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향기로 남은 너의 기억

박지훈 기자 2019. 1. 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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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가 열렸다.

워너원은 데뷔 당시부터 활동 기간이 정해져 있던 '시한부 그룹'이었지만 인기가 상당했다.

워너원은 케이블채널 엠넷이 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결성된 팀이었다.

워너원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매달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해 집계하는 아이돌 그룹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도 자주 1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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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했던 1년6개월의 기록
1년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왼쪽부터 멤버 라이관린 옹성우 박지훈 이대휘 배진영 강다니엘 윤지성 하성운 김재환 박우진 황민현. 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2017년 8월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가 열렸다. 실내 공연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2만명 수용)를 자랑하는 곳인 만큼 방탄소년단(BTS)이나 엑소 같은 최정상급 그룹의 공연이었을 거라고 넘겨짚을 수 있겠지만,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뜻밖의 팀이었다. 주인공은 바로 당시까진 공식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 그룹 워너원이었다.

워너원은 데뷔 당시부터 활동 기간이 정해져 있던 ‘시한부 그룹’이었지만 인기가 상당했다. 데뷔 무대부터 화려했던 이 팀은 활동 기간 내내 10대에서 아줌마 팬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명실상부한 ‘초대형 그룹’이었다. 워너원은 어떻게 이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일까.

워너원은 케이블채널 엠넷이 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결성된 팀이었다. 2017년 4~6월 전파를 탄 이 프로그램은 방영 기간 내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데뷔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연습생들의 고군분투는 안방에 감동을 선사했고, 최고 시청률은 5%를 웃돌았다. 프로그램은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하는 콘텐츠영향력지수 순위에서 거의 매주 정상에 올랐다. 2017년 상반기를 대표하는 방송가 히트상품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출연자들은 저마다 단단한 팬덤을 만들어냈다. 데뷔의 기회를 거머쥘 팀은 이른바 ‘국민 프로듀서’로 불리던 시청자의 투표로 정해졌는데, 팬들은 자발적으로 모금을 진행해 버스나 지하철, 고층빌딩 전광판에 지지하는 연습생의 광고를 게시하곤 했다. 애청자들은 이렇게 결성된 팀을 보며 “내가 뽑은 스타”라는 생각을 품게 됐고, 그렇게 ‘괴물 신인’이 탄생할 수 있었다.

워너원은 인상적인 기록을 거듭 쏟아내며 활동 기간 내내 주목을 받았다. 데뷔 앨범 ‘1X1=1(TO BE ONE)’을 시작으로 3~5개월 간격으로 쏟아낸 음반들은 총 300만장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에너제틱’ ‘부메랑’ ‘봄바람’ 같은 곡들은 각종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워너원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매달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해 집계하는 아이돌 그룹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도 자주 1위에 랭크됐다. 지난해엔 월드투어를 벌일 정도로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인 미묘는 “워너원이 만든 팬덤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아이돌에 빠져들게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워너원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미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프로듀스 101이라는 방송의 힘일 것”이라며 “팬들 입장에서는 시한부 그룹이었던 만큼 더 절박한 심정으로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아쉬운 건 데뷔 앨범 이후 내놨던 음반들의 ‘퀄리티’가 별로였다는 점”이라며 “그나마 마지막 음반은 좀 나았던 것 같다”고 평했다.

결성 단계부터 예정돼 있던 워너원의 활동 기간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였다. 가요계 안팎에서는 이 팀의 활동이 더 연장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지만 멤버들이 속한 기획사들 간의 이견으로 이들은 결국 각자 소속사로 돌아가 ‘제2의 시작’을 준비하게 됐다.

1년 6개월간의 공식적인 활동 기간은 끝났지만 워너원은 오는 24~27일 데뷔 무대를 가졌던 고척스카이돔에서 고별 공연을 연다. 4일치 공연 티켓(총 8만장)은 지난달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매진됐다고 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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