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위침 자세로..'포수난 해결 선봉' 지성준의 혹독한 겨울나기[SS TALK]

김용일 2019. 12. 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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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둘째 주부터 메시지 OFF.'

롯데 포수난 해결이라는 중책을 떠안은 지성준(25)의 휴대폰 모바일 메시지 알림말엔 이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베테랑을 영입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기존 김준태와 동갑내기인 1994년생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롯데 행보에 많이 이들이 놀라워했다.

특히 롯데는 올해 최다 폭투(103개), 최다 실책(103개), 최다 사구(546개) 등 불명예스러운 지표를 떠안으면서 포수난과 궤를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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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12월 둘째 주부터 메시지 OFF.’

롯데 포수난 해결이라는 중책을 떠안은 지성준(25)의 휴대폰 모바일 메시지 알림말엔 이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그는 비활동기간에도 누구보다 어깨가 무겁다. 마무리훈련 직후 12월 초 대전 자택에서 휴식에 집중한 그는 9일 다시 부산으로 이동했다.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까지 쉬는 데 집중했고 오늘 다시 내려가려고 한다. 코어 위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최근 모바일 메시지 알림말은) 이제 운동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연락을 잘 못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웃었다.

유독 시끄러웠던 포지션. 베테랑을 영입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기존 김준태와 동갑내기인 1994년생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롯데 행보에 많이 이들이 놀라워했다. 특히 지성준은 올해 한화에서 58경기 출전에 불과하다. 한 시즌 가장 많이 소화한 건 지난해 99경기로 아직 시즌 100경기 이상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주전 포수로 낙점하고 데려온 건 그만큼 잠재력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지성준은 “부담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경기를 즐기고 싶다. 무언가 거창하게 말하기보다 팬이 많이 찾을 수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스스로 풀타임 시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스프링캠프로 향하기 전 비활동기간에 몸만들기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에 주력하는 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50% 이상 늘리기 위해서다. 몸무게는 98㎏ 정도로 유지하려고 한다”며 “경기에 나설 때 몸을 가볍게 하고 힘을 잘 쓰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계획해왔다”고 설명했다.

지성준하면 ‘공격형 포수’로 설명한다. 반대로 수비에서 약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 관계자는 “수비에서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지만 타격에 장점이 있다. 수비도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2~3년 뒤엔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지성준은 “솔직히 수비에서 아쉬운 평가를 하시는데 억울한 면도 있다. 올해 좋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 도루 저지만 놓고 봤을 때 ‘말렸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타이밍을 들어맞았다고 여기는데 조급한 마음에 정확하게 송구를 못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아웃 판정이 세이프로 바뀐 적도 있었는데 롯데에서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지성준은 부임 직후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는 허문회 감독, 코치진 철학에 한 수 거들었다. 그는 “감독께서 최근 선수단 앞에서 ‘감독과 코치가 아무리 얘기해도 결국 선수가 알아서 해야 한다. 실수할까 봐 주눅 들지 말고 하고 싶은 퍼포먼스를 다하라’는 조언을 했다”며 “나 역시 야구 스타일이 그렇다”고 강조했다. 특히 롯데는 올해 최다 폭투(103개), 최다 실책(103개), 최다 사구(546개) 등 불명예스러운 지표를 떠안으면서 포수난과 궤를 같이했다. 허 감독도 부임 직후 ‘볼넷, 실책 줄이기’를 시급한 과제로 언급했다. 그러나 지성준은 사고의 전환을 강조했다. “물론 볼넷, 실책 줄여야 한다”면서 “다만 그런 것을 ‘문제다, 줄여야 한다’는 것에 집착하는 건 더욱더 좋지 않다. 장점을 더 들여다보고 극대화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볼넷 준다고 경기 무조건 지는 거 아니다. 가끔은 (투수나 포수도) ‘볼넷 주면 어때?’라는 무모한 마음을 품어도 좋다. 자신 있게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저 마부위침(磨斧爲針)의 자세다. 지성준은 포수진을 넘어 롯데 전체가 새로운 지향점을 품고 한차원 거듭나는 데 가교 구실을 하려는 마음으로 다시 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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