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코트 달군 박혜민, 인터넷까지 뜨거웠다
외모 못지 않은 실력으로 승부수
24일 프로배구 코보(KOVO)컵 대회 GS칼텍스와 양산시청의 경기가 끝난 뒤 포털사이트는 GS칼텍스 윙 스파이커 박혜민(19)으로 뜨거웠다. 이 경기에서 그는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4점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최다 득점. 수훈 선수 방송 인터뷰가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순수하지만 눈길을 끄는 외모가 배구를 잘 모르는 이들의 관심까지 불러일으켰다. 이날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만났던 박혜민을 25일 전남 순천시 팔마중 체육관에서 한 번 더 만났다.
박혜민이 대중의 관심을 받은 건 외모 때문이다. 큰 키(1m81㎝)와 대조적인 앳된 얼굴, 그리고 애교 섞인 부산 사투리가 매력적이다.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를 닮아 ‘장충 쯔위’ ‘배구 아이돌’ 등의 별명을 갖고 있다. 박혜민은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언니들이 내 인터뷰를 보고 있길래 화면을 가렸다”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또 “(관심이) 무섭기도 하다. 나중에 배구를 못하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뀔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별명에 대해선 “감사하긴 한데, 아무래도 배구 쪽 별명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시작은 좀 늦었지만, 배구 명문 선명여고에 입학한 뒤 실력이 부쩍 늘었다. 청소년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순위)에 GS칼텍스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코트를 거의 밟지 못했다. GS칼텍스엔 표승주(27)·이소영(25)·강소휘(22) 등 국가대표 윙 스파이커가 3명이나 있다.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시즌 직후 표승주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박혜민이 팀 내 세 번째 옵션이다. 차상현 감독은 “소영이, 소휘가 흔들릴 때 혜민이가 나가야 한다”며 “중요한 건 리시브다. 공격해줄 선수는 많다. 리시브를 좀 더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민도 “비시즌 때 더 열심히 운동하고. 힘도 키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혜민은 “언니들이 옆에서 많이 격려해줘 웃으면서 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순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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