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alk] 영화 '기묘한 가족'으로 돌아온 엄지원 | 시크하고 엉뚱한 좀비 역할 데뷔 이후 가장 강렬한 변신

한현정 2019. 2. 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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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믿고 선택해준 감독님, 항상 응원하고 아껴주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이 정도 경력이면 이젠 잘 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자책도 자주 하게 되고요.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연기는 물론 화제성, 흥행성도 골고루 갖춘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변신이다.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흡수해버리는,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로 주목받아온 그녀가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돌아왔다. 엉뚱한 작품 속 더 엉뚱한 캐릭터로 기존의 모습을 싹 지웠다. 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으로 돌아온 엄지원(42)이다.

그는 ‘기묘한 가족’을 “기발하고 엉뚱 발랄한 새로운 좀비물”이라고 소개한 후 “많이 웃고 힐링이 됐다. 유쾌한 에너지를 관객과 나누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동안 어두운 작품만 해 밝은 작품이 그리웠다”는 엄지원은 “좀비물을 좋아하는 데다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상당 부분 해소될 만한 기회였다. 함께하는 배우들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강렬하게 끌렸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농촌 좀비 코미디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 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담는다. 극 중 주유소집 장남 준걸(정재영 분)의 아내이자 맏며느리 ‘남주’로 분한 엄지원은 “시나리오도 흥미로웠지만 곳곳에서 느껴지는 감독님의 예상치 못한 도전의식이 좋았다. 나의 마이너적인 취향에 딱 들어맞아 상상력을 자꾸만 자극시키더라”며 연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주 귀여운 좀비물이에요. 톡톡 튀는 엉뚱한 매력과 따뜻한 정서, 소소한 코미디 그리고 만화적인 순수함이 매력적이죠.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적이지 않아 많은 공부도 됐고요. 저마다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가족애로 끈끈하게 뭉친다는 것도 좋았고요. 조금만 마음을 열면 한껏 미소를 안고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많죠.”

‘남주’는 만삭의 몸으로 주유소집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실세다. 적은 대사량에도 함축적 표현과 분위기, 시원한 반전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엄지원은 “시골 아낙네인 ‘남주’를 표현하기 위해 곱슬머리 헤어스타일과 촌스러운 몸빼 바지, 화려한 꽃무늬 의상 등을 사용했다. 이미 내적으로는 촘촘히 잘 구축돼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특별히 손볼 데가 없어 외적인 부분, 분위기에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겉보기에는 굉장히 무뚝뚝하고 시크한 면이 있고, 엉뚱한 면도 있는 캐릭터예요. 실제 저와는 다른 점이 많지만 제 안의 마이너한 감성이나 걸크러시한 부분, 조금이라도 내재돼 있는 비슷한 면들을 극대화시켜 입히려고 했죠. 감정적인 변화뿐 아니라 외형적인 변화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절제된 표현 안에서 이를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어요. 워낙 오랫동안 연기를 해오다 보니 어떻게 연기를 해도 ‘엄지원처럼’ 보여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제 얼굴을 지우려고 했죠. 제가 봐도 낯설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저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새로운 캐릭터를 준비하며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엄지원. “경력에 비해 스스로는 늘 부족함을 느낀다. 간절한 마음과는 별개로 여러 가지 면에서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생각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그는 “내가 좀 더 잘했다면, 내가 좀 더 사랑받는 배우였다면 내 작품도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연기는 늘 어렵지만 저를 가장 행복하게 해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 아주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로 대중 앞에 당당히 서서 오래도록 소통하고 싶어요.”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7호 (2019.02.27~2019.03.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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