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천우희 '멜로가 체질', 벌써 꿀잼각인 이유[게기자의 뭐볼래]

이게은 입력 2019. 7.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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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서른 되면 어른 될 줄 알았어?!"

이 말에 한숨을 내쉬며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사전적 의미의 어른이란 '다 자란 사람'으로, '자기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성숙된 자를 뜻한다. 학창 시절에는 30세가 마냥 멀게만 느껴지고, 그때 쯤이면 마음에도 굳은살이 생겨 어느 정도 세상을 관망할 여유를 가질 수 있으리라 상상했다.

자연스레 '30세=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째 허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서른이 돼도 여전히 상처받고 무너지며 살 수밖에 없는 존재니까. '멜로가 체질'의 포스터 글귀는 마치 "너도 그렇게 생각했지?"라고 말을 거는 듯했다. 세련된 의상에 장난감 같은 소품을 쥐고 있는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의 모습은 정신과 육체의 부조화로, 30세지만 아직 성장 중인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거란 걸 암시한다.

'멜로가 체질'은 한 집에 사는 30세 동갑내기 친구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의 고민, 일상, 연애 이야기를 담는 코믹 드라마다. 천우희는 엉뚱하고 활발한 드라마 작가 임진주로, 전여빈은 돌직구 발언을 서슴지 않는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으로, 한지은은 짠내나는 싱글맘 마케팅 PD 황한주로 변신한다. 현실 친구 케미를 그릴 이들은 촬영장에서도 찰떡같은 하모니를 내고 있다는 후문.

드라마 PD 손범수로 분하는 안재홍, 드라마 제작사 신입사원 추재훈으로 등장할 공명도 꿀잼 포인트를 더할 전망이다. 메가폰은 영화 '스물', '극한직업'을 연출했던 이병헌 감독이 잡는다. 자, 여기까지 쓰여진 것만으로도 첫 방송을 기대하기 충분한 떡밥들이다. '1600만 관객 신화'를 일군 이 감독이 전할 30세 여자들의 성장 이야기. 믿고 봐도 될 이유 세 개를 더 꼽아봤다.

◆ 이병헌 감독 흥행사, 이젠 드라마로.

연출을 넘어 극본까지, 코미디라는 장르를 더욱 유연하게 갖고 놀 법한 이 감독이 맡는다. 이 감독은 연출가로 활약하기 전 영화 '과속 스캔들', '타짜-신의 손', '오늘의 연애' 등에서 각색을 맡으며 내공을 쌓아왔다.

날것 그대로의 표현으로 화끈한 대사를 선보이는가 하면,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이어갔다.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본거지를 옮긴 이 감독표 코미디가 어떤 색을 낼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대목이다. '멜로가 체질'은 그의 TV 드라마 데뷔작이다.

전작 '스물'이 또래 남자 세 명의 이야기를 다뤘던 만큼, '멜로가 체질'은 성별이 바뀐 것 빼곤 뼈대가 비슷해 '스물' 여자 버전으로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공개된 티저에서 안재홍은 천우희를 보며 왠지 갸우뚱한다. 곧 범상치 않은 대사가 이어진다. "가슴이 덩실덩실 뛰지 않는다고 할까"라며 고개를 젓다가, "가슴이 덩실덩실 뛴 적 있어요?"라고 묻는 것. 천우희는 "가끔 나풀나풀 뛰기도 하고"라며 무색무취로 답한다. 가히 유니크한 이 감독표 대사로, 시청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대사 맛집' 타이틀은 이미 떼어놓은 당상이다.

◆ 이병헌 감독-천우희, 8년 만의 재회

이 감독과 천우희는 지난 2011년 '써니'로 한차례 호흡한 인연이 있다. 당시 이 감독은 각색을 맡았고 천우희는 불량 학생 상미로 분해 존재감을 남겼다. 각자의 영역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었을 때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우뚝 서, 이제 동명 배우 '이병헌' 만큼 인지도를 쌓은 이 감독과 '곡성', '한공주', '어느 날' 등으로 무명 시절을 끝낸 천우희. 노련미를 갖춘 두 사람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지 기대감을 더하는 중이다.

천우희는 그간 무겁고 절절한 감정선을 가져가야하는 '센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건 검증됐지만, 대중에게 친숙한 캐릭터는 아니었던 게 사실. 이 감독이 설계한 캐릭터가 덧씌워졌을 때 탄생할 천우희의 새로운 매력에 기대감이 모인다.

어쩌면 멜로라는 장르에서 '천우희의 발견'이 될 첫 작품이 될 공산이 크다. 앞서 공개된 캐릭터 티저에서 천우희는 통통 튀는 면모로 유쾌한 매력을 선사했다. 연인에게는 요조숙녀가 되지만, 이별 위기에 처하자 버럭 화를 내고 펑펑 우는 등 임진주의 다양한 감정선이 눈길을 끌었다.

◆ '멜로가 체질', 여풍(女風) 시류 잇는다.

'멜로가 체질'은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와 맥락이 닮아있다. '검블유'도 임수정, 이다희, 전혜진 세 여성을 내세워 일하는 여자들의 주체적인 삶을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주인공들은 단지 파워당당한 평면적 캐릭터를 넘어, 사랑스러움과 인간미가 더해져 본 적 없는 걸크러시 캐릭터를 완성했다.

'검블유'는 오늘(25일) 종영하며 막을 내린다. 타이밍이 공교롭다. '멜로가 체질'이 인기몰이를 시작한 여풍 드라마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사실 '검블유' 외에도 올 초부터 영화 '걸캅스',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 '눈이 부시게' 등 여성이 중심인 작품들이 섬세하고 감각적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인기를 모았다. 대부분 흥행도 성공한 터라, '멜로가 체질'이 거둘 성적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토극 '멜로가 체질'은 오는 8월 9일 첫 방송된다. 폭염이 정점을 찌를 8월. '멜로가 체질'의 시원한 웃음폭탄이 대기 중이다. '당신의 체질은 이제 멜로가 됩니다'라는 주문을 건 본격 수다 블록버스터 '멜로가 체질', 웃을 준비는 끝났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최승섭, 김도훈 기자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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