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안치홍은 왜 '똑딱이 타자'가 되고 말았나?

조회수 2019. 6. 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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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예비FA' KIA 안치홍, 올시즌 장타력 급감의 원인은?

2017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주축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 불펜 불안, 주축 타자들의 노쇠화로 인한 기량 저하와 벤치의 주먹구구식 운용이 성적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 모든 평가에서 2009년 2차지명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이래 주전을 내준 적이 없는 2루수 안치홍만은 예외였다.

올시즌 후 FA가 되는 안치홍. 시즌 후에도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사진: OSEN)

2018시즌 안치홍은 .342/.392/.563의 뛰어난 타/출/장 기록과 함께, 23홈런 118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시즌 후 2루수 골든글러브 2연패에 성공하며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시즌 이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안치홍은 롯데 전준우 등과 더불어 시장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고, 최근의 시장 한파에도 FA 대박은 보장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무색하게 올 시즌 현재까지의 기록은 썩 좋지 못하다. 그의 부진은 기록을 통해 살펴보면 더더욱 크게 다가오는데, 안치홍이 군 제대 이후 풀타임을 뛰었던 2017시즌 이후 그의 주요 성적은 다음과 같다.

▲ KIA 안치홍의 2017~2019 주요 타격 지표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타율이나 출루율은 지난해만큼 빼어나진 않지만, 여전히 뛰어나다. 올 시즌 현재(6/10) 타율은 리그 6위, 출루율은 14위에 위치해 있을 정도.

하지만 문제는 지난해와 같은 타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장타력의 감소폭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홈런은 단 3개에 불과하고(5/28까지 1홈런), 최근 몰아쳤음에도 장타율은 4할을 겨우 회복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ISOP(순장타율)은 경이로울 정도로 감소했다.

물론 올시즌 KBO리그는 공인구의 반발계수 조정이라는 거대한 환경변화가 있었고 올해 리그 타자들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저하되었다. 이는 다음의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2017~19 시즌 동기간 KBO 리그 타자 성적 비교

이 기록은 최근 3시즌 동기간(6월 10일까지)의 기록인데, 타격 지표 모두가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 공인구 변화의 주목적이었던 장타와 홈런 감소를 주목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그 전체의 장타율과 HR%는 작년, 재작년의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감소 폭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해도 지금의 안치홍이 보이고 있는 장타력의 감소 폭은 지나치게 크다. 올시즌 안치홍은 소위 말하는 ‘똑딱이 타자’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안치홍을 ‘똑딱이’로 만들었을까? 여러 세부 수치들을 통해 안치홍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선 안치홍의 타구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자.

▲ 안치홍 타구 세부 수치.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인 BABIP(0.345)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반면 땅볼은 크게 증가, 뜬공은 크게 감소했다.

그리고  당겨 친 타구가 대폭 감소하고, 밀어 친 타구가 상당히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겨 친 타구에 대한 타율도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밀어 친 타구에 대한 타율은 상승한 것 역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내야에 형성된 타구가 크게 증가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원래도 내야 뜬공, 즉 팝업타구가 적은 선수는 아니지만, 올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내야 뜬공% = 내야 FO / 전체 FO)


과거의 안치홍은 강하게 당겨 치며, 공을 띄우는 타격을 했지만, 올 시즌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변화가 실제 의도한 것인지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좋지 못한 징조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음으로 안치홍의 Swing과 Contact%, 타석에서의 적극성에 관한 수치들을 확인해 보자.

▲ 안치홍의 스윙/컨택 비율

기록을 살펴보면 스트라이크존의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방망이를 내는 비율 자체가 감소했고, 볼넷이 크게 증가했으며, 삼진도 감소했다.

루킹 스트라이크%와 루킹 삼진%도 크게 증가했으며, 배트 적극성도 감소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배팅 찬스(S-B이 0-2 , 1-3 , 0-3인 경우)에서도 스윙을 내는 확률(9.9%-> 7.3%)이 줄었음을 확인할수 있다.

지난해까지의 안치홍은 볼이어도 자신이 때릴 수 있는 공이라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는 스타일의 타자였다. 그러나 올해는 과거와 달리 타석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공을 골라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안치홍의 부진이 공인구의 변화와 타격 스타일의 변화(의도한 것이건 아니건)에서만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올시즌 안치홍은 우투수 대응법, 오프스피드 피치 계열(체인지업, 스플리터 등)에 대한 대응법, 몸쪽 공에 대한 대응 등 에서도 문제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과도한 벌크업의 역효과라는 평가도 있으며, 오른손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4월 4일 엄지 통증 결장, 4월 14일 손바닥 통증 결장)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안치홍이 과거와 같은 타격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띄운 타구들의 비거리가 확실히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돌파구를 본인의 장점을 포기하면서 찾아내는 것은 본말전도다.

지난해 홈런 레이스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박병호, 로하스, 로맥 등 을 비롯한 다른 강타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타격 스타일을 유지하며 돌파구를 찾아내고 있다.

올시즌 안치홍의 타격 스타일 변화가 의도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본인이 아닌 이상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다만 안치홍은 5월말 이후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늘었고, 과거의 그가 그러했듯 당겨서 강하게 치는 방식의 타격을 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 0.371, 35타수 13안타 2홈런 5타점 4볼넷 2삼진)

* 6월 8일 시즌 3호 홈런 장면

아직 시즌은 절반 이상 남아 있고, 장타력이 급감했음에도 안치홍은 리그 2루수 중 정상급 승리기여도(WAR 1.8/케이비리포트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한 안치홍이 남은 기간 반등을 통해 골든글러브 3연패와 FA 대박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원문: 이상평 기자/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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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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