 시상식 당일 아침에 목욕탕에 가서 탕 속에 앉아있는데 나도 모르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수상소감을 생각하게 되더라. 그런 내 모습을 보며 '그만하자'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기도 했다. 막상 내 이름이 호명되고 무대 올라가니 내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더라."
청룡영화상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박해수는 "너무 행복한 타이틀"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최고령 신인상'이라는 타이틀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제가 늦은 나이에도 상을 받는 모습이 후배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가 걸어왔던 길이 틀리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제 수상으로 인해 후배들에게 약간의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함께 후보에 올랐던 동생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함께 출연해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절친한 동생인 정해인과 김성철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들이 받아야 하는 인생에 한 번 뿐인 신인상을 늦은 나이에 내가 받게 되는 거 것 같아 미안하다. 그런데 해인이와 성철이가 현장에서도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주더라. 이루 말 할 수 없이 고마웠다. 이 친구들의 축하가 정말 진심이라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해인이는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형이 받을 줄 알았고 형이 받아서 정말 기쁘다'라며 장문의 문자를 보내줬다. 성철이도 정말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더라.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시상자로 참석해 박해수에게 트로피를 건넸던 크리스탈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박해수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연인 호흡을 맞췄던 크리스탈은 무대 뒤에서도 박해수에 따뜻한 포옹을 건네며 마치 아이처럼 그의 수상을 자신의 수상처럼 기뻐해 스태프들의 눈길을 빼앗기도 했다. "수정이가 오는지 몰랐는데 성철이가 말해줘서 알게 됐다. 만약 내가 무대에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거고 못올라가면 못 만나게 되는 건데, 수정이를 만나고 싶어서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수정이랑은 평소에 힘들때도 서로에게 연락을 해 좋은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수정이만큼 착하고 겸손하고 인간적이고 건강한 친구가 없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할때도 진짜 친동생 같았다. 무대 위에서 또 무대 뒤에서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뻤다."
이어 박해수는 신인상 수상만큼이나 잊지 못했던 청룡의 순간을 '우빈이를 다시 본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비인두암 투병으로 인해 휴식기를 가졌던 김우빈은 청룡영화상에서 시상자로 2년 만의 공백을 깨고 대중 앞에 섰다. 김우빈과 함께 영화 '마스터'에 출연했던 박해수는 "정말 우빈이 봤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었던 시상식이었다. 우빈이와 '마스터'를 같이 출연했었는데, 우빈이는 주연배우고 난 정말 작은 배역에 불과했다. 그런데 우빈이가 현장에서 정말 정말 나를 많이 챙겨줬다. 우빈이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그런 우빈이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게 되니 마음이 울컥하더라"고 말했다.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극중 배역 찬우 말처럼 박해수의 모든 상상은 청룡영화상에서 현실이 됐다. 박해수 역시 대사가 가진 힘이 현실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 찬우와 제 인생이 비슷해요. 다른 선배님들처럼 인생에 엄청나게 큰 굴곡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나름 늦깍이 신인 배우로 찬우처럼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고, 찬우처럼 스스로를 위한 주문을 외우고 다녔다. 그리고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양자물리학'이라는 영화가 가진 의미와 부합하는 결과를 이뤄낸 것 같아 더 기쁘다."
신인상이 주는 무게를 부담감이 아닌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그는 최근 1~2년 사이에 자신에게 쏟아진 큰 관심을 언급하며 "사실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 내게도 갑작스러운 일이다"며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름 차근차근 나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된 건 갑작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절대 조급해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큰 관심으로 인해 당장 내가 대단한 어떤 걸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은 없다. 나는 스스로가 대단한 걸 보여줄 수 있는 재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가진 게 없다고 믿기 때문에 내 재능이 떨어지면 어쩌나라는 걱정도 없다. 잃는 게 없는 만큼 불안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작품과 사람을 만나면서 천천히 발전해나가는 사람인 것 같다. 앞으로의 내 모습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작품과 새로운 인물을 만나 그만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지금처럼 묵묵히 연기를 해나가게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박해수는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게 되기까지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준, 또 앞으로의 길을 함께 걸어갈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수상 당일 너무 떨린 나머지 무대 위에서 아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린다는 박해수는 "조우진 선배님께서 조연상을 수상하시고 아내분을 향해 너무 멋있게 수상 소감을 하셔서 더욱 마음에 걸렸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조우진 선배님 수상 소감에 아내 이야기를 하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더라. 그때부터 얼른 집에 가야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수상소감 때 아내 이야기도 못했는데 집에 가니 아내가 수상 축하 겸 생일 케익을 준비해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다. 아내에게 전하고 싶다. '내가 태어난 날, 감사하게도 제40회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게 됐다. 이건 당신 덕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고맙다는 말 뿐이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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