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지금은 학교로 돌아갔어요" [인터뷰]

문수연 2018. 11. 1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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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연이은 시청률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tvN 월화극 편성에, 장르조차 쉽지 않은 사극이었다. 하지만 남지현은 당차게 도전했고 첫 사극에서 완벽한 합격점을 받으며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

최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연출 이종재)'에서 남지현은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으로 분해 왕세자(도경수)와 전대미문 100일의 로맨스를 펼쳤다. 방영 전에는 시청률 불모지인 'tvN 월화극' 편성에 심지어 tvN에서 성공한 역사가 없는 사극 장르라니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백일의 낭군님'은 첫 방송부터 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예상밖의 성적을 기록했고, 심지어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매회 상승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무려 12.2%까지 치솟았을 정도다.

남지현은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아무도 몰랐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사랑을 받아서 꿈만 같다"고 기뻐했지만, 애초 작품이 워낙 좋았던 탓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퓨전 사극이라 멜로, 로맨틱 코미디는 물론 궁에서 벌어지는 정치 싸움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기발랄하면서 유머가 빵빵 터지고, 극 전개 속도도 빨라서 이런 작품은 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여태까지 해온 것의 축소판이자 종합 선물 세트가 되지 않을까 싶어 작품에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퓨전 사극 장르의 다채로운 감성을 담아낸 극은 세대 불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그 중심에서 남지현은 쉽지 않은 첫 사극에 1인 2역 연기를 펼치며 다양한 감정을 소화했다. 특히 극 중 도경수와의 달달하면서도 애절한 로맨스 호흡은 시청자의 마음을 간지럽히기도, 애간장을 태우기도 하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론 '모태솔로'라지만, 연애 감정을 경험해본 적 없이도 이를 충분한 감성으로 표현해낸 남지현의 연기력은 새삼 놀랍다.

주변에선 연애를 해야 한다고 성화라는 남지현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연애도 많이 하라고 하지만, 저는 그런 성격이 아닌 것 같다. 기회가 있으면 하고,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하고, 이 사람을 만나보고 싶단 생각이 들면 천천히 만나보고 싶다"며 "그래서 많은 사람을 못 만날 수 있고 연애도 많이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자연스레 만나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한 연애 경험이 없다고 멜로연기가 부담이 되는 건 아니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연애 경험이 많으면 멜로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안 해봤어도 충분히 상상하면 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제 생각에 연기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건 다양한 사람을 겪는 일 같다"고 연기관을 밝혔다. 물론 "그래도 사랑은 언제나 해보고 싶긴 하다. '백일의 낭군님'이 로망의 집합체라 현실에서 이런 로맨스가 벌어지면 어떤 느낄일까 궁금했다"고 웃어보였다. 이상형은 "형용할 수 없는 자신만의 느낌이 있는 사람"이라고 수줍어하는 남지현은 딱 그나이대 또래 다운 풋풋함이 엿보였다.
남지현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아역배우로 데뷔해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온 남지현은 어느덧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남지현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해 보였다. 시청자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먼저 보였기 때문이란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은 아쉬운 점이 많다. 저는 원래 모니터링을 하면서 말투, 목소리톤, 행동, 동작, 표정 들을 확인하고 조율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게 불가능했다"며 "사전 제작 드라마는 처음이라 컷별로 모니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보면서 나름 조율을 했는데 완성본을 보고 하는 것보다는 부족하더라"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시청자분들이 너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죄송하기도 하다. 다음에 또 사전 제작 작품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런 실수는 안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자신에게 단호한 그였지만, 이는 그를 배우로서 더욱 성장케하는 밑거름이 될테다.

남지현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작품을 무사히 마친 남지현은 학생으로 돌아가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서강대학교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친구들과 별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힘들 법도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남지현은 스케줄을 정할 때도 학교를 고려했다. '백일의 낭군님' 역시 애초 9월 전에 촬영을 마치기로 약속하며 촬영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 봄에도 휴학을 했기에 2학기까지 휴학할 순 없단 생각에서였다.

이렇듯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대학생 남지현의 모습은 여느 친구들과 다를 것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등하교하고, 특별할 것 없는 모습으로 캠퍼스를 거니는 평범한 학생이란다.

"카페나 식당에서는 많이 알아보시는데 평소에는 편하게 다녀요. 이동할 때는 알아보기 힘든 이유가 알아보셔도 저는 이미 스쳐 지나갔어요. 그리고 제가 혼자 있으니까 다가오시기 조심스러우신 거예요. 또 제가 친구랑 얘기하고 있는데 불쑥 끼어들기도 민망하잖아요 '어? 설마' 하고 넘어가게 되거나 '남지현이다!' 하면 저는 이미 멀리 가 있죠. 학교에서 친구들도 똑같아요. 학교는 언제든 돌아가도 변하지 않는 장소 중 하나예요. 저희 학교 분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 가끔은 초콜릿에 '팬이에요'라는 쪽지를 붙여서 주시고 도망가시더라고요. (웃음)"

12월까지는 학교생활에 집중한 후 남지현은 차기작으로 대중에게 다시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남지현은 '백일의 낭군님'을 사랑해준 시청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너무 많이 사랑해주셔서 꿈 같은 한 주 한 주를 보냈어요. 정말 감사해요. 기억에 오래 남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함께 웃고 울고 분노하고 그랬던 드라마로 오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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