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코트 달군 박혜민, 인터넷까지 뜨거웠다

김효경 2019. 9. 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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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2년차 팬 관심 쏟아져
외모 못지 않은 실력으로 승부수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배구 아이돌’ 박혜민. [사진 박혜민 SNS]
“저도 놀랐어요. SNS(소셜미디어) 친구 신청이 갑자기 몰려서… .”

24일 프로배구 코보(KOVO)컵 대회 GS칼텍스와 양산시청의 경기가 끝난 뒤 포털사이트는 GS칼텍스 윙 스파이커 박혜민(19)으로 뜨거웠다. 이 경기에서 그는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4점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최다 득점. 수훈 선수 방송 인터뷰가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순수하지만 눈길을 끄는 외모가 배구를 잘 모르는 이들의 관심까지 불러일으켰다. 이날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만났던 박혜민을 25일 전남 순천시 팔마중 체육관에서 한 번 더 만났다.

박혜민이 대중의 관심을 받은 건 외모 때문이다. 큰 키(1m81㎝)와 대조적인 앳된 얼굴, 그리고 애교 섞인 부산 사투리가 매력적이다.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를 닮아 ‘장충 쯔위’ ‘배구 아이돌’ 등의 별명을 갖고 있다. 박혜민은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언니들이 내 인터뷰를 보고 있길래 화면을 가렸다”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또 “(관심이) 무섭기도 하다. 나중에 배구를 못하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뀔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별명에 대해선 “감사하긴 한데, 아무래도 배구 쪽 별명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배구 아이돌’ 박혜민. [한국배구연맹]
박혜민이 배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다. 어머니 영향이 컸다. 박혜민은 “엄마가 중학생 때까지 배구를 하셨다. 엄마 키가 1m71㎝, 아빠 키가 1m87㎝다. 가족이 모두 크다. 남동생도 배구를 하고 싶어했는데 내가 말렸다”고 웃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뛰어노는 걸 좋아했다. 동호인 배구를 하는 어머니를 따라갔다가 ‘발이 크고, 키가 크니까 배구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엄마가 반대했지만 몇 달 동안 졸라서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시작은 좀 늦었지만, 배구 명문 선명여고에 입학한 뒤 실력이 부쩍 늘었다. 청소년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순위)에 GS칼텍스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코트를 거의 밟지 못했다. GS칼텍스엔 표승주(27)·이소영(25)·강소휘(22) 등 국가대표 윙 스파이커가 3명이나 있다.

GS칼텍스 박혜민
동기 이주아(흥국생명), 정지윤(현대건설), 박은진(KGC인삼공사) 등이 곧바로 주전을 꿰찬 것과 달리, 어쩌다 한 번씩 교체 선수로 투입됐다. 한 경기 최다 득점이 3점. 박혜민은 “처음엔 친구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내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더 기량이 좋아져 달라진 나를 확실히 보여주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시즌 직후 표승주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박혜민이 팀 내 세 번째 옵션이다. 차상현 감독은 “소영이, 소휘가 흔들릴 때 혜민이가 나가야 한다”며 “중요한 건 리시브다. 공격해줄 선수는 많다. 리시브를 좀 더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민도 “비시즌 때 더 열심히 운동하고. 힘도 키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혜민은 “언니들이 옆에서 많이 격려해줘 웃으면서 운동할 수 있다”고 했다.

박혜민
프로 2년 차. 새 시즌을 앞두고 각오도 새롭다. 박혜민은 “예전엔 ‘들어가서 무조건 점수를 내야 한다. 그래야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즐길 때 실력이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 수줍어하던 고교생은 어디로 가고, 어엿한 프로 선수가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순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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