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유니클로, '공격적 마케팅'..배경은?

이윤화 2019. 10. 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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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워드 홀딩스, 국내 골프 의류 사업 철수 결정
유니클로, 신규 매장·10주년 세일..韓 철수 日 브랜드와 달리 적극 행보
'샤이재팬' 고객층, 가을·겨울 시즌 포기 못해
지난 9월 문을 닫은 유니클로 월계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일관계 악화와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한국 시장을 떠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유니클로는 오히려 자매 브랜드 ‘GU(지유)’ 매장을 열고, 유니클로 신제품 홍보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이고 있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프리미엄 라인 ‘유니클로 U’, ‘JW 앤더슨(UNIQLO and JW ANDERSON) 콜래보레이션 컬렉션’ 등 신제품 홍보와 할인 행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본격화한 일본 불매운동 여파는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에 직격탄이 됐다. 일본 의류기업인 온워드 홀딩스는 지난 7일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과 실적 저조로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온워드는 지난 2017년부터 한국에서 ‘23구 골프’ 등 골프웨어 의류 사업을 펼쳐왔지만, 실적저조와 반일감정, 불매운동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을 떠난다.
온워드홀딩스의 골프웨어 ‘23구 골프’. (사진=온워드 홈페이지)
홈쇼핑에서도 판매하던 일본 여행 상품 역시 사라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적 항공사 8곳이 공급을 줄이기로 결정한 일본 노선은 80여개에 달한다.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중 부동의 1위를 자랑하던 유니클로 역시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매출과 브랜드 가치가 모두 하락하고 있다. 8개 카드사에 따르면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70.1% 급감했다.

브랜드 가치 역시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유니클로는 99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2분기(72위) 대비 27계단 하락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오히려 매장 확대, 신상품 출시 및 할인 행사 등을 펼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유니클로 매장수는 불매운동 이전과 동일하다. 롯데마트 구리점, 이마트 월계점, AK플라자 구로점 등 3개 매장이 폐점했지만 지난 8월 롯데몰 수지점, 9월 엔터식스 안양역사점과 스타필드시티 부천점 등 3개 매장을 잇달아 새로 열면서 전체 매장 수는 187개를 유지하고 있다.

자매 브랜드인 GU는 꾸준히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오픈한 3호점을 포함해 용인 롯데몰 수지점, 잠심 롯데월드몰점까지 총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춤하던 마케팅에도 다시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프랑스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르메르가 이끄는 유니클로 파리 R&D(연구개발) 센터에서 선보이는 컬렉션 ‘유니클로 U’와 ‘2019 가을겨울(F/W) 유니클로 앤 JW 앤더슨(UNIQLO and JW ANDERSON) 콜래보레이션 컬렉션’ 간담회를 차례로 열었다.

‘온라인 스토어 10주년 기념 이벤트’. (사진=유니클로)
대대적인 할인행사도 이어가고 있다. 유니클로는 온라인 스토어 10주년을 맞아 17일까지 베스트셀러 아이템들을 최대 50% 할인하고 모든 구매 회원에게 5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온라인 스토어 10주년 기념 이벤트’를 실시한다. GU 역시 같은 기간 동안 ‘GU 오픈 1주년 특별 세일’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유니클로의 공격적인 행보에는 국내 ‘샤이재팬’ 고객층이 보인 충성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매가 줄었지만 온라인몰에서는 유니클로 U 일부 제품이 품절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유니클로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일본 최대 의류 업체 패스트리테일링의 창업자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최근 한국에 우호적인 발언을 한 것도 이런 기류와 관련이 있다. 야나이 회장은 지난 9일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한국에 반감을 갖게 된 것은 일본인이 열등해진 증거라는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인이 반일(反日)인 것은 알고 있다. 일본인은 본래 냉정했지만 모두 히스테릭하게 변하고 있다”며 “일본 역시 열등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월 유니클로의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이 한국의 불매운동과 관련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망언을 쏟아낸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히트텍, 경량 패딩 등 유니클로가 특히 강세를 보여 왔던 제품 성수기인 가을·겨울 시즌이 오자 일부 고객들이 불매운동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일본 본사 역시 이런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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