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쓰레기 치우고 인증, '트래쉬 태그 챌린지' 열풍
우상조 2019. 4. 1. 06:30
공공장소나 자연경관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난 전후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트래쉬태그(#Trashtag) 챌린지가 그것이다.
쓰레기를 의미하는 '트래쉬(trash)'와 키워드를 뜻하는 '태그(tag)'의 합성어인 트래쉬태그 챌린지는 미국 루게릭병 협회(ALS)를 위한 1억1500만 달러 규모의 후원금 모금에 기여한 아이스버킷챌린지처럼 SNS상에서 유행처럼 퍼지며, 버려지는 쓰레기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우선 해변, 공원, 도로, 야산, 행사가 끝난 축제장 등 정리가 필요한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 첫 번째다. 다음으로 본격적으로 쓰레기를 치우기 전 사진을 찍는다. 다음으로 최근 문제가 되는 플라스틱, 비닐류 등의 자연환경을 해치는 쓰레기들을 말끔히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정리한 쓰레기봉투와 함께 한껏 멋을 부린 허세 샷을 찍은 후 #BSA 함께 SNS에 인증한다.
장소도 다양하다. 열대우림 국가인 미크로네시아에서는 21살의 소녀가 친구들과 함께 마을 인근에 쌓인 쓰레기를 치워 채운 봉투가 147개에 달했다며, 챌린지 사진을 등록했다. 그녀는 이 모습이 섬을 아끼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세계 최고봉인 네팔의 에베레스트에서도 챌리지가 이어졌다. 30일 한 사용자는 에베레스트의 한 베이스 캠프 인근의 쓰레기 더미를 정리하는 사진을 등록했다.
알제리에서는 챌린지를 마친 참가자들이 쓰레기봉투로 꽃문양을 만들어 보이며 깨끗하게 변한 해변 사진을 선보였고, 미국에서는 켄터키 주 테네시 강가에서 아이들과 함께 챌린지에 참여한 여성이 한 시간 만에 아이들 키만 한 쓰레기봉투 7개를 가득 채웠다며, 이 강가에 사는 야생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버리지 말아달라 이야기했다. 스리랑카에서는 배우 타냐양그란도 캠페인에 참가했다. 그는 해변가에 쌓인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화보를 연상케 하는 사진을 등록해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노르웨이의 한 민속 고등학교 학생들은 일주일간 1만2400kg에 달하는 쓰레기를 치웠다며 챌린지에 참여했고,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챌리지에 참가했다.
트래쉬 태그 챌린지는 지난 2015년에 아웃도어 의류 회사 UCO의 황무지 보호 캠페인의 일환인 ‘트래쉬태그(#TrashTag) 프로젝트’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몇몇의 SNS 사용자들 사이에서만 공유되었다가 지난 3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라는 글과 함께 등록한 한 참여자의 사진과 함께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UCO 디자인 엔지니어인 Craig Frazee는 "우리 모두가 몇 개의 쓰레기를 치운다면, 그 힘이 모여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트래쉬태그 챌린지가 이런 일들을 고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