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틴' 신승호 "실제 축구선수 출신..잃어버린 학창시절 대리만족"[인터뷰]

손효정 입력 2018. 9. 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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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1988년에는 '어남류' 류준열이 있었다면, 2018년에는 '남시우' 신승호가 있다. 신승호는 '웹드라마계의 국민 드라마'로 통한 플레이리스트 '에이틴'에서 츤데레 직진 사랑꾼 남시우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큰 키에 남성미가 돋보이는 외모는 물론, 신인답지 않은 심쿵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 '에이틴' 사랑꾼 남시우

네이버와 유튜브 등에서 방영된 '에이틴'. 최단 시간 100만뷰 돌파 웹드라마가 됐고, 방영 날에는 매번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성이 뜨거웠다. 아무도 이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에이프릴 멤버 이나은을 제외하고, 다른 주연 배우들은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신승호는 어떻게 캐스팅 됐을까.

"배우로서 첫 작품이고, 첫 주연작이죠.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 됐어요. 그날 장농에서 교복을 꺼내 입고, 머리도 트레이드마크로 바꿨죠. 일부러 잘랐어요. 캐스팅이 안 되어도 이미지 변신을 해보자는 생각으로요. 그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또, 제가 겉으로 보여지는 면과 다르게 허당끼가 있고 밝아요. 처음 봤을 때 과묵하고 무거운 이미지일 수 있는데, 오디션 봤을 때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감독님이 남시우랑 닮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극중 농구 선수로서 무뚝뚝해보이고,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 같은 남시우. 그러나 알고보면 그는 로맨틱가이다. 짝사랑하는 여자 도하나(신예은)를 뒤에서 지켜보며 챙겨주던 그는 마음이 들킨 후 남자답게 고백했다. 도하나가 뭐라도 물어보면 수줍게 '그냥'이라고 답하며 배시시 웃고, 오글거리는 대사도 많이 했다. 결국, 남시우는 도하나와 커플로 이어지면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법칙을 깼다.

고등학생의 짝사랑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일까. '에이틴'의 신승호를 보고 있으면,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과 박보검이 떠오른다. "그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느껴서 감사했어요. 실제로는 참고했던 캐릭터들이 없어요. 남시우는 바보와 츤데레, 그 중간에 있는 것 같아요. 최대한 '귀여운 바보'로 보여지려고 했어요. 바보지만 귀여워보이는 캐릭터로서 시청자 앞에 공감을 사려고 노력을 했어요."

'에이틴'은 18살 시절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실제 신승호는 24세다. 신승호는 주연 배우들 중에서 맏이였다. 때문에 걱정이 많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비하인드 영상만 봐도, 드라마처럼 실제도 배우들끼리 사이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견례 인사할 때 저 스스로 근심한 것이 배우분들이 저를 불편해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촬영하는 순간 사라졌어요. 다들 진짜 밝고, 활기차고, 순수하고, 성격들이 좋더라고요. 남자친구 셋, 여자친구 셋, 서로 다 친해졌어요. 친한 척 하면 드러나기 마련일텐데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나와서 시청자분들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 축구선수→모델→배우 

신승호는 '에이틴'의 인기 요인에 대해 '공감'이라고 꼽았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뿐만 아니라, 모든 청춘들의 진로, 연애, 우정, 가족관계 등 고민거리를 현실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공감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승호는 실제로 축구선수 출신으로 농구선수인 남시우의 고뇌 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극중 남시우는 농구선수였다가 그만뒀지만, 도하나의 응원에 다시 농구를 시작하며 꿈과 사랑을 모두 이뤘다. 신승호는 16회에서 남시우의 농구 이야기가 나오는 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농구 관련 트라우마가 드러나고, 눈물도 흘리는 연기를 했을 때, 단순히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겪었던 것들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나와서 기숙사 생활해서, 대학교 2학년 때까지, 11년 정도를 축구 선수로 생활 했습니다. 남중을 나왔고, 고등학교 때는 수업을 잘 못 들어서 학우들과 교류가 별로 없었어요. 운동 선수로서 살아왔던 삶에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에이틴'을 찍으면서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으로서 학교를 다니는 그 자체가 좋았어요. 대회 때문에, 훈련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학여행 졸업식, 입학식 추억도 없거든요. 그런 잃어버렸던 추억들을 다시 돌아가서 그짧은 시기를 대리만족하는 기분이 들어서 그게 가장 감사했죠."

축구선수로 인생의 반을 살아온 신승호. 그가 축구선수를 그만 둔 이유는 무엇일까. 부상 때문이었냐는 질문에 신승호는 더 큰 이유가 있었다고 답했다. "부상도 있었지만, 도전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큰 부상은 아니었어요.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힘들었어요. 축구 선수 직업에 대한 고민을 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행복하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일할 때 즐겁고 행복해야하는데 그게 아니고 힘들고 끌려다니기만 한 것 같아요."

축구선수를 그만둔 후, 신승호는 모델로 데뷔했고, 더욱 인생의 즐거움을 찾다가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래서 신승호의 롤모델은 모델 출신 배우들이다. 특히 조인성을 가장 존경한다고 수줍은 고백을 했다.

"모델 출신 배우님들을 다 존경하지만, 제가 감히 한분 꼽아서 말씀드리면 조인성 선배님이에요. 모델로 출발하셨고, 연기 외적으로 인품도 좋으시고 여러가지 좋은 일도 많이 하셨잖아요. 그리고 출연하셨던 작품들을 다 알고 있는데, 제가 가고싶은 방향인 것 같아요. 소속사 선배님 중에는 이광수 선배님을 존경합니다. 모델로 활동하셨고, 예능도 잘하시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펼칠 신승호.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청춘이다. "학원물, 청춘물에 대한 욕심이 아직도 있는 것 같아요. '에이틴'했다고 갈증이 다 없어진 것 같지 않아요. 청춘물은 배우로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축구선수로 보낸 시간이 아까운 것 같고 돌아아고 싶은 것 같아요. 그리고 최대한 많은 감정을 드러내는 역할을 연기하고 싶어요."

실제 신승호는 남시우처럼 진중하고, 받은 사랑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에이틴' 팬분들이 없었으면, 신승호라는 배우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활동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신승호는 "어떤 작품을 하든지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 신승호가 아닌 캐릭터로 완전히 흡수되고, 몰입력과 소화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신승호는 벌써 목표의 반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신승호가 아닌 남시우는 상상조차 힘들기 때문. 그리고 남시우는 소중했던 18살의 추억처럼 앞으로도 기억될 것 같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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