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대신 '조희연쌤'..은어 사용이 조직문화 혁신이라는 교육청
호칭 문화 통일, 복장 자율화 포함
업무방식 개선, 수평문화 정착 목표
"호칭만 바꿔선 효과 없어" 비판도
외국계 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화다. 올해부터는 서울시교육청이나 서울 시내 초·중·고에서도 이런 대화가 가능해진다. 서울시교육청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간 호칭을 ‘~님’ ‘~쌤’ 등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복장도 자율화돼 올해 여름부터는 교육청 직원이나 교사들도 반바지나 샌들 차림으로 출근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방안은 ‘학교를 우선하겠다’는 조 교육감의 올해 업무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교육 민주주의를 이루려면 ‘교육청-교육지원청-학교’로 수직 서열화 된 구조부터 깨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기관에 따라 구성원 사이에서도 서열이 생기고, 특정 기관에 근무하는 것을 기피하거나 선호하는 현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호칭의 변화가 실제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게 서울시교육청 설명이다. 실제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원·학생들이 ‘~님’ 호칭을 사용한 결과, 학생끼리 비속어를 사용하는 횟수가 줄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앞으로 간부회의에서부터 수평적 호칭을 사용하고, 희망기관이나 부서를 대상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예컨대 실·국장들이 조희연 교육감을 ‘교육감님’이 아니라 ‘조희연쌤’이나 ‘조희연님’으로 불러야 한다.
또 시교육청이 수평적 호칭의 하나로 ‘~쌤’을 예시로 사용한 것과 관련해 ‘바른 언어의 본보기가 돼야 할 교육청이 은어 사용을 권유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나 학생들이 친근감의 표현으로 ‘선생님’을 줄여서 ‘쌤’이라고 부르는 일이 종종 있지만, 이는 표준어가 아닌 은어다”며 “서울의 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에서 학생들의 바른 언어 사용을 돕기는커녕 은어 사용을 권유하니 황당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호칭으로 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18일까지 조직문화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 후, 2월 중에 세부시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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