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인터뷰] 장고래? 아니, 배우 박성훈!

홍혜민 2019. 3. 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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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이 ‘하나뿐인 내편’을 마쳤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약 6개월간의 긴 여정 속 이제는 ‘장고래’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져 버린 배우 박성훈을 만났다.

지난 해 9월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17일 106회를 끝으로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박성훈은 순정적이고 가정적인 남편이자 치과의사인 장고래 역으로 열연했다. 특히 박성훈은 극 중반,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은 뒤 최수종과 간 이식 에피소드의 중심을 끌고 나가며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보통 작품을 마치고 나면 아쉬움과 시원한 감정이 비슷하게 드는 편인데, 이번에는 아쉬운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오랜 시간 함께 한 작품이라 더 그런가 봐요. 아직 포상휴가가 남아있는데, 휴가를 다녀오면 허전한 마음이 밀려오지 않을까 싶어요.”

작품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담긴 종영소감을 전한 박성훈은 ‘하나뿐인 내편’의 높은 시청률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앞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하나뿐인 내편’은 마지막 회 48.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49.4%였다.

“기록적인 면에서 50%를 달성하지 못해서 아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저는 충분히 만족해요. 49%든, 51%든 충분히 엄청나게 많은 큰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거든요. 크게 아쉬운 건 없는 것 같아요. 어마어마한 숫자잖아요. 49%라니, 처음엔 믿기지가 않았죠. 2~30%정도 생각했었는데, 감독님께서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을 정도였죠.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결과가 아니니까요. 아직도 신기해요. 저에 대한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을 볼 때면 ‘실제로 존재하시는 분들인가’ 싶기도 하고요.”

극 중 나혜미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박성훈은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2017년 신화 에릭과 결혼한 나혜미는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 박성훈과 케미를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나중에 혜미에게 ‘네가 미란이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고 문자도 했을 정도로 마음이 잘 맞았고 제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주려고 하고 대화를 많이 하려는 노력이 보였어요. 그래서 너무 좋았죠. 좋은 동생이 생긴 것 같아요. 조언을 해줬다기 보다는 상황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귀찮아 하지 않고 흥미를 가지면서 잘 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줘서 너무 좋았어요 무엇보다 맑은 영혼의 소유자였죠.(웃음)”

‘하나뿐인 내편’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면에는 주말극 특유의 자극적인 소재들과 뻔한 스토리 전개 등에 대한 혹평도 존재했다. 특히 장고래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간 이식’ 에피소드는 같은 시기 KBS에서 방송됐던 수목드라마 ‘왜 그래 풍상씨’에서도 동일하게 등장하며 ‘별주부전’이라는 웃지 못 할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간질환을 동시에 다루게 된 거지 KBS의 의도가 있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웃음) 하지만 동시에 다뤄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부담스럽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실제로 간질환을 앓고 계신 환우 분들이나 가족 분들에게 상처를 드리지 않게, 희화화 되지 않게끔 진중하게 접근하고 진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데 집중했어요.”

작품을 계기로 최근 KBS2 ‘해피투게더’에도 출연하며 예능 나들이도 마친 박성훈은 당시 이야기에 몸 둘 바를 모르는 모습으로 “굉장히 떨리고, 떨렸다”는 소감을 꺼내 웃음을 자아냈다.

“너무 긴장됐어요. 처음에 제 소개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성대모사를 시키셔서 너무 떨렸죠. 중반에는 긴장이 조금 풀리긴 했지만, 연기를 할 때는 정해진 틀 안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건데 그렇지 않은 예능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웃음) 뭔가 웃겨야 한다는 괜한 강박도 생기고. 말하면서도 계속 ‘내 이야기가 재미없나’ 체크하게 되더라고요. 다른 예능 도전이요? 예능은 제 길이 아니다 싶었어요. 다른 분들의 자리를 탐내는 건 실례다 싶었죠. 조금 욕심을 내자면 ‘연예가중계’나 ‘섹션TV’, ‘수요미식회’까지는 되지만, 토크쇼는 힘들 것 같아요. 생각보다 제가 소심해서 저의 많은 부분을 보여드리는 게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노잼 스타일은 아니에요. 저는 유잼 스타일이죠. 조곤조곤 한 마디씩 한다고 할까요.”

이제 갓 작품을 마친 박성훈은 연내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가제) 개봉도 앞두고 있다. 한석규, 최민식 등이 출연하는 해당 작품 속에서 박성훈은 세종의 아들인 세자 이향 역을 맡아 전작과는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야말로 쉴 틈 없이 열일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박성훈에게 행보의 이유를 물었다.

“지금처럼 연기를 해 올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일주일 이상 쉬는 걸 못 견뎌하는 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쉬는 걸 두려워하기도 하거든요. 제가 과거에 대학로에서 공연을 해나가기 전에 일을 쉬면서 힘들었던 시간이 꽤 있었는데, 항상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어요. 그 시간이 지나고 다른 일을 겸하지 않아도 된다는 감사함과 혹시나 일이 끊기면 언제 또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그런 생각 덕분에 또 금방 리프레시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출연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작품이 있는데, 아직 최종 결정은 되지 않은 상태에요. 진짜 열일 중이죠.(웃음) 그래도 새 작품 전에 잠깐 쉴 시간은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강렬한 장르물, 로코,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연기 변신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전한 박성훈은 올해 목표 역시 “이 같은 작품들에 도전하기”로 꼽았다.

“지금 생각했던 장르의 작품에 다 출연하고 나면 원이 없을 것 같아요. 또 올해 어떤 분께서 제 사주를 풀이해주신 걸 우연히 봤는데, 귀인을 만나서 일이 잘 풀릴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보고 설레기 시작했어요.(웃음) 귀인이 되실 분이 선배님, 작가님, 감독님 같은 분들 가운데 오실 텐데, 어떤 식으로든 저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시는 분을 만날 거라는 이야기니까요. 사주를 맹신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보면 실제로도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봄과 함께 설레는 마음을 안고 있어요.”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 어느덧 11년차 배우가 됐지만 지금까지 스스로 ‘내가 배우라 불릴 만한 자격을 갖췄나’하는 의문을 안고 살아왔다는 박성훈. “앞으로 누군가 나를 배우라고 불렀을 때 떳떳한, 배우다운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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