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투런' 노수광, 다시 시작된 '노토바이'의 질주

양형석 입력 2019. 8. 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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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5일 SK 노수광, KIA전 역전 결승 투런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1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3회 초 SK 선두타자 9번 노수광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19.5.16
ⓒ 연합뉴스
 
SK가 KIA의 추격을 따돌리고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SK와이번스는 15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7-6으로 승리했다. KIA의 후반 추격을 따돌리고 기분 좋은 한 점 차 승리를 거둔 SK는 2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7.5경기로 유지한 채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74승 1무 37패).

SK는 선발 헨리 소사가 썩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6.2이닝 5피안타 5사사구 7탈삼진 4실점 3자책으로 시즌 7승째를 챙겼다. 5번째 투수로 나온 박희수는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SK는 11개의 안타로 시즌 4번째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기록했는데 이중 멀티히트를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뿐이었다. 3회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포함해 홀로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노토바이' 노수광이 그 주인공이다. 

육성 선수 출신 노수광, 입단 4년 만에 두 번이나 트레이드

대전에서 태어난 노수광은 중학교 때부터 충북 청주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청주고 시절 타격 성적이 썩 좋지 못했던 노수광은 고교 졸업 당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고 건국대 진학 후에도 뚜렷한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노수광은 2009년과 2013년 두 번이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지명의 고배를 마셨고 2013년 연고구단 한화 이글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노수광은 현역 시절 '악바리'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이정훈 2군 감독(한화 기술자문위원)에게 근성을 인정받을 정도로 열심히 훈련에 매진해 1년 만에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비록 단 한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2014년 9월 9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1군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했던 노수광은 고향팀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다.

노수광은 2015년 5월 한화와 KIA의 4: 3트레이드 때 유창식, 김광수, 오준혁과 함께 KIA로 이적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트레이드의 핵심은 좌완 유망주 유창식이었고 노수광에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노수광은 이적 첫 해 단 1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16년 1군에서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309 4홈런 30타점 43득점 12도루로 활약했다. 특히 빠른 발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KIA 팬들로부터 '노토바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사실 연고 지역 선수도 아니고 대단한 유망주 출신도 아닌 노수광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KIA 외야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 잡는 듯 했던 노수광은 2017년 4월 또 한 번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며 SK 유니폼을 입었다. 가능성은 갖추고 있지만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것이 없는 어중간한 1.5군 외야수의 운명이었다.

노수광은 SK로 이적하자마자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89 6홈런 39타점 71득점 15도루로 활약하며 풀타임 1군 선수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노수광을 주목하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았다. SK에서 KIA로 이적한 김민식과 이명기가 각각 KIA의 주전 포수와 외야수로 맹활약하며 타이거즈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작년 커리어하이 찍고도 가을야구 결장, 올해는 PS 무대 밟을까

2017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작년 1억3000만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한 노수광은 2018 시즌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외야 3자리를 섭렵하며 135경기에 출전한 노수광은 타율 .313 8홈런 53타점 93득점 25도루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비록 시즌 막판에 당한 새끼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가을야구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노수광의 성장과 활약이 SK가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이 2억6500만 원으로 또 한 번 수직상승한 노수광은 올해도 SK의 붙박이 1번 타자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높아진 연봉만큼 부담도 커진 노수광은 시즌 개막 후 21경기에서 타율 .164로 부진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노수광은 지난 4월 말 1군에 복귀한 후에도 1할대와 2할대 초반을 넘나드는 타율에 허덕이기도 했다.

6월까지 타율 .217로 부진하던 노수광은 7월부터 작년의 타격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노수광은 7월에 열린 19경기에서 타율 .377 8타점 18득점 10도루를 기록하며 SK의 1번 자리를 되찾았다. 8월에는 11경기에서 타율 .279로 주춤하지만 70경기에서 타율 .241에 그쳤던 전반기에 비하면 16경기에서 타율 .361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후반기의 노수광은 야구팬들이 알던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

노수광은 15일 KIA전에서 '돌격대장'이 아닌 '해결사'로 변신해 SK의 연승을 이끌었다. 노수광은 0-1로 뒤진 3회초 무사 1루에서 KIA 선발 임기영의 4구째를 잡아당겨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단 하나의 홈런도 치지 못했던 노수광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노수광은 4회에도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타점 하나를 추가했다. 

노수광은 육성 선수 기간을 포함해 프로 7년 차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 가을야구에서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한 적이 없다.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가 될 수 있었던 작년에는 통한의 부상으로 가을야구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쓸쓸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올해 가을야구를 기다리는 노수광의 각오가 남달라 보이는 이유다. 노수광이 부상 없이 후반기 활약을 이어간다면 올 가을 노수광은 감격적인 첫 번째 가을야구를 경험할 확률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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