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가 마동석? "액션을 더 밀어붙여 볼까요"

김경학 기자 2018. 11. 2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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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영화 ‘성난황소’ 주연 마동석

마동석은 “사실 상업영화 주연한 지 얼마 안됐다. 이야기나 캐릭터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진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스타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의 경우 배우의 이름을 앞세워 홍보할 때가 많다. 그러나 ‘마동석 영화’는 ‘송강호 영화’ ‘이병헌 영화’ ‘전도연 영화’와는 느낌이 다르다.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배역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배우 마동석(47)은 특정 장르에서 비슷한 배역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장르가 마동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배우로서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을 경계할 듯도 싶다. 그러나 마동석은 “어차피 저한테 아주 다양한 영화가 들어오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한 장르를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액션도 더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고 했다.

최근 <성난황소>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영화 <록키>(1976)를 보고 영화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며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액션 배우) 장동휘 선생님은 액션 영화만 500편을 찍으셨다. 장 선생님처럼 액션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액션 영화가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30대 초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온 마동석은 외모 때문에 주로 힘을 쓰는 폭력배 같은 역할이 많았다. 마동석이 빛을 발한 영화는 <이웃사람>(2012)이었다. 두꺼운 팔뚝으로 살인범을 물리치는 모습은 다른 배우에게서 보기 드문 통쾌함을 줬다. 이후 마동석은 영화·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자리 잡게 됐다.

‘마동석 영화’를 대략 정의하면 ‘마동석이 주연으로 출연해 정의로운 주먹을 휘둘러 통쾌함을 주고,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귀여움·소심함 등을 간간이 보여주는 액션 영화’라 할 수 있다. 22일 개봉한 <성난황소> 역시 ‘마동석 영화’다. 수산시장에서 건어물 유통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동철(마동석)은 납치된 아내(송지효)를 찾기 위해 그동안 참았던 정의의 주먹을 휘두른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마동석은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마동석은 “액션 영화를 계속하면서 어느 그릇에 담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느낀다”며 “장르가 비슷해 큰 변주는 줄 수 없지만 작은 변주를 주려고 하고 있다. 다행히 내년부터는 다른 장르의 영화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성난황소>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이번에는 납치된 아내 찾아나서 ‘록키’ 보고 영화인 되려 결심했듯 장르 발전시키려는 마음도 있고 ‘변주’ 위해 내년엔 다른 모습으로

<성난황소>는 동철이 과거에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는 담백함이 돋보이는 마동석 영화다. 액션 장면에서도 신선한 움직임을 다수 담았다. 마동석은 “<성난황소>는 황소처럼 뭐든지 뚫어버리겠다는 것이 콘셉트였다”며 “수십 편을 같이한 허명행 무술감독이 좋은 디자인을 해줘서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백미는 거구를 천장에 꽂는 장면이다. 마동석은 “130㎏이나 되는 거구를 들고 움직여야 해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며 “한 번 NG가 나면 다시 천장 공사를 한 뒤 촬영해야 해서 그 장면만 찍는 데 4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올해 개봉한 그의 주연작만 5편이다. 이날 개봉한 <성난황소>와 사실상 흥행이 예상됐던 <신과 함께-인과 연>을 제외하면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모두 흥행과 평단의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마동석은 “흥행이 좀 부진한 건 마음이 아프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세 영화 감독 모두 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사람들이다. 제가 사고로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찾아와 ‘잘될 거야’라고 힘을 준 사람들이다. <부산행>(2016) 이전부터 다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제가 운이 좋게 잘돼서 기회를 잡았는데, 그들을 도울 부분이 없을까 생각하다 같이 영화를 하게 된 것이다. 배우로서 커리어 관리도 중요하지만 힘든 때 주변을 지켜준 사람도 중요하다.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은 모두 <범죄도시>가 기획되기도 전에 제가 기획부터 참여한 영화다. 해보고 나니 배운 게 있다. 세 영화가 없었으면 <범죄도시>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동석은 10년 전 척추를 다치는 큰 사고를 겪었다. 그는 “사실 몸도 다친 데가 많고 해서 액션 연기를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아 액션을 많이 하는 면도 있다.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래 하고 싶지만 분명 한계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행>이 해외에서 크게 성공한 뒤 할리우드에서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미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 점도 해외 활동에 유리한 점이다. 마동석은 “너무 감사하게 출연 제의는 많이 온다”며 “때가 안 맞아 거절한 것도 있다. 충분히 노력하면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이야기 중인 것은 있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제 베이스(토대)가 한국영화다 보니 외국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제가 부족하니 다른 분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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