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칫솔' 놀림 받던 에어팟 인기..구글·아마존·삼성도 '히어러블'

안별 기자 2018. 12.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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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때문에 ‘콩나물·칫솔’이라고 놀림 받던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1년에는 출하량 1억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글·아마존·삼성전자도 히어러블(귀로 듣는) 웨어 디바이스인 무선 이어폰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제조업계는 무선 이어폰 시장을 스마트폰의 성능 상항표준화로 침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애플의 모델이 에어팟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애플 제공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12월 자료를 보면 2022년까지 애플의 에어팟 같은 이어웨어 디바이스는 통신·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되면서 전체 웨어러블(입는) 디바이스 출하량 중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이어웨어 디바이스 출하량은 1억5800만대로 스마트워치 출하량(1억1500만대)를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도 12월 보고서를 통해 무선 이어폰 시장이 매년 40% 이상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무선 이어폰 시장 성장의 주요 동력은 애플이다. 애플은 2016년 9월 에어팟을 공개했다. 당시 유선 이어폰의 줄만 자른 듯한 디자인에 ‘콩나물’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혹평받았다. 해외 외신은 물론 애플 전문가들도 에어팟의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iOS와의 원활한 연결과 끊김없는 음성통화·음악재생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에어팟의 총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18년 1분기 애플 재무제표를 보면 에어팟이 포함된 ‘기타 제품’ 매출은 2017년 1분기보다 38% 늘어난 39억달러(약 4조3995억원)를 기록했다. 애플 전문가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이를 근거로 2018년 에어팟 출하량을 2600만~2800만대로 추정했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좋다. 에어팟은 이베이코리아의 11월 주요 인기상품 중 1위를 차지했다.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2021년 에어팟의 출하량이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2019년 상반기 무선충전 기능이 추가된 에어팟 2세대가 나온다는 전망도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처음 에어팟이 나올 때 국내에서는 콩나물이라는 혹평을 받고 외국에서는 칫솔이라는 비난을 받았다"며 "애플 전문가들도 에어팟의 선전을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점차 에어팟의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무선 이어폰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또 블루투스 기술이 4.0에서 5.0으로 넘어가면서 무선 기술이 점차 안정화됐다. 통신 사정거리가 넓어졌고 음질 끊김은 개선됐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업체들도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기어 아이콘X(2016년 출시)’에 이어 ‘기어 아이콘X 2세대(2017년 출시)’를 내놨지만 이용자 반응은 아직 미미하다. 헬스 기능을 내세우고 있지만 에어팟의 아성을 넘기는 무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쓰면서 에어팟을 쓰는 사용자들도 많을 정도다.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기어 아이콘X’.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캡쳐

무선 이어폰 시장은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돌파구로도 평가받는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은 기기 성능이 상향표준화되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침체된 상태다. 무선 이어폰을 활용해 침체된 시장을 돌파하는 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목표다. 실제 아마존이나 구글의 무선 이어폰 시장 진출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12월 보고서를 통해 "구글과 아마존이 각각 고텍과 유니텍을 통해 에어팟 대항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2019년 하반기 무선 이어폰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며 초기 물량은 합쳐서 1000~20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하지만 무선 이어폰의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고 스마트폰 이어폰잭이 없어지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전에는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을 살 경우 기본 번들에 유선 이어폰이 포함됐다. 에어팟 출시 이후로는 별도로 에어팟을 구매해야 한다. 에어팟의 국내 정식 가격은 21만9000원이다. 이용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2016년 이후 출시된 아이폰에는 이어폰잭이 없어 무선 이어폰 구매가 필수다. 타사 제품을 쓸 수는 있지만 호환성이 떨어져 원활한 사용이 어렵다. 삼성전자가 2019년 출시할 예정인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10(가명)’에도 이어폰잭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폰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어폰잭이 없어지면 방수나 스마트폰 설계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요즘 최신 스마트폰들이 이어폰잭을 없애고 있다. 하지만 무선 이어폰의 가격이 비싸고 음질이 동가격대의 유선 아이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점은 단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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