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됐다가 오히려 더 망한 사람들

박가영 기자 2019. 6. 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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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금 분배 문제로 가족 '산산조각'..일확천금 꿈에 사기꾼·절도범 된 당첨자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또 1등 당첨'

누군가에겐 소원이고 꿈인 일이다. 많은 이들이 로또 1등에 당첨만 되면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될 거란 '황금빛' 미래를 그리곤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갑자기 생긴 돈을 감당하지 못해 오히려 불행한 미래를 맞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 일부는 로또 당첨금으로 인해 지인, 가족을 잃고 인생을 낭비하기도 한다.

◇13년 전 로또 1등 당첨…'도박'에 빠져 절도범 전락=
13년 전 로또 복권 1등 당첨된 30대 남성이 상습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17일 A씨(34)를 상습절도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7년 9월 11일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부산과 대구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식당과 주점 종업원을 상대로 '단체예약 선불금을 받아오라'면서 바깥으로 유인한 뒤 16차례에 걸쳐 3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식당과 주점 종업원에게 '네가 선불금만 받고 도망갈지도 모르니 담보를 맡겨놓고 다녀오라'면서 금목걸이나 금반지 등 귀금속을 건네받고 종업원이 자리를 비우면 곧바로 도주했다.

경찰은 수사 도중 A씨가 범행 후 탑승한 택시에서 운전기사에게 "과거 경남에 살면서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인상착의를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결과 A씨의 지인들로부터 A씨가 로또 1등 당첨자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06년 로또 1등 당첨금인 19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20대였던 A씨는 세금을 떼고 남은 14억원으로 아버지에게 집과 개인택시를 사주고 형에게 가게를 차려줬다.

로또 1등 당첨자를 절도범으로 만든 건 '도박'이었다.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박에 빠졌다. 도박으로 돈을 모두 탕진한 A씨는 2008년 금은방, 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훔치다 구속되기도 했다.

◇로또 당첨금 40억에…가족 '산산조각'=로또 당첨금이 한 가정을 파괴한 사례도 있다.

B씨(60)는 2015년 로또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무려 40억3400여만원. 하지만 당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머니 C씨가 당첨금을 나눠달라고 요구하면서 가족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머니 C씨는 자신이 손자들의 양육을 맡았는데도 당첨금을 나눠주지 않자 불만이 커졌다. 이에 2016년 8월5일, C씨는 딸 D씨 등과 함께 아들이 사는 아파트에 열쇠수리공을 불러 현관의 전자식 잠금장치를 휴대용 드릴로 파손하고 집안까지 침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C씨는 같은 날 "패륜아들 000을 사회에 고발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양산시청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여동생 D씨와 E씨는 당첨금을 나눠주지 않으면 "딸이 고등학교 때 애를 낳은 사실을 남편 될 사람에게 알리겠다"는 협박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와 D씨는 B씨가 부인과 이혼했을 때 자녀를 돌봐줬는데도 가족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거주지를 양산으로 옮긴 것과 당첨금 분배를 놓고 B씨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이들은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2017년 6월11일 울산지법 제5형사단독(판사 안재훈)은 협박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재물손괴·공동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B씨의 여동생 D씨와 E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E씨의 남편 F씨에게도 징역 8개월 형이 선고됐다.

◇당첨금 242억원 5년 만에 탕진…1등 당첨자는 사기꾼이 됐다=로또복권 사상 두 번째로 많은 1등 당첨금 242억원을 거머쥔 G씨(57)도 불행의 주인공이 됐다. 그가 당첨금을 탕진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에 불과했다.

주식 소액투자로 빠듯하게 살던 G씨는 2003년 로또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242억원. 세금을 제하고도 189억원이 수중에 들어왔다.

그는 당첨금을 수령한 뒤 곧바로 서울 서초구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2채를 샀다. 당시 한 채 가격이 20억원. 40억원을 들여 우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40억원을 썼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149억원이 남아 있었다. 그는 사업가로서의 성공을 꿈꿨다. 일정한 직업 없이 주식 소액투자를 해오던 그가 선택한 것은 결국 투자였다. 그는 병원 설립 투자금으로 40억원을 썼다.

인생 역전의 꿈은 거기서 끝났다. 지인에게 20억원을 맡겼던 G씨는 '증여받았다'고 주장하는 그 지인과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법원은 G씨가 아닌 지인의 손을 들어줬다.

거기에 '주식'이 치명타를 입혔다. 89억원을 주식에 쏟아부었지만 2008년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그 돈이 모두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병원 설립에 투자했던 40억원도 서류상의 문제로 돌려받지 못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그래도 그에겐 여전히 강남에 위치한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 2채가 있었다. 또다시 '일확천금'을 꿈꾼 그는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 또다시 주식에 쏟아부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아파트마저 넘어가 버렸다. 1억3000만원의 빚도 생겼다.

땡전 한 푼 없어진 G씨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 등에서 자신을 '펀드매니저'라고 소개하며 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알게 된 H씨에게 접근, 로또 당첨금 원천징수영수증과 서초구 주상복합 아파트의 매매계약서 등을 보여주며 선물투자를 권유해 1억2200만원을 받았다.

당시 G씨는 무일푼인 데다 오히려 빚을 지고 있던 상황. '로또복권 당첨자에서 빚쟁이로, 빚쟁이에서 사기범으로 추락하는 순간이었다.

G씨는 결국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피해금액을 갚으면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G씨가 계속 갚을 수 있다고 주장만 할 뿐 실제로 갚을 능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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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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