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파랑새와 김원봉.. 선명하게 제시된 '이몽'의 '이도일몽'

인세현 2019. 5. 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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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특별기획 드라마 '이몽'에서 중요한 건, 김원봉(유지태)뿐만이 아니었다.

시청자는 총을 든 김원봉과 미스터리한 이영진의 행적을 좇으며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이몽'의 첫 회는 이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영진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김원봉과 대립점에 놓으며 작품의 주제인 '이도일몽'(二道一夢)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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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와 김원봉.. 선명하게 제시된 '이몽'의 '이도일몽'

MBC 특별기획 드라마 ‘이몽’에서 중요한 건, 김원봉(유지태)뿐만이 아니었다. 일본인 손에서 자란 조선인 의사이자 독립군 밀정인 이영진(이요원)은 첫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남겼다. 이영진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편하게 살 수 있었던 이영진은 왜 김구의 밀정이 되길 자처했나. 시청자는 총을 든 김원봉과 미스터리한 이영진의 행적을 좇으며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이몽’은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방영 전부터 논란이 일었던 드라마다. 김원봉은 독립사에 획을 그은 운동가이지만, 월북 후 북에서 정치생활을 해 이념적인 논란이 있는 인물이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제작진에게 “왜 김원봉인가”라는 질문이 거듭됐다. 이에 연출을 맡은 윤상호 PD는 “김원봉에 대한 논란이 있겠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의열단장이었던 김원봉의 이름과 상징성만 가져왔을 뿐, 허구가 가미되어 새로이 창출된 역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베일을 벗은 ‘이몽’은 몰아치는 전개와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흐름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았다. 무엇보다 방영 전 온통 김원봉에게만 갔던 시선이, 방영 후 파랑새 이영진에게 쏠렸다는 것이 성공적이다. 두 사람의 반목이 이 드라마의 출발점인 덕분이다. ‘이몽’의 첫 회는 이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영진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김원봉과 대립점에 놓으며 작품의 주제인 ‘이도일몽’(二道一夢)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조국 독립에 대한 신념이 굳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김원봉(유지태)은 의열단을 만든 장본인으로, 받은 것은 그대로 돌려준다는 의지로 일제에 대한 무력투쟁을 이어간다. 하지만 철저히 정체를 숨기고 밀정으로 활동하는 이요원의 생각은 다르다. 피를 보는 것이 최선의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립의 균형점이 맞은 덕분에 긴장감은 팽팽해졌다. 두 사람과 각각의 단체는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양 측이 손을 잡게 될지, 아니면 영영 반대의 길로 걷게 될지가 ‘이몽’의 관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연출이나 음악 등이 평이하다는 것이다. 투자 규모가 200억 원에 가깝고, 100% 사전제작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 볼까

‘경성스캔들’ ‘각시탈’ ‘미스터션샤인’ 등 비슷한 시대를 그려냈던 드라마의 애청자였다면, 이번에도 채널을 고정하길 바란다. 김원봉이 주인공이나 김원봉의 일대기가 아니라는 말에 호기심을 갖는 시청자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게도 추천한다.

■ 말까

흔들리는 카메라워킹이나 과도한 색감 보정에 거부감을 가진 시청자는 화면부터 호감이 가지 않을 수 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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