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의 전략 실패, 그리고 LG의 고민

이형석 입력 2019. 12.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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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형석]
FA(프리에이전트) 오지환의 LG 잔류는 확정됐고, 이제는 계약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오지환(29)은 이번 FA 협상에서 구단에 6년 계약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FA 6년 계약은 정수근(롯데, 2003년 40억6000만원)과 최정(SK, 2018년 106억원(2018년) 두 명뿐이었다. 둘 다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여 구단에 당당하게 요구했다. LG는 오지환 측의 이런 요구에 난감해 하며 4년 계약을 원했다.

더군다나 오지환의 에이전트가 SNS에 스스로 구단에 6년 계약을 제의한 사실을 알렸다. 물밑에서 이뤄져야 할 협상 카드를 밖으로 공개했는데, 이는 여러 이유로 자신의 발목을 붙잡은 꼴이 됐다. 그를 둘러싼 여론은 나빠졌다. 결국 얼마지 않아 이 게시물을 자진 삭제 처리했다. 시장 분위기와 선수 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오지환 측의 FA 협상 전략은 실패였다.

그러자 백지위임 카드를 꺼냈다. 오지환 측은 지난 5일 오후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FA 계약과 관련해 구단에 백지위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어느 구단과도 계약을 맺고 팀을 옮길 수 있는 FA 신분의 오지환이 LG와 계약서에 사인을 한 건 아니나 '사실상 LG에 남겠다'는 확실한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공을 넘겨받은 LG는 고민이다. 대개 FA 선수는 구단과 계약 기간, 총액, 세부 조건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기 마련인데 팀의 주축 선수가 '원소속팀에 남겠다'는 의사를 전하며 계약 기간과 총액 등에 있어 구단에 백지위임을 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도대체 얼마를 줘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졌다. 협상에 최전선에 있는 차명석 LG 단장도, 사령탑인 류중일 LG 감독도 이런 고민을 드러냈다. 오지환의 백지위임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쥐었지만, 선뜻 계약에 나서지 못한 이유다. 협상 과정에서 구단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계약을 추진하면 되나 LG는 차명석 단장의 해외 출장과 내부 회의 등의 이유로 계약을 뒤로 미룬 상태다.

LG 역시 오지환과의 협상과 관련해 3년 전 통합우승을 이끈 두산 김재호(4년 50억원)를 기준으로 삼아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시장 상황이 FA 선수에게 불리하면 구단에서 좀 더 유리한 쪽으로 계약을 맺는 것이 가능하나, LG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오지환의 상징성도 감안하고 있다. 여러모로 눈치가 보이고,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차명석 단장은 해외 출장을 떠나기 전에 "선수가 백지위임 의사를 밝혀 서두를 것은 없다"면서 "오지환 선수의 의견에 감사하고 구단은 최대한 존중과 예우를 하겠다. (오지환의 FA 계약 규모에 대해) 추가로 구단 내부 회의가 필요하고, (모 그룹에) 보고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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