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MLB 1라운더' 버틀러, NC의 새로운 에이스?

조회수 2019. 3. 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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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⑩ NC 다이노스 외국인투수 에디 버틀러

NC 다이노스에게 지난 2018년은 악몽이었다. 창단 후 첫 1군 시즌에도 기록하지 않았던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고 1대 감독인 김경문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을 떠났다. 새로운 보금자리으로의 이전을 앞두고 최악의 시즌을 보낸 것이다.

1군 진입 후 NC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매년 두드러졌지만, 지난 시즌만큼은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베렛은 꾸준히 부진했고, 유일하게 2년차 시즌을 보낸 스크럭스는 테임즈와는 달랐다. 대만 출신의 왕웨이중이 초반 분전하기도 했지만, 그 역시 이닝 소화와 내구성이 약점이었다. 지난 시즌 두 투수는 과거  중도 퇴출된 아담 정도를 제외하면 가장 미미한 활약을 보였다.

신구장에서의 새출발을 앞둔 NC는 시즌 후  외국인 선수들을 전원 교체했다. 투수 쪽은 속구에 강점이 있으면서 메이저리그 경험도 어느정도 갖춘 선수들이 합류했다. 이 중에서 에이스 역할이 기대되는 투수는 바로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출신이자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도 소화한 바 있는 에디 버틀러다.

# HISTORY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고교 시절 받은 지명(35라운드 텍사스)을 받아 들이지 않고 대학에 진학한 버틀러는 2012년도에 재참가하여 1라운드 46순위(콜로라도)로 지명됐다. 지명 당시 20-80 스케일에서 패스트볼은 무려 70점을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평가를 받았고 당당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프로무대에 첫 발을 딛은 2012년 버틀러는  루키리그 소속으로 13경기에 등판, 2.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013년에는 무려 3단계의 리그(싱글A-상위싱글A-더블A)를 경험하면서도 모든 리그에서 ERA 2.4 이하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더블A에서는 27.2이닝 동안 단 2실점만 하며 자신이 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는지를 증명했다.

13시즌의 성과에 고무된 콜로라도는 2014년 더블A에 있던 버틀러에게 빅리그 임시선발 기회를 줄 정도로 신임을 드러냈다. 임시 선발로 콜업 후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 경기(5.1이닝 6실점)에선 썩 좋지 않았지만, 9월에 다시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펼친 경기에서 첫 승과 QS까지 기록하며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그 이후 타자친화적인 성향의 구장들에서 뛰며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콜로라도는 당시 트리플A 팀으로 타자친화적인 구장을 가진 PCL 소속 앨버커키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콜로라도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타자친화 구장인 쿠어스필드가 홈이다. 16시즌에는 불펜으로 추락하는 등 부진 끝에 방출이 되고 말앗다.

컵스로 이적 후 절치부심하여 맞이한 17시즌엔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리플A 아이오와에서 호투한 그는 브렛 앤더슨의 부상을 기회로 메이저리그로 복귀했고 13경기 4승 3패 ERA 3.95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쿠어스필드를 벗어난 후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팀에서 다르빗슈, 챗우드를 잡으면서 선발 기회가 사라진 그는 불펜투수로 전업하기도 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텍사스로 이적한 이후에는 등판하는 족족 난타당하며 더 나쁜 기록을 남겼다. 결국 메이저리그 정착에 실패한 '1라운더' 버틀러는 KBO리그에서 제 2의 야구 인생을 펼치게 됐다.

* 에디 버틀러 MLB 활약상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총 5가지 구종을 구사할 수 있는 투수로, 포심과 투심을 고루 활용하며 좌타자를 상대할 체인지업도 갖추고 있다. 슬라이더가 메인 변화구이지만 17시즌 시카고 컵스에서 임시 선발로 성공을 거뒀을 때 주효했던  커브도 구사할 수 있다.

마이너리그 시절 부터 탈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은 아니었다. 2013시즌 더블A 털사에서 기록한 9이닝당 8.1개(27.2이닝 투구) 이후에는 9이닝 당 7개 이상의 삼진을 넘겨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볼넷이 적은 수준은 아니었다. K-BB%(삼진율-볼넷율 차)는 2014년 이후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18시즌 ML 평균은 13.8%) 기본적으로는 빠른 승부를 지향하지만(마이너리그 타석 당 투구수 3.06) 타자를 제압할 결정구를 구사하지 못했다.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출처: baseball savant

패스트볼의 구속은 평균 150Km를 상회하지만, 삼진 보다는 땅볼 유도에 유효했다. 실제 그의 땅볼비율은 작년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50%를 상회했다.

스타일상 KBO리그에서도 땅볼 투수로서 성향을 보일 것이 유력한데 NC 내야진이 버틀러에게 힘이 되줄 필요가 있다. 패스트볼이 통할 때 준수한 성적을 냈던 버틀러에게 있어 내야의 수비 지원은 리그 안착의 관건이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았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좌타자 상대로 331개의  투구를 해서 피안타율 .326과 피장타율 .587을 기록했다. 우타자는 원정에서라도 어느정도 제어했지만(우타 홈 OPS 1.018 / 원정 OPS .709) 좌타를 상대로는 부진했다 (좌타 홈 OPS .929 / 원정 OPS 0.911)

▲ 버틀러의 좌타 상대 체인지업 히트맵

© Baseball Savant

물론 레벨이 상대적으로 낮은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는 좀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체인지업의 순장타율(ISO)이 높았던 것과 한국무대가 홈런을 적극적으로 노린다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각각 강점이 있었다. 슬라이더는 비율상으로 가장 삼진을 잘 잡아낸 결정구로 역할을 했고, 커브는 모든 구종을 통틀어 메이저 무대에서 가장 잘 통했다. 레퍼토리에서 두 구종이 중심을 잡아야겠지만, 장타 허용을 유의해야 한다.

▲ 버틀러의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 히트맵

© Baseball Savant

# KBO 외국인 선수들과의 비교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올시즌 NC 1선발로 기대되는 버틀러인데, 지난해 로테이션에서 비슷한 위치였던 왕웨이중과 비교를 하면 브레이킹볼을 고루 던지는 부분이 차이가 있다.

왕웨이중의 경우 브레이킹볼은 커터/슬라이더 계열에 크게 의존했고 커맨드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패스트볼이 좋은 위력을 보인 것은 맞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종이 없었기에 시즌 중반 이후 한계를 보였다. 버틀러는 커브 외에 마땅한 브레이킹볼이 없어 메이저리그 정착에 실패했는데 KBO리그에서도 같은 모습이라면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ERA 1위에 오르는 등 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두산 린드블럼은 150km/h 이상의 속구를 구사할 수 있으면서 위력있는 변화구들도 구사가 가능한 투수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는 패스트볼 위력 부족과 마땅한 브레이킹볼이 없어 실패했지만 한국무대에서는 패스트볼과 함께 다른 구종들도 타자를 압도해 좋은 활약을 했다. 

다만 국내에서도 피홈런 억제는 잘 되지 않았다. 잠실이 홈구장이 된 작년에는 9이닝 당 0.85개 피홈런만 기록했지만, 롯데에서의 3시즌은 홈런허용률이 9이닝당 1.29에 달했다. 그 결과 롯데 시절에는 ERA 3.50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8 두산 2.88) 버틀러도 장타 컨트롤이 안된다면 롯데 시절 린드블럼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에서 뛰었던 듀브론트는 KBO에서 버틀러가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투구분포와 가장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시즌 전체로 보면 실망스럽긴 했지만, 5-7월의 88이닝 동안은 평균자책점 3.07로 준수한 내용을 보였다. 실패요인으로 긴 투구 인터벌, 제구 불안으로 인한 잦은 볼넷 허용 등이 지적됐다. 버틀러의 경우 투구 인터벌에서는 별다른 특이점이 없다.

다만 장타 억제가 안됐을 때 볼넷도 같이 폭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KBO타자들을 구위로 제압하지 못한다면 피홈런-볼넷 기록이 연쇄적으로 나빠질 수 있어 이를 유의해야 한다.

# 관전포인트

버틀러의 구위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또 타자 친화적인 트리플A PCL에서도 그는 피홈런이 꽤 많은 편이었다. KBO리그 또한 적극적으로 홈런을 노리는 편인데 버틀러의 구위가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어느정도 위력을 발휘하는 지가 리그 수준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자면  타자친화구장인 콜로라도와 텍사스 시절 성적은 나빴지만 비교적 중립지역인 리글리필드에서는 꽤 괜찮았다는 점이다. 새롭게 지은 NC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도 투수친화적 요소가 많다는 점은 버틀러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NC의 내야진이 나름 촘촘한 점도 그에겐 힘이 되어줄 것이다. 지난해 추락에도 불구하고 NC 내야진의 수비스탯은 준수했다. 병살이 가능한 타구들의 50% 이상을 병살타로 연결한 유이한 구단이었으며 (나머지 한 구단은 두산) 내야안타를 가장 적게 허용한 내야진을 보유하고 있다. 땅볼타구를 양산해내는 버틀러 입장에서는 좋은 궁합이 예상된다.

지난해 불펜으로 시즌 대부분을 보냈다는 점과 커리어 동안 한 시즌 160이닝을 소화해본 적이 없다는 점은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건강우려와 함께 유망주 시절 보여준 폭발적인 위력의 패스트볼이 사라진 점이 아쉽다. 앞서 언급했듯 장타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한다면 버틀러의 한국 생활은 1년으로 끝날 수도 있다.

여러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구속과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 경력을 가진 투수인 버틀러를 1선발로 영입한 NC다 . 신구장으로 이전하고 초대형 FA인 양의지를 영입해 반등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시점에서, 버틀러의 재능을 믿었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었다. 특급 유망주였던 버틀러가 지난해 왕웨이중과 달리 NC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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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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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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