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킥고잉·고고씽..킥보드 공유 뜬다

이수기 2019. 7. 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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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이동 마이크로 모빌리티
네이버·카카오도 공유사업 관여
강남서만 하루 1000만원 수익


스타트업계 뜨는 스타 '마이크로 모빌리티'
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야.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사람들이 길에서 나를 타고 다니는 거, 한 번 정도는 봤을 거야. 요즘 내가 좀 핫한 '인싸템'이거든.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목적지까지 15분은 걸어야할 때, 지옥같은 출근시간 회사까지 숨막히는 마을버스 타기 싫을 때 날 타 봐. 꽤 편할거야. 아참, 최근에 내가 또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인기야. 나를 운영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업체만 15곳이 넘는다고 하더라고.


네이버·카카오는 물론, 현대차까지 관심
카카오모빌리티의 공유 전동 자전거.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마이크로 모빌리티 업체가 폭발적으로 느는 건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 2016년 6만 대 수준에서 2022년에는 2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거라고 하네.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 수준이 될 거래. 글로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건 마찬가지고. 12일 시장 조사기관인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55억 달러(약 17조 6200억원) 수준인 세계 전기 스쿠터ㆍ전기 오토바이 시장이 2024년엔 220억 달러(약 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거래.

그리고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레크리에이션 용품 임대업으로 분류된다는 거 몰랐지? 그래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 없이 사업자 등록 신고만으로도 영업이 가능해. 시장 전망이 밝으니 네이버나 카카오도 직·간접적으로 이 산업에 관여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거인 현대자동차도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관심을 둘 정도라고. 현대차는 올 2월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전 캠퍼스 곳곳에서 전동 킥보드를 학생들이 자유롭게 빌려 탈 수 있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어. 이렇게 해서 빅데이터나 관련 지식들을 축적하려는거지.

올룰로의 공유 전동 킥보드. [사진 올룰로]


관련 규제 정비도 시작
새롭게 뜨는 산업이다 보니 관련 제도나 규제들도 하나둘씩 정리되고 있어. 최근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인 ‘킥고잉’ 운영사 올룰로는 이제 경기도 시흥시 정왕역 일대 자전거 도로 위를 시범적으로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게 됐어. 경기도와 함께 신청한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이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최종 승인을 받은 덕분이지. 매스아시아가 운영하는 '고고씽'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인근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있게 같은 날 허용이 됐어. 지난 3월엔 대통령 직속4차산업 혁명위원회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자전거도로 주행 허용 등에 대해 합의했었지. 하지만 이 두 업체만 두 곳서 시범 허가가 났을 뿐 아직 구체적인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좀 아쉬워.


나를 주로 타는 주 이용자는 2030
스윙의 공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스윙]

누가 날 제일 많이 탈 거 같니? 2030 젊은 층이야. 사용이 편리한 데다, 생각보다 저렴하기 때문이야. 모바일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만 설치하면 되거든. 결제는 앱으로 처리할 수 있고. 그리고 가까운 거리를 갈 땐 택시보다 훨씬 실속 있는 가격에 탈 수 있어.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용요금은 분당 150원 선이야. 20분을 타면 3000원이지. 그 정도면 대략 7~8㎞를 이동할 수 있다고.


강남구에만 1000대 넘어…"포화 아니냐"
업체마다 경쟁적으로 운용 대수를 늘리다 보니 ‘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기도 해. 한 예로 킥고잉을 운영하는 올룰로는 현재 1500대 선인 전동 킥보드 수를 연말까지 1만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래. 서울 강남구에만 1000대 이상의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운행 중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어.

하지만 마이크로 모빌리티 선진국인 미국 등에 비하면 아직 성장할 여지가 충분해.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면적 39.55㎢)보다 작은 산타 모니카(면적 21.8㎢)에서는 3000대의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돌아다니고 있다고 하거든.


'빛좋은 개살구' 아닌지 시험대에
그런데 우리를 운영하는 업체에 돈을 넣은 벤처투자사(VC)를 비롯한 IT 업계에서 진짜 신경 쓰는 부분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로 한국에서 돈을 벌 수 있는가’야. 사실 장밋빛 전망은 많지만, 아직 이익을 내는 업체는 드물거든.

전동 킥보드를 예로 설명해 볼게. 업체들이 중국 등에서 들여오는 전동 킥보드의 대당 가격은 60만원 정도래. 공유 전동 킥보드는 하루 평균 6명의 손님을 태워. 하루에 운행하는 평균 시간은 60분 정도고, 하루에 20㎞를 달리지. 대당 하루에 1만원 정도 번다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거야. 지금은 하루 1만원 벌지만, 손님을 더 자주 태운다면 지금보다 매출이 더 늘어나는 구조지.

하지만, 이용자 개개인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내리는 곳은 자신의 집 앞이거나, 학교 등인 경우가 많아. 그럼 이걸 다시 수거해 사람들이 타기 좋은 곳에 빠르게 갖다 놓는 ‘운영 노하우’에서 성패가 갈려. 온종일 거리를 헤매다 보니 배터리가 방전되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유 전동 킥보드 평균 수명은 4~6개월
타고 나서 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하다 보니 민원의 원인이 되기도 해. 그래서 업체마다 운영 노하우가 조금씩 달라. 킥고잉은 매일 동일한 시간에 돌아다니며 전동 킥보드를 수거해. 비용은 좀 들지만 이용자가 느끼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지. 스윙은 좁은 지역에 촘촘하게 전동 킥보드를 배치했어. 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야.

그래도 파손이 적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야. 한국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물건을 곱게 쓰는 편이라네.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공유 전동 킥보드의 평균 수명은 4~6개월이래. 운용을 잘해서 6개월간 살려놓으면 그만큼 이익이 되는 거지.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물건을 험하게 쓰나 봐. 스윙의 김형산 대표에 따르면 미국의 전동스쿠터 스타트업인 버드(Bird)의 경우 두 달 정도를 공유 스쿠터의 평균 수명으로 본다는군.


사고 느는 점은 부담…사망 사고도 발생
서울 강남의 한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공유 전동 킥보드. '이곳에 씽씽카 놔두지 마세요'란 경고 문구를 지나던 주민이 붙여 놓았다. [독자 제공]

마이크로 모빌리티 관련 사고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은 업계 모두의 부담이야. 지난해 10월엔 경기도 고양시에서 전동 킥보드 운전자 부주의로 사람을 치어 사망한 일까지 있었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 건수도 지난해 233건이나 돼. 위에서 말한 경기도 두 곳 빼곤 아직 자전거도로 등에 진입하는 게 합법은 아니란 점도 명심해야해. 자, 앞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를 갖고 지켜봐 줘.

판교=이수기ㆍ김정민 기자 retalia@joongang.co.kr

■ [판교소식] ‘5G시대 콘텐츠 기업의 생존전략’ 토론회 1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관하고,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실이 주최하는 ‘5G 시대 콘텐츠 기업의 생존전략=망이용료 인하 방안을 중심으로’ 토론회가 열린다. 성균관대 김민호 교수, 한양대 신민수 교수 등이 발제한다. 이날 토론회에선 망 중립성을 중심으로 바람직한 인터넷 접속 정책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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