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역사는 마을을 돌아 흘렀다 - 안동 하회(河回)마을

2019. 11. 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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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화회마을 앞 해발 64m 절벽인 부용대. 부용대에서 내려다 본 하회마을은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이다

#안동하회마을 #엘리자베스2세 #조지부시대통령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맘 푸르러라” <자야곡 中, 이육사, 1941>

시인 이육사(李陸史, 1904~1944)는 안동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가 자손이었다. 시인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 이황(李滉) 선생의 14대 손으로 일찌감치 나라를 위한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40년 짧은 생을 사는 동안 17번이나 투옥되었고, 그의 호 역시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사건으로 대구형무소에서 받은 수인번호 ‘264(二六四)’에서 따온 것이다.

하회마을의 품격 높은 고택인 북촌댁. 정식 당호는 화경당으로 멀리 할아버지가 거처하는 ‘북촌유거’가 보인다

안동은 일제 강점기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이 나온 고장이다. 상해임시정부의 초대 국무령인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하여 동산 유인식 선생, 초대 국민대표회의 의장 일송 김동삼 선생 등이 바로 안동 출신이다. 1910년 한일합방의 울분을 참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정순국자만 10명에 이르며 현재까지 350여 명이 넘는 독립유공자가 나온 곳 또한 안동이다. 실제로 일제는 성리학의 본원이자 독립운동의 모태 지역인 안동의 혈맥(血脈)을 끊을 요량으로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 ‘임청각’ 가운데를 지나도록 철도를 깔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성지이자 선비들의 고장, 안동 하회마을로 가보자.

화회마을 중앙에 있는 수령 600년의 느티나무 삼신당 신목. 하회마을 입향조인 류종혜가 심은 나무라 전해진다

#서애류성룡 #징비록 #석주이상룡 #이육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3년부터 2년마다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를 선정 발표하고 있다. 이 중에서 4회 연속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안동 하회마을이 뽑혔는데 전주 한옥마을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800여 년 세월을 안고 있는 전통마을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마을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화회마을 골목길. 초가와 기와집 사이 예전 그 모습 그대로 고샅길이 나 있다

특히 1999년 72회째 생일을 하회에서 맞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표현처럼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인식되어온 안동 하회마을은 부시 전 대통령 부자(父子)도 2005년과 2009년에 각각 찾을 정도로 외국 주한 사절들에게는 필수 관람 코스가 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도 160 여 채의 기와집과 210채가 넘는 초가, 다양한 전통 서원과 누각이 있는 곳으로 낙동강 지류 700리 가운데 물줄기가 마을을 휘감아 지나는 ‘물돌이(하회,河回) 마을’이기도 하다.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 ‘서애종택’이라고 부르지만, 현재의 충효당은 서애 생존시의 집은 아니다

화회마을의 역사는 고려에서 시작된다. 김해 허씨, 광주 안씨, 풍산 류씨 등이 입향하여 마을의 원류를 이루었다. 이후 하회마을이 본격적인 이름이 나기 시작한 것은 1592년 임진왜란 전후 서애 유성룡(1542-1607) 선생의 영향이 크다. 1601년 ‘징비록’을 집필한 곳이 하회마을이었고 이후 1613년 병산서원의 중창으로 인해 선비마을이라는 동리의 정체성이 확고히 되었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현재까지 조선 선비촌의 마을 분위기를 고스란히 지금까지 간직해오고 있다.

충효당 앞 구상나무. 1999년 4월 2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하회마을 방문 기념으로 심은 것이다

현재 하회마을에는 국보 제 121호로 지정된 화회탈 및 병산탈, 국보 제 132호인 징비록을 비롯하여 서애 유성룡 종가 문적, 유물 등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양진당’, ‘충효당’과 같은 조선 후기 전통 가옥들도 보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이외에도 사적 제 260호인 병산서원을 비롯하여 옥연정사, 하동고택, 하회 별신굿탈놀이 등도 중요민속문화재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어 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은 고스란히 조선 선비들의 고즈넉한 삶의 시간도 넉넉히 되돌아 볼 수 있다.

<안동 하회마을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유네스코 세계 지정유산. 우리나라 대표 전통마을로 영국 여왕을 비롯하여 수많은 외교 사절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 나이 드신 부모님과 함께, 어린 자녀들도 좋아할 만한 곳.

3. 가는 방법은?

-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종가길 2-1

- 시내버스 246번(병산서원, 도청 경유. 45분 소요)

4. 하회마을 방문의 특징은?

- 고즈넉하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부용대와 만송정의 풍광은 이름날 만하다.

5. 방문시 유의점은?

- 마을 입구부터 거리가 꽤 된다. 몸이 불편한 분이 있다면 마을 입구에서 안내를 받으면 된다.

6. 꼭 가 볼 장소는?

- 부용대, 만송정, 충효당, 양진당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안동 중앙시장에 먹거리가 많다. 안동찜닭 골목 ‘중앙통닭’. 찜닭 맛은 대개 비슷하다. 된장찌개 ‘성전식당’, 우동 ‘신선식당’, ‘맘모스제과’, ‘현대찜닭’, 헛제사밥 ‘까치구멍집’, 선지국밥 ‘옥야식당’, ‘문화갈비’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hahoe.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부용대, 만송정, 양진당, 충효당, 병산서원, 도산서원, 봉정사, 이육사문학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안동 하회마을은 영주의 무섬마을, 예천 회룡포마을과 같은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을로 안동 선비문화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다. 안동지역에는 화회마을 외에도 도산서원이나 봉정사 등 주변에 가 볼만한 곳도 많아서 넉넉히 시간을 두고 여행하는 것이 좋을 듯.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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