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이끌] 말 뿐인 '플라스틱 프리'?.. 얼마나 실천하시나요

윤아림 2019. 3.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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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심각성 →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이어져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은 '여전해'
전문가들 "정부의 적극적 개입 필요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 사진=그린피스 제공

[편집자주] ‘시선을 끌다 이목을 끌다’. 생각해볼 만한 사회 현상을 가져와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일 미 CNN방송은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쓰레기 산’ 문제를 보도하며 “2015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kg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앞서 지난달에는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국내로 반입된 폐기물 1200t에서 이물질이 섞인 폐플라스틱이 발견되는 등 국제적 망신을 당한 바 있다.

한국은 이른바 ‘플라스틱 공화국’이다.

▲[환경부 통계자료] 최근 3년간(15년~17년) 폐기물 발생현황-가정생활폐기물 / 사진=fnDB

■ 플라스틱 문제 ‘심각’ →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부가 조사한 ‘가정 생활폐기물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최근 3년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루 평균 플라스틱 배출량은 2015년·3873t, 2016년·4232t, 2017년·4629t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또 전체 폐기물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15년 8.9%, 2016년 9.3%, 2017년 10.2%로 오름 추세를 보였다.

이에 심각성을 인지한 각계각층은 플라스틱 쓰레기 감소를 위한 환경 보호 캠페인인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누군가의 발언이 있을 때마다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15일 기준 SNS에 올라온 게시글만 2만4393개에 이른다.

▲ SNS에 테그된 ‘플라스틱프리챌린지’·배달음식 및 1회용 컵에 담긴 커피/사진=인스타그램 캡처·fnDB

■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이어지지만...“사용량 여전해”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이다. 그만큼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카페 10곳을 조사한 결과,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은 전체의 10% 미만이었다.

개인 카페 아르바이트생 A씨는 “거의 없다. 며칠에 한 번꼴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B씨는 “하루에 많아야 한 명 정도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카페 5곳의 경우 개인 카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 C씨는 “하루 평균 커피 판매량은 300잔 정도 된다”며 “그중 약 10%가 텀블러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텀블러를 이용하는 고객은 한정되어 있다”며 “거의 ‘단골’ 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용객들은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편리함’과 ‘위생’을 꼽았다.

대학생 윤모(22)씨는 “매번 카페를 갈 때마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닐 수는 없지 않냐”며 “텀블러 세척하기도 만만치 않다. 텀블러를 사용한 적 있지만 깨끗하게 씻기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모(29)씨 역시 “텀블러를 이용하긴 하지만 외출 시에는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며 “무겁기도 하고 또 매번 세척해야 하는 게 귀찮기도 하다”고 말했다.

■ 1인 가구 및 배달 산업 증가도 한몫
문제는 다른 곳에도 있었다. 1인 가구의 증가, 배달 서비스 산업의 확대 등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사용 역시 증가한 것으로 추측된다.

배달 대행 업체의 배달원 D씨는 “하루 평균 30건의 배달을 한다”며 “오늘 배달한 30건 모두 플라스틱 용기로 포장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E씨 역시 “배달 용기의 100%가 플라스틱 용기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 배달 전문 음식점에서 ‘2인세트’를 시켜본 결과, 수저 포함 8개 모두가 플라스틱 재질이었다.

배달음식을 애용하는 자취생 김모(25)씨는 쓰레기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말에 “배달 음식 그릇, 페트병”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떡볶이는 기본이고 요즘은 자장면도 플라스틱 그릇에 온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들 “정부의 적극적 개입 필요.. 폐기물 아닌 ‘소비’에 초점 둬야”
전문가들은 한국 내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또 그들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동시에 플라스틱 ‘소비량’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은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플라스틱 폐기물량(생활계·산업계)은 연간 876만4599t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한국인 1인당 평균 몸무게인 65kg을 적용해 계산했을 때, 1억3400만명, 대한민국 총인구의 2.6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남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차원만이 아닌 ‘소비’에도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재 기업이나 유통기업에서 제품을 생산·판매할 때 불필요하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소비량 자체를 감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역시 “우리나라는 항상 폐기물 문제로 접근한다. 국가가 나서서 플라스틱 ‘사용’을 어떻게 저감할 것인지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린피스 측은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정부의 엄격한 규제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개별 품목 규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플라스틱 사용 문제를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그는 “자발적 협약을 넘어 강제성을 띠는 규제가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소비를 먼저 줄이고,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을 끌어내는 등 전체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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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re11@fnnews.com 윤아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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