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에 천둥번개 치더니 미세먼지? [날씨가 왜 이래]

배문규 기자 2018. 10. 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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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날이 흐리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는 23일 오전 서울 시내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절기상 ‘상강(霜降)’인 23일 서리 대신 요란한 가을비가 내리더니, 비가 그치자 미세먼지가 찾아왔다.

이날 전국이 흐리고, 아침부터 낮 사이에 중부지방과 전라도, 경상서부내륙에 비가 조금 내렸다.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좁고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대가 중부지방을 빠르게 지나며 비를 뿌렸다. 강수량은 5㎜ 미만으로 많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졌다. 먹구름이 밀려와 사방이 컴컴해지면서 차량들은 전조등을 켜고 운행해야 했다. 어두운 하늘빛을 두고 “세기말적인 풍경”라며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구름이 빠르게 지나면서 강수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길지 않았다. 서울에선 정오쯤 우산을 접을 수 있었다.

비구름이 지나자 뿌연 미세먼지가 찾아왔다. 이날 오전에는 대기 정체로 국내에서 생긴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오후에는 중국발 스모그가 더해져 농도가 높아졌다. 수도권·충북·충남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됐다. 24일에는 대기 확산이 원활해져 대부분 ‘보통’ 수준으로 좋아진다.

최근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이는 날이 늘고 있다. 가을철로 접어들며 대기 정체가 잦아지는 이유는 한반도 상공을 꽉 잡고 있는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겨울철이면 대륙 고기압, 여름철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요즘은 지배적인 세력이 없고, 때때로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의 높은 상공을 지난다. 고기압에선 공기가 발산해 흐름이 원활하다.

이동성고기압이 지날 때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바람이 잘 불어서 오염물질이 흩어진다. 하지만 이동성고기압이 지나지 않을 때는 대기 흐름이 정체되면서 공기질이 악화되는 것이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은 국내에서 생긴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축적되고, 중국발 스모그가 더해지면서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오후부터는 날이 차차 개여 24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3~13도, 낮 최고기온은 18~22도이다. 금요일인 26일에 전국에 비가 내리고 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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