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열사병·방사능..도쿄올림픽, 정말 안전할까

김지한 2019. 8.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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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지한]
내년 7월 24일부터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1년여를 앞둔 상황이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도쿄올림픽이 개막을 1년여 앞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치적인 논란이 쏟아지는 가운데서 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선 선수들의 위생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들이 속출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내년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린다. 올림픽을 1년 남짓 앞두고 일본 도쿄에선 지난달부터 각 종목별로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들이 한창 진행중이다.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올림픽이 열릴 환경을 미리 경험해보고, 대회 조직위원회는 시설, 운영 등을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선수들 사이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야외에서 치러지는 오픈워터 수영, 조정, 카누, 육상 선수들이 악취와 소음, 날씨 문제 등을 연달아 지적했다.

오픈워터 수영 구제대회가 열린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의 모습. 당시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심한 악취가 난다고 발언했다. AP=연합뉴스
지난 11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오픈워터 수영 국제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여기서 한 남자 선수는 "솔직히 악취가 났다. 수영을 하던 도중에 화장실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경기가 열린 오다이바 해상공원엔 무더위 등으로 악취 문제가 발생하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장치를 설치했다. 그러나 '화장실 냄새'라는 언급까지 나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셈이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기준치를 웃도는 대장균이 검출된 적도 있다. 많은 조치를 취했지만, 수질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른 아침부터 섭씨 30도 이상을 기록하는 높은 기온이다. 일본 영자 매체인 재팬타임스는 "도쿄올림픽의 최대 걱정거리는 죽을 만큼 더운 날씨"라고 지적했다. 오픈워터 대회에선 높은 수온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날씨가 워낙 더워 일부 경기 시작 시간을 크게 앞당겨 치렀고, 정식 경기인 10㎞가 아닌 5㎞ 코스로 열렸다. 그럼에도 이 종목 베테랑 선수인 우사마 멜룰리(튀니지)는 "내가 경기한 코스 중에 가장 더웠다"고 말했다. 한 여자 수영 선수는 "열사병에 걸릴까봐 걱정됐다"고도 말했다.

10㎞ 코스에서 1시간50여분 가량 소요되는 오픈워터 수영은 수온이 31도를 초과하면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코넬 마르쿨레스쿠 FINA 사무총장은 "수온 문제에 대해선 경기 시작 시간을 기존 오전 7시에서 오전 5시~6시30분으로 앞당기면서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으로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치르고 있는 조정, 카누 스프린트 종목에선 선수 3명이 열사병으로 치료를 받았다. 영국 야후스포츠는 13일 "영국올림픽위원회가 대회 조직위에 선수들이 더위에 대비할 수 있는 조치를 강화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수영뿐 아니라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에서도 날씨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태다. 이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육상 경기 일정을 대부분 오전 시간으로 앞당겼다. 특히 남·여 마라톤과 남·여 20㎞ 경보는 오전 6시에 출발한다. 4시간 이상 진행되는 남자 50㎞ 경보는 이보다 30분 이른 오전 5시30분에 시작한다. 역대 올림픽 중에 가장 빠른 시간에 열린다. 오전 7시에 일찌감치 코스 기온이 섭씨 31도 이상으로 올라가 선수와 관중들의 안전 문제가 일찌감치 제기됐다. 일본 현지에선 “마라톤을 안 하는 게 최상의 대책이고, 두 번째는 (비교적 시원한) 일본 북부 홋카이도나 나가노에서 달리는 것, 세 번째는 새벽 2~5시에 출발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코스를 경험한 선수 중에선 "경기 일정을 조정해도 여전히 위험하다"는 말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남자 경보 20km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스즈키 유스케(일본)는 "올림픽 경보 코스는 그늘이 없어서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코스를 다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일부 야외 경기장은 개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지붕 면적을 줄여 무더위와 땡볕에 노출된 관중들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정, 카누 스프린트 테스트 이벤트에선 소음 문제까지 제기됐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14일 "두 종목 경기가 열리는 인근 지역이 배들로 많이 붐비는 항구와 가깝고,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도 많았다. 그래서 소음이 많아 경기 도중 잠시 중단된 상황이 수차례 발생했다"고 전했다.

구글 위성지도에서 확인된 아즈마 야구장 인근 지역의 야적장(파란색 원). 사진=구글맵 캡처
사진=구글맵 캡처
도쿄올림픽의 가장 큰 문제는 방사능 안전이다.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극복하는 장으로 삼고 '부흥 올림픽'을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대회와 직접 연계시키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야구 1경기와 소프트볼 6경기를 대지진 피해를 입었던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아즈마 구장에서 개최하는 것이다. 이 구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서쪽으로 불과 90여㎞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원전 방사능 오염수와 후쿠시마 지역 내 오염토 통제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단 지적이 일고 있지만 대회 조직위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조차 "아즈마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데는 문제 없다"고 발뺌했다.

최근엔 구글 위성지도에선 아즈마 야구장 인근 지역에 의문의 시설이 나타나 논란이 됐다. 야구장 인근 북쪽 지역에 방사능에 오염된 제염토를 비닐로 쌓아놓은 야적장 의심 시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보안 등을 이유로 관련 사항에 대한 공개를 꺼리고 있다. 오히려 대회 조직위는 오는 10월 초 아즈마 구장에서 일본 여자 소프트볼 리그 경기를 통해 테스트 이벤트까지 치를 계획을 세운 상태다.

또 일본 정부가 지난해부터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쌀과 식자재 일부를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공급하려는 계획을 밝히면서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더 가중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20일 열릴 도쿄올림픽 참가국 단장 회의에서 방사능 안전성 문제에 관한 우려를 전달한다. 또 올림픽 기간엔 선수단 식자재 공급을 직접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내년 3월부터 시작할 성화 봉송 중계 경로 지도를 올리면서 독도와 남쿠릴 열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표기해 한국과 러시아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한국과 러시아 내에선 올림픽 보이콧(불참) 이야기까지 거론되는 실정이지만, 조직위는 논란이 된 지도를 아직도 수정하지 않고 있다. 적반하장식 자세에다 테스트이벤트에서 안전성을 위협하는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도쿄올림픽을 향한 세계의 우려만 더 커지고 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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